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일 교수 “직장 제일 안 좋은 유형, 비관론자” 人의 모든 것 (옥문아)[종합]

김한나 기자 2023. 5. 10.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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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방송 캡처



‘옥탑방의 문제아들’ 김경일 교수가 사람에 관해 이야기했다.

10일 오후 방송된 KBS2 예능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는 ‘인지심리학자’ 김경일 교수가 문제아로 출연했다.

이날 소통에 대한 해답을 들려줄 김경일 교수에 정형돈은 심리는 알겠는데 ‘인지’가 붙는다고 생소해 했다.

김경일 교수는 “인지심리학은 인공지능과 인간이 뭐가 다른가를 연구하면서 출발했다. 컴퓨터가 느려지면 보통 바이러스 검사를 하거나 하는데 컴퓨터를 잘 고치는 사람들은 본체를 뜯는다. CPU 주변 팬에 먼지가 엄청나게 쌓여있어 먼지를 털어낸다. 그러면 빨라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람 때문에 괴롭다면 마음부터 치유하지만 인지심리학자들은 ‘안마의자에 몸을 넣으세요’라고 말한다며 “혈액순환이 원인이다”라고 말해 다른 접근법을 예로 들었다.

별명이 강의계 BTS인 김경일 교수는 일주일에 강연이 몇 개냐는 물음에 “많을 때는 10개도 한다. 1년에 100회를 넘길 때도 있다. 여기서 강연은 세미나, 학회, 포럼, 방송, 유튜브까지 있다”라고 말해 감탄케 했다.

송은이에게 석고대죄할 게 있다고 고백한 그는 “32년 전에 봤다”라고 말해 MC들은 소개팅 아니냐며 설레했다.

김경일 교수는 “미팅은 아니었다. 제 친구 중에 저와 이름이 비슷한 김경식(틴틴파이브)이 있다. 경식이가 학교에 놀러 오라고 해서 서울 예대 앞 작은 호프집에서 술을 마셨다. 한참을 마셨고 유재석 씨도 왔다 갔다. 술 마시면 금세 친해지는데 제가 ‘잘 가’하면서 (송은이를) 쳤다. 그때까지 남학생인 줄 알았다”라고 사과했다.

이에 송은이는 “선배들이 주로 나한테 ‘야 이 자식아’라고 해서 이상한지 모르겠는데?”라고 의아해했고 김경일 교수는 “‘어머’라고 해서 그때 알았다”라고 덧붙였다.

이찬원은 사람 성격이 변하는 건지 아닌지 물었고 멤버들은 사람은 안 변한다고 말했다. 김경일 교수는 “성격 정의 자체가 변하지 않는 고유 속성이다. 태아 시절 성격이 상당 부분 결정되고 어릴 때 나머지 부분이 결정돼서 잘 안 변한다”라고 설명했다.

어떤 사람을 봤을 때 성격이 많이 변하고 욱하는 게 없어진 사람일 경우는 어떤 거냐는 물음에 그는 “성품이 잘 발달했다고 말한다. 성격은 외향적, 내향적, 예민하다 예민하지 않다를 구분하는데 바꾸기 어렵다. 하지만 자기 성격에 맞는 남들과 지낼 수 있는 사회적 옷을 잘 입은 게 성품이다”라고 말했다.

KBS2 방송 캡처



욱하는 성격을 고쳤다기보다 화를 잘 관리하는 거라고 설명한 그는 “화가 안 나는 사람은 죽은 사람이다. 화를 옳은 방향으로 내는 사람, 어른이 되는 과정이다”라고 말했다.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말한 정형돈은 일반인 시절에는 슈퍼 E로 노홍철급으로 외향적이었다고 말해 깜짝 놀라게 했다.

그는 혼자 있으면 못 견딜 정도로 사람을 많이 만났다며 “그런데 이쪽 일하면서 완전히 바뀌었다”라고 말했다.

MBTI에 관해 김경일 교수는 “MBTI는 3~4년 동안 본인이 살아온 사회적 얼굴이다. 한 기업에서 입사한 지 2달 된 분들에게 MBTI 검사를 권유하면서 다 ‘I’로 나올 거라고 예언했다. 생각해 보면 입사한 지 얼마 안 된 사람들은 I로 나올 수밖에 없고 임원진은 E가 나올 수밖에 없다”라고 밝혔다.

상대방을 알고 싶을 때 하는 질문을 하자 그는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을 알려고 한다. 상대방을 알고 싶다면 그 사람이 절대 안 하는 것, 제일 싫어하는 것부터 알아가는 게 좋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종국은 사회생활하다 보면 남 험담을 하는 사람이 많다며 “남 얘기를 많이 하는 사람을 만나면 ‘이 사람 내 얘기도 할 것 같은데?’라는 생각에 만나기 그렇다”라고 말했다.

