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중인 할리우드 작가들 “AI 대본 작성 제한해야”
임금 인상과 근무 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미국 할리우드 작가들의 파업이 일주일 넘게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작가들에 대한 ‘공정한 처우’를 요구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8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시리즈물 ‘아메리칸 본 차이니즈’ 시사회에서 “할리우드 작가 파업이 해결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며 “작가들이 하루빨리 마땅히 받아야 할 공정한 처우를 받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미국작가조합(WGA) 소속 할리우드 영화·방송 프로그램 작가 1만1500여 명이 지난 2일 파업에 돌입한 계기는 영화·텔레비전(TV) 프로그램 제작자연맹(AMPTP)과 벌여온 임금 교섭 결렬이다. 최근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급성장으로 콘텐츠 제작 강도가 세진 만큼 상당수가 최저임금을 받는 열악한 근무 여건을 개선해달라는 게 이들의 요구다.
하지만 영화나 TV 대본 작성 때 인공지능(AI) 사용을 제한하자는 요구도 이번 파업의 또 다른 축이다. 제작자들이 AI를 활용해 작가들이 쓴 대본에서 새로운 대본을 임의로 만들어내거나 AI를 이용해 만들어낸 대본을 작가들에게 수정하라고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NBC 드라마 ‘법과 질서’의 총괄 프로듀서이자 시나리오 작가 워런 레이트는 4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처음부터 작가들에게 맡기는 것보다 AI를 사용해 제작하는 게 제작사 입장에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며 “그러나 AI가 할 수 있는 것은 왜곡된 작품을 토해내는 것뿐”이라고 했다.
이번 파업으로 일부 TV 토크쇼가 결방하거나 작품 집필 중단이 잇따르고 있다.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지미 팰런 쇼)을 비롯해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 등 심야 토크쇼 제작이 중단됐다. 또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인 ‘기묘한 이야기’를 포함해 워너브라더스가 제작하는 ‘왕좌의 게임’ 속편 등의 프로그램 집필이 중단돼 방영이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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