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장서 또 언론인 사망…“최전선에서 진실을 알렸다”
[앵커]
싸늘하게 식은 아들 앞에서 눈물 흘리는 어머니와 폭격으로 부서진 다리 아래 피난민의 행렬.
잿빛으로 변한 우크라이나의 참상을 세상에 알린, 이 사진들은 AP통신 기자들이 찍어 보낸 장면들입니다.
한 발 더 가까이에서 목숨을 걸고 현장을 지킨 이들에게,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보도상인 퓰리처상이 돌아갔습니다.
하지만 참혹한 전쟁이 1년을 훌쩍 넘기면서 한편으론 안타까운 소식도 줄을 잇습니다.
현지시각으로 어제.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를 취재하던 프랑스 기자가 로켓포 공격으로 숨졌습니다.
파리에서 안다영 특파원이 보도합니다.
[리포트]
폐허로 변한 거리를 뛰어가는 군인.
도심 곳곳에선 포격이 이어집니다.
프랑스 AFP통신 영상기자 아르만 솔딘이 포착한 참혹한 현장입니다.
최전선에서 전쟁의 참상을 전해왔던 아르만이 현지시각 9일, 로켓포 공격을 받고 숨졌습니다.
최대 격전지 가운데 하나인 우크라이나 동부 바흐무트 인근에서입니다.
올해 32살인 아르만은 지난해 2월 러시아 침공 직후부터 우크라이나 전장을 누벼왔습니다.
숨지기 나흘 전엔 바흐무트 영상을 SNS에 올리고 이 지역에서 마지막 영상일 수 있다며 위급한 상황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빗발치는 포탄 속에서 따뜻한 시선도 잊지 않았습니다.
전쟁통에도 집 정원을 가꾸는 노인, 전방에서 빵을 배달하는 시민.
그의 카메라에는 전쟁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었고, 때론 다친 동물을 구조해 돌봐주기도 했습니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전쟁의 진실을 알려온 아르만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에 애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마티유 르페브르/프랑스 의회 의원 : "바흐무트에서 포격으로 숨진 AFP 기자 아르만 솔딘에 대해 함께 애도합시다. 우리 중 많은 사람들이 오늘 저녁 그를 기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AFP는 아르만의 순직이 매일 우크라이나 상황을 타전하는 취재진이 직면한 위험을 보여준다고 말했습니다.
프랑스 현지 언론은 아르만이 전쟁터에서 찍은 영상은 전세계 언론에서 사용되지만 아르만의 사망 보도는 겨우 20초 정도로 다뤄지는 데 대해 회의감이 든다는 말로 애도를 표하고 있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안다영입니다.
촬영기자:김대원/영상편집:서삼현/자료조사:이지은
안다영 기자 (browne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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