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 여행자를 위한 숙박찾기 꿀팁 [삶과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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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예약 사이트에 들어가 스크롤을 쭉 내려보니 그간 묵은 장기 숙박 건수가 50건 정도 나온다.
이만큼 예약하고 겪어 봤다면 방 같은 건 눈 감고 뚝딱 골라야 하는 게 아닌가 싶지만, 날이 갈수록 따지는 게 늘어나 결정에 전보다 더 시간을 쓰는 것 같기도 하다.
마침 숙박비가 저렴한 동유럽으로 이동해 집 전체를 빌렸더니 어찌나 편하던지! 전보다 외국인과 대면할 기회는 줄었을지언정 마음껏 빨래를 널고 원할 때 요리하는 일상을 통해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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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 예약 사이트에 들어가 스크롤을 쭉 내려보니 그간 묵은 장기 숙박 건수가 50건 정도 나온다. 이만큼 예약하고 겪어 봤다면 방 같은 건 눈 감고 뚝딱 골라야 하는 게 아닌가 싶지만, 날이 갈수록 따지는 게 늘어나 결정에 전보다 더 시간을 쓰는 것 같기도 하다. 휴양보다는 관광을 선호하는 탓에 위치, 가격, 조식 유무만 따져보고 선뜻 결정했던 전과 달리 디지털 노마드로서 체류하는 숙소란 단순한 숙식 해결의 목적을 넘어서 작업공간이나 휴식을 위한 장소로 느껴진다.
자칭 '디지털 노마드 인턴'이었던 초반에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해서 주방과 욕실을 공유하는 형태의 개인실을 예약했었다. 집을 빌려주는 호스트를 비롯해 몇 안 되는 친화력 좋은 게스트를 만났지만, 대부분은 각자의 삶과 여행에 바빠 제대로 대화할 시간이 없을 뿐 아니라 얼굴 한 번 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리고 한국에서 1년가량 하우스 셰어를 해본 경험이 있고, 낯도 잘 가리지 않는데 막상 해외에서 외국인들과 어울려 지내는 동안 이상하리만치 긴장이 쉬이 풀리지 않았다. 그렇게 연달아 여러 번의 개인실을 거치고 나자 완전히 분리된 장소에서 쉬고 싶어졌다.
마침 숙박비가 저렴한 동유럽으로 이동해 집 전체를 빌렸더니 어찌나 편하던지! 전보다 외국인과 대면할 기회는 줄었을지언정 마음껏 빨래를 널고 원할 때 요리하는 일상을 통해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다. 그때부터 가급적 개인실은 피하고, 우리의 디지털 노마드 라이프를 위한 공간적 기준을 더해갔다.
주방은 그야말로 다다익선의 장소. 오븐과 전자레인지를 비롯해 큼직한 냉장고와 넉넉한 조리도구가 있다면 금상첨화지만, 두 사람이 식사와 업무를 모두 한곳에서 하려면 적어도 노트북과 마우스 등을 두 개씩 올려 둘 충분한 자리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건 식탁의 크기다. 감성 넘치는 작은 사이즈의 원형 테이블은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게 만들 뿐이며 반대로 식사용과 업무용을 각각 갖춰 둔 곳이라면 가산점을 마구 부여함과 동시에 즐겨찾기에 추가해 두는 건 당연지사.
시세에 비해 숙박비가 저렴하다 싶은 곳은 침대 대신 소파를 확장해 사용하는 소파베드를 둔 경우가 많았다. 며칠은 문제없을지 몰라도 기간이 길어질수록 허리에 축적되는 피로를 무시할 수 없다는 걸 몇 번의 곡소리를 반복하며 터득했으므로 눈 딱 감고 창을 닫는다. 침실에 큰 문제가 없다면 욕실로 넘어가서 숙소에서 빨래를 돌릴 수 있는지 점검한다. 태국의 한 도시에서 석 달 동안 매번 코인 세탁소를 이용해 본 바 외부로 나가서 기다렸다가 챙겨서 돌아오는 과정에 사용되는 시간이 적지 않음을 깨달은 뒤에는 세탁기 또한 없어서는 안 될 요소에 추가했다.
마지막으로 하루 중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 때가 많으니 창문 위치와 전망을 확인한다. 작아도 밖이 잘 보이는 집, 중심가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도 채광이 좋은 곳을 골라 일하는 중간중간 멀리 바라보며 머리 식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일과 생활을 분리하려 해도 자연스레 섞일 때가 많은 것처럼 집 안에서 공간의 역할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이 안에서 전적으로 내 기준에 따라 규칙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자유로움으로 인한 만족감이 어떤 것보다 디지털 노마드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요인이 된다.
모아람 디지털 크리에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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