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액션] 유쾌한 안현범 "헤이스, 내 건 놓치고 쉬운 건 넣어...뭐라 하니 욕하면서 '미안'"
[인터풋볼=신동훈 기자(서귀포)] "헤이스에게 내가 준 건 왜 놓치냐고 뭐라 했더니 욕하면서 미안하대요."
제주 유나이티드는 10일 오후 7시 30분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12라운드에서 인천 유나이티드에 2-0으로 이겼다. 이로써 제주는 4연승, 홈 2연승을 기록하면 파죽지세를 달렸다.
안현범 골이 큰 힘이 됐다. 우측 윙백으로 나선 안현범은 언제나 그랬듯 활발한 공격 관여도를 보이면서 인천의 좌측면을 파괴했다. 선수들과 호흡이 좋았다. 정확한 타이밍에 침투를 하면서 인천은 괴롭혔고 전반 17분 득점까지 기록하면서 리드를 안겼다. 적극적인 안현범을 앞세워 제주는 주도권을 잡았다. 인천이 공격적으로 올라온 이후에도 안현범은 빛이 났다.
노련한 모습을 유지하면서 날카로운 패스까지 날렸다. 헤이스에게 향했는데 아쉽게 득점으로 연결되진 않았다. 경기는 제주의 2-0 승리로 종료됐다. 수훈선수로 지목돼 기자회견장에 나선 안현범은 특유의 유쾌함을 자랑했다. 기자회견 내내 헤이스가 자신이 만들어준 기회를 놓친 것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물론 진심이 아닌 '찐친'으로서 장난기가 가득했다. 안현범이 내뱉는 답변 한 마디, 한 마디에 기자회견장은 웃음 바다가 됐다.
[안현범 기자회견 일문일답]
- 경기소감은?
4연승에 일조해서 기분이 좋다. 사실 경기 전에 팀원들에게 한 마디를 했다. 선수들이 많이 느껴서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 (어떤 말이었나?) 1라운드 로빈을 돌아보니 어려운, 쉬운 상대도 없더라. 울산 현대 빼고 해볼 만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울산도 개인적으로는 격차가 크지 않다고 본다. 팀원들에게 자신감을 가지고 정신력을 가지자고 했다. 뛰어다니는 것 보면 느껴지더라.
(특히 누가 잘 느낀 것 같나) 특별히 꼽을 수가 없다. (구)자철이 형은 근육이 안 좋은 상태에서 (김)봉수한테 부담을 덜어주려고 45분을 뛰었다. (이)창민이도 힘든 티 안 내고 잘하고 있다. (김)오규형도 마찬가지다. 누구 하나 뽑기 어렵다. 베테랑들이 다 잘해주고 있다.
- 헤이스가 좋은 패스를 여러 번 놓쳤다.
내가 통산 20-20을 8년? 동안 못하고 있다. 골이 많은데 어시스트가 부족하다. 도움 5개만 하면 30-20도 될 수 있을 것 같다. 수비수가 공격 포인트 50개? 대단하거라고 생각해서 열심히 하는데 헤이스가 전반에만 2개를 날렸다. 그런데 후반에 태현이 형이 쉽게 내준 건 이상하게 넣더라. 아쉬웠다. 이번엔 팀원 탓 좀 하고 싶다(웃음). 계속 뭐라고 하니까 헤이스가 한국 욕을 섞으면서 미안하다고 하더라.
- 침투 타이밍이 기가 막히다.
내 재능이다. 타이밍을 정말 잘 본다. 특별한 능력이다. 좋은 미드필더가 있으면 타이밍을 더 잘 본다. 찰나 1~2초 틈이 중요한데 (구)자철이 형, (이) 창민이가 잘 넣어준다. 봉수는 별로 못한다. 창민이랑은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잘 맞는다.
- 4연승 비결을 꼽아달라.
팀원들끼리 많이 친해졌다. 구단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보면 멋있게 입고 카페도 자주 간다. 베테랑들이 만든 분위기다. 어린 선수들이 잘 따라온다. 보면 흐뭇해진다. 좋을 때나 나쁠 때나 선수 탓을 안 한다. 시즌 초반엔 베테랑들이 부상으로 나가 너무 어수선했다. 누군가가 나서서 잡아야 하는데 지고 그러다 보니 자신감도 떨어졌다. 베테랑들이 복귀하면서 선수들이 돌아오면서 잘 되고 있다.
- 제주 홈 분위기가 뜨거운데.
축구하는 게 재밌다. 항상 내가 하는 플레이를 하는데 들려오는 함성이 다르다. 이런 거에 자극이 된다. 몸에 자신감도 올라오고 힘도 받는다. 알겠지만 우리 홈 경기장은 사람이 많이 올 수 없는 환경이다. 만 명 정도만 오면 다른 구장에 비해 함성이 크다는 느낌을 받는다. 부담은 전혀 없고 너무 좋은데 초반엔 성적이 안 나서 기분은 안 좋았다. 익숙하지 않지만 기분은 너무 좋다. 오늘도 평일인데 많이 오셨다. 많이 오실 때 좋은 축구로 결과로 이어가야 한다.
- 둘째가 올해 태어났는데 복덩이라고 느끼는지.
사실 아내가 다 키운다. 아내에게 고맙다. 나 때문에 서울에서 애 둘을 혼자 키운다. 올해 나보고 "애는 내가 키울 테니 축구에 집중해"라고 했다. 축구에 올인한 게 아내의 내조다. 자고 싶을 때 자고 그래서 몸이 더 좋아졌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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