임윤찬, 존경하는 스승 따라 미국행…“우주처럼 무한한 가능성 가진 음악가 원해”

이강은 2023. 5. 10.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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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종 떠나 올 가을 뉴잉글랜드 음악원으로
뉴욕필 무대 데뷔 앞두고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밝혀
피아니스트 임윤찬(19)이 스승인 손민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를 따라 세계적 명문 음악대학인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NEC)으로 유학을 간다.
피아니스트 임윤찬. 임윤찬과 스승 손민수 교수. 목프로덕션 제공
10일 임윤찬 소속사 목프로덕션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한예종 학생(휴학 중)인 임윤찬은 올 가을 미국 보스턴에 있는 NEC에 유학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임윤찬이 12살일 때부터 지도해 온 손민수 한예종 음악원 교수가 올해 가을학기부터 NEC 교수를 맡기로 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로 우승하며 세계 음악계를 놀라게 한 임윤찬은 당시 “존경하는 스승”이라며 손 교수에게 감사의 뜻을 나타낸 바 있다. 손 교수는 한예종에서 김대진 교수(현 총장)를 사사하고 18살에 뉴잉글랜드 음악원으로 가 ‘건반 위의 철학자’로 불리는 피아니스트 러셀 셔먼과 변화경 교수 부부에게 배웠다. 

뉴욕타임스는 9일(현지시간) 보도한 임윤찬과의 인터뷰 기사에서 그의 NEC 편입이 올 가을에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이 신문은 임윤찬이 미국·유럽·아시아에서 엄청난 팬층을 확보하고 있지만, 본인은 외부의 관심을 부담스러워하며 심지어 자신에게 음악적 재능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실제 임윤찬은 지난해 콩쿠르 수상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직 배울 게 많다”며 자신의 꿈은 “산에 들어가서 피아노만 치고 사는 것”이라고 했다. 
뉴욕타임스는 임윤찬과 손 교수의 관계도 언급했다. 인터뷰에서 손 교수가 13살에 한예종 예비학교에 들어간 임윤찬의 섬세한 피아노 해석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손 교수는 처음엔 어린 임윤찬이 너무 부담스러워할까 봐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 나가지 못하게 했다고 한다. 그러나 코로나19 탓에 4년마다 열리는 대회가 연기되면서 임윤찬이 출전할 수 있게 되자 “대회가 아닌 공연으로 생각하라”며 도전을 권유했다고 한다. 손 교수는 당시 “‘임윤찬이 10대 시절에 어떤 연주를 하는지 세상이 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임윤찬은 대회를 앞두고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한다. 하루 20시간씩 연습하고, 한국에 있는 손 교수에게 녹음본을 보내 지도받기도 했다. 임윤찬은 “(콩쿠르가) 잘 될 수도 있고, 스스로 머리에 총을 쏘며 끝날 수도 있는 러시안룰렛 같은 게임이라는 걸 알았다”며 “엄청난 스트레스였다”고 털어놨다.

임윤찬의 이번 뉴욕타임스 인터뷰는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데뷔 무대를 앞두고 이뤄졌다. 그는 10∼12일 뉴욕 데이비드 게펜홀에서 제임스 개피건이 지휘하는 뉴욕필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협연한다. 임윤찬이 지난해 밴 클라이번 콩쿠르 결선에서 연주한 곡으로, 밴 클라이번 재단이 유튜브에 올린 콩쿠르 연주 영상은 조회수가 1100만회를 넘겼다.

임윤찬이 지난해 6월 미국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연주에 열중하고 있는 모습. 밴 클라이번 재단 제공 
임윤찬은 이번 공연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중학생 시절, 전설적인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1903~1989)와 뉴욕 필하모닉이 1978년 녹음한 라흐마니노프 협주곡을 1000번은 들었다며 자신의 우상 중 한 명인 호로비츠의 발자취를 따라가게 돼 긴장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티스트란 유튜브 조회 수가 아닌 작품의 진정성으로 평가받아야 한다며 “저를 아티스트라고 정의하긴 조금 어렵다. 저는 빅뱅 이전의 우주와 같다. 우주처럼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음악가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뉴욕필은 홈페이지를 통해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한 임윤찬은 피아니스트들의 에베레스트로 여겨지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으로 뉴욕필에 데뷔한다”고 소개했다. 뉴욕타임스는 지휘자 제임스 개피건이  “리허설 도중 임윤찬이 ‘조금 더 빨리(A little bit faster)’라고 (주문)하더라. 보통 피아니스트들은 그 반대(조금 더 느리게)를 원하는데”라며 웃었다고 전했다.

이강은 선임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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