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생존자, 70년 지나도 PTSD 여전
[KBS 광주] [앵커]
올해는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3년이 되는데요.
전란을 겪은 생존자나 유가족들 상당수가 아직도 당시 정신적인 충격으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이들을 위한 국가적인 지원 체계는 없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김광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1950년 한국전쟁 당시 8살이던 위안심 씨.
위씨는 마을에서 경찰이 쏜 총탄에 어머니와 젖먹이 동생을 잃었습니다.
위씨도 팔에 관통상을 입어 고통스러운 세월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런데 5년 전부터는 불면증까지 더해졌습니다.
[위안심/장흥군 장동면 신북마을 : "수면제를 먹고 자면 3~4시간 자는데. 수면제를 안 먹으면 저녁에 눈만 감고 있지 잠이 안 오고 살짝 잠이 들면 죽은 사람들이 다 보이고."]
광주 심리건강연구소와 오수성 전 전남대 심리학과 교수팀이 서울, 광주, 대구지역 한국전쟁 피해자와 유족 등 4백여 명을 조사한 결과 23.1%가 PTSD 즉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직접적인 전쟁 피해 당사자는 55.6%가, 피해자 가족의 경우 23.6%가 PTSD로 진단됐습니다.
한국전쟁이 발발한 지 70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잊혀지지않아 고통스럽다는 얘깁니다.
[오수성/전 전남대 심리학과 교수 : "말 못하고 가슴에 품고 있고 이런 것들이 여러 형태의 트라우마에 영향을 줬고. 그런 것들이 여러 가지 심리 장애나 우울이나 알코올을 통한다든지 등 여러 가지 현상을 낳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이들은 주로 당시 상황이 반복적으로 떠오르거나 숨이 막히며 불안과 우울 증상 등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참전한 군인이나 경찰과 달리 정부 차원의 의료 혜택은 전무한 실정입니다.
[서형빈/전남도 자치행정과장 : "정부 차원의 의료비 지원 등이 없었다고 보이고요. 전남도 차원에서도 그런 분들에 대한 적절한 의료비 지원이 될 수 있도록 중앙에 건의하는 등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전쟁을 겪은 세대의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심각한 만큼 이들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실태 파악이 시급합니다.
KBS 뉴스 김광진입니다.
촬영기자:김강용/영상편집:유도한
김광진 기자 (powjnl@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국정 운영에 청년 의견 반영돼” 21% 그쳐
- [단독] “소변에 성적 수치심”…고위 공무원 곧 징계위 “건강상 문제”
- 김남국 코인 의혹 더 키운 ‘부실 해명’…새로운 의혹도 연일 제기
- [단독] 대통령실 감사 ‘연장 또 연장’…감사원 자료 요구도 무시?
- ‘우회전 빨간불’ 무시한 버스…스쿨존서 초등생 숨져
- “전광훈 교회 빼고 재개발”…조합원 총회 의결
- ‘경비원 자르자’ 투표로 해고…“경비원은 파리 목숨”
- “코인수익 30% 내라” ‘수건’ 물리고 폭행…146억 뜯어간 조폭
- [비대면 진료] “감염 위험자는 초진 허용”…산 넘어 산
- 한일미래기금 윤곽 발표…“전범기업 참여 묻지 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