만나기만 하면 험담하는 사람이 있다는 멤버들에 김경일 교수는 “험담보다 험담만 하는 게 문제다”라고 덧붙였다.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묻자 그는 “심리학 용어는 아니지만 우리가 자주 쓰는 표현이 있다. 험담하는 사람들은 그걸 해야 마음이 편해지고 진정이 되는데 못난 안녕감이라고 한다. 나쁜 것도 아니고 착한 것도 아니고 못난 거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경일 교수는 자신의 험담을 들은 적이 있다며 “대단히 충격받고 힘들다. 별다른 얘기가 아닌데도 섭섭하고 배신감 들고 속상하다. 그건 당연한 거다. 저의 반응은 내가 이것들을 다시 상대하나 봐라. 이건 감정이고 리액션이다. 그러나 제 결정은 다르다. 험담을 해도 여전히 소중한 친구, 제자, 선배님들이기 때문이다”라며 감정과 행동을 분리한다고 전했다.

험담을 옮기는 사람이 제일 나쁘다고 말한 그는 “첫 번째는 지켜보고 두, 세 번째부터는 확실히 거리를 둔다. 자기 손에 피도 안 묻히려는 사람들이다”라고 말했다.

KBS2 방송 캡처



약속 시간에 꼭 5분씩 늦는 사람이 있다고 분노하는 멤버들에 김경일 교수는 “심지어 그런 사람을 연구한 자료도 있다. 보통 사람은 평균적으로 걸리는 시간을 계산한다. 이 분들은 머릿속에서 제일 빨리 갔던 시간을 계산한다. 낙관적 계획 오류라고 표현한다. 제일 잘된 상황이 기준이 되는 사람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막무가내로 늦는 사람은 뭐냐는 말에 그는 나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며 “결국 자꾸 늦는 사람들은 낙관적 계획 오류라고 했는데 계획은 미래다. 나에게 유난히 늦는 사람들하고는 미래를 계획하면 안 된다”라고 말했다.

가까이하면 좋은 유형의 사람으로는 나의 좋은 일을 함께 기뻐해주는 사람이다. 그는 좋은 일에 힘들다고 느끼는 이유로 “나한테 좋은 일이 있을 때 자신 일처럼 좋아하는 사람으로 같은 동료는 쉽지 않다. 비교하고 하니까. 느슨한 관계가 그런 사람이 많다. 가까이할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 말이 있다. 자주 하길 추천하고 실제로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부럽다’라고 많이 말한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고 하는데 아니다. 질투하면 지는 거다”라고 밝혔다.

나를 많이 좋아해 주고 위해주는 사람이라면 잘 되는 방법을 나눠준다고 말한 김경일 교수는 좋은 방법을 죽어도 가르쳐주지 않는 사람은 가까이하면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음식이 심리에 영향을 끼치냐고 묻는 말에 김경일 교수는 쭈그려 앉아 대충 먹다 울컥할 때가 있지 않냐고 말했다.

이에 정형돈은 “혼자 먹으면 맛없다는 사람들 이해가 안 간다. 맛있는 건 혼자 먹든 여럿이서 먹든 다 맛있지 않아요?”라고 말했고 김종국 또한 혼밥이 좋다고 동의했다.

이찬원은 “저는 혼밥, 혼술, 혼자 뭘 하는 걸 태어나서 해본 적이 없다. 외로움을 굉장히 많이 느끼는 타입이다. 어쩔 수 없이 집에서 혼자 밥을 먹는 상황이 생기면 굉장한 외로움과 우울함이 온다”라고 털어놨다.

정형돈은 죽음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인데 왜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지 물었다. 김경일 교수는 “절망보다 무망이 무섭다고 말한다. 절망은 내가 희망을 품고 달려가다가 꺾인 거다. 무망은 가고 싶은 방향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극단적 선택을 한 사람들 대부분이 강한 책임감과 의무감을 가진 사람이다. 내 생에서 이런 일은 안 일어나게 해야 해, 기준에만 충실하다 보니 어디로 가야 행복한지 안 보인다. 나쁜 일을 막아내는 방법은 익숙한데 좋은 걸 가지는 건 거의 안 해봐서 삶의 후반부로 갈수록 힘들어지고 동력이 안 만들어지는 거다”라고 말했다.

아이를 어른답다라고 말하지 말라고 말한 김경일 교수는 “어른답다고 압박을 주는 그런 과정이 무망감을 가지기 좋게 만든다”라고 덧붙였다.

KBS2 방송 캡처



국민 5명 중 1명은 우울증이라는 결과에 김숙은 원래 이랬는지 근래에 증가한 건지 물었다. 김경일 교수는 우울이라는 건 사회에 부가 많아지고 교육 수준이 높아질수록 많아진다고 밝혔다.

