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여성혐오·F 학점”…‘정부 성토장’ 된 대통령실 앞
경실련, 전국 대학교수 설문 발표…76% “국정운영 잘못해”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을 맞은 10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앞에서는 정부를 비판하는 시위가 줄을 이었다. 시민들은 노동·안보·경제·젠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현 정부가 정책을 후퇴시키고 있다”며 쓴소리를 냈다.
참여연대는 이날 오전 9시30분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취임 이후 전쟁 발발 위기가 커지고 있고, 잠재성장률은 하락하고 있으며, 양극화가 심화했다”면서 “노조 활동은 ‘기득권 폭력’으로 낙인찍혔고, 재정건전화 논리로 복지·사회안전망은 위축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159명의 국민이 생을 달리했지만 이태원 참사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공직자는 없었고, 대통령은 공식 사과마저 거부하고 있다”고 했다.
참여연대는 시민 4813명이 참여한 ‘가장 먼저 교체돼야 할 공직자’ 투표(중복 선택 가능) 결과 응답자 69%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지목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47.5% ,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41.7%였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17.8%),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15.6%),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10.3%),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9.8%), 윤희근 경찰청장(9.6%)이 뒤를 이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은 퇴행과 폭주를 멈추라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새겨들어야 한다”며 “국회에서 탄핵소추된 이상민 행안부 장관, 검찰 권력 강화에만 몰두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외교참사 책임자 김태효 안보실 1차장 등 퇴행에 책임 있는 공직자들을 교체해야 한다”고 했다.
‘여성가족부 폐지 저지 공동행동’ 등 50여개 여성단체도 이날 오전 10시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 ‘구조적 성차별은 없다’며 여성혐오를 전면에 내건 윤 정부의 1년은 여성 인권 후퇴 그 자체의 시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성별 갈등 조장과 정쟁의 수단화를 중단하라”며 “성평등 전담 부처를 강화해야 하는 상황에 여가부 폐지를 주장한 여가부 장관을 교체하고, 여성을 출산 도구로 여기는 결혼·출산·육아 장려 중심의 저출생 정책을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대학교수 34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윤 정부 출범 1년 전문가 평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서 76.5%(264명)는 지난 1년의 국정운영에 대해 ‘잘못했다’고 응답했다. 특히 ‘인사정책’(15.08점), ‘국민 화합 및 소통’(16.96점)의 점수가 낮았다.
대통령실이 발표했던 국정과제 중에서는 ‘소통하는 대통령, 일 잘하는 정부’(24.78점), ‘노동가치가 존중받는 사회’(25.36점), ‘남북관계 정상화, 한반도 평화 정착’(26.96점) 분야 순으로 낮은 점수를 받았다.
경실련은 “외교, 사회복지, 소통 등 정부의 23개 국정과제 개별 평가에서 어떤 항목도 긍정 평가가 절반을 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응답자들이 ‘향후 가장 주력해야 할 정책’으로 ‘경제 양극화 및 불평등 해소’와 국익·경제외교·통상, 협치·민주주의·국민소통, 노동가치 존중과 일자리 안전 등을 꼽았다고 덧붙였다.
윤기은·김세훈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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