그는 “금전적으로 문제가 별로 없는데 우울감이 심하다는 사람들 특징이 나를 즐겁게 하는 원동력이 없다. 나쁜 일이 하나도 안 일어나지만 좋은 일도 안 일어난다. 그러니까 ‘난 왜 사는 걸까’ 허무해진다. 그 와중에 일은 해나가고 있어서 방향성을 찾을 수 없는 거다. 원하는 것만 가져서 그렇다. 원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을 구분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딸이 풍선을 사달라고 말해 사줬다고 말한 김경일 교수는 “그건 원하는 거다. 10분 정도 걸었는데 만 원이 넘는 풍선을 딸이 팔이 아프다고 날려버렸다. 짜증이 나서 혼내줬다. 나중에 찍은 사진을 보고 이유를 알았다. 풍선을 사달라고 난리 쳤던 곳에서 찍은 사진을 보내 또래들이 다 풍선을 가지고 있었다. 10분 후 풍선을 놓친 곳에서 찍은 사진을 보니 주변에 풍선이 없었다. 좋아한 게 아니라 남들이 다 가지고 있어서 사달라고 한 거다. 자기가 좋아하는 걸 안 가져본 사람이 우울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아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 그는 한국 일기예보를 보고 외국인이 놀란다며 “좁은 면적에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어 비교하기 쉽다. 이런곳일 수록 남의 감탄에 목매는 사람이 많다”라고 전했다.

정형돈은 나이가 들수록 덕후들이 부럽다며 좋아하는 것을 찾는 방법이 막막하다고 털어놨다. 김경일 교수는 “까탈스럽다는 감정을 중요하게 봐야 하는데 그 옆에 좋아하는 게 있기 때문이다. 전 음식이라면 다 좋아한다. 맛없는 음식은 상한 것뿐이다. 우리 같은 사람은 요리사를 하면 안 된다. 백종원 씨 방송을 보고 그 맛집에 갔는데 차이점을 모르겠더라. 진짜 좋아하는 건 조금만 달라져도 되게 싫어진다. 유난히 지X 맞은 것이 좋아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마을에 살인마가 나타났는데 갓난아기가 울려고 할 때 어떻게 할 건지 묻는 소시오패스 테스트가 나왔다. 걸리면 모두가 죽는 상황에 김숙은 아기 입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고 정형돈은 입을 막는다고 소리를 통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아이를 안고 누군가 달린다거나, 다 같이 죽는다 등 토론이 벌어지자 김경일 교수는 “이게 정상적인 대화다. 주저하고 갈등하고 괴로워하고 머뭇거리는 것. 아기 입을 막으라는 결론이 너무 빨리 나오는 게 문제다”라고 말했고 앞서 입을 막아야 한다고 말한 김숙에 이찬원은 “50명 중 2명이 여기 있었어”라고 경악했다.

KBS2 방송 캡처



여기서 아기 입을 막는 건 죽이라는 의미라는 말에 김숙은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존재하지만 그 결론에 빨리 도달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한 김경일 교수는 “이런 사회는 정말 위험해진다. 사회가 소시오패스화될 수 있다. 조직의 리더나 사회성원들의 충분한 괴로움과 고민이 필요하지 이걸 시간 낭비라 생각하는 건 위험하다"라고 설명했다.

소시오패스가 제일 싫어하는 사람을 묻자 그는 “소시오패스는 사람을 도구로 쓴다. 쓸모없으면 도구는 버린다. 본인이 필요할 때는 친절한 태도를 유지하고 필요 없어지면 다시 못쓰게 구겨버리는 게 소시오패스다. 자신에게 쓸모없는 사람에 대한 태도를 보면 된다”라고 말했다.

조직 내에서 무능한 사람을 잔인하고 빠르게 처리하는 사람을 소시오패스라고 말한 김경일 교수는 “그냥 착한 사람들을 싫어한다. 학창 시절에도 착한 사람을 유난히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강약약강도 상당히 그런 유형이다”라고 전했다.

소시오패스보다 나르시시스트가 더 위험하다고 말한 그는 “자존감과 대비돼서 설명된다. 상사에게 칭찬을 받는 상황에 자존감이 높은 송 부장은 ‘팀원들이 한 기량 해요~’라며 본인보다 팀에게 공을 돌린다. 나르시시스트 정 부장은 ‘우리 부서 못난 사람들을 데리고 내가 해냈다’라고 말한다”라며 차이점을 설명했다.

직장에서 제일 안 좋은 사람으로 김경일 교수는 비관론자라고 말했다. “그거 되겠어?”라고 말하는 정형돈에 격하게 반응한 그는 “비판하는 게 아니라 안 된다고만 하는 사람이다. 하나 더 추가하면 친절한 탈을 쓰고 부정적으로 말하는 사람이다. 대부분 이런 분들이 실제 조직에서 사람 좋은 선배인 척 위장한다. 거칠게 말하면 반발심이 일어나는데 친절함으로 경계심을 해제시킨다”라고 말했다.

젊은 꼰대가 만들어지는 원인으로 그는 “사람이 큰 성공을 거두면 미래를 못 보게 된다. 젊은 꼰대는 살아온 시간이 짧아 내 성공이 세상의 유일한 잣대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더 안 변한다. 인간의 역사에서 젊은 시절 큰 성공 거둔 사람들이 미래를 가장 안 변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꼰대 대처법으로 어느 순간 젊은 꼰대로 변해버린 친구에 김경일 교수는 “재수 없으면 140세까지 살 거야라고 말했다. 너에게 가야 할 길이 멀다는 걸 돌려 말한 거다. 한참 남은 인생을 하나의 성공으로 갈 수 없다. 남은 날이 많다는 걸 자꾸 얘기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KBS2 예능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은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30분에 방송된다.

김한나 온라인기자 klavie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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