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cience ‘스타를 만나다’]④ “미세먼지 꼼짝마”…에너지기술연구원 황선미 박사
[KBS 대전] [앵커]
대덕특구 출범 50년을 맞아 KBS대전이 마련한 '연중기획' K-사이언스 '스타를 만나다' 순서입니다.
대덕특구 과학자들을 통해 과학의 백년대계를 살펴보고 있는데요.
오늘은 미세먼지 주범인 질소산화물을 획기적으로 없애는 촉매를 개발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황선미 박사를 박장훈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미세먼지로 온통 희뿌연 하늘.
도심 빌딩 숲은 한 치 앞도 안 보일 만큼 탁한데요.
13년 전 미국 유학길에서 막 돌아온 임산부 과학자는 그때를 이렇게 기억합니다.
[황선미/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미세먼지연구단 책임연구원 : "딱 공항에 내렸는데 하늘이 우선 잿빛 하늘인 거예요. 그래서 그때 제가 거의 만삭의 몸으로 이제 다시 귀국을 했는데 이런 환경에서 내 아이를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오염도는 2020년 기준 OECD 국가 중 1위.
발전소와 제철소, 석유화학 등 대형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이 주범인데요.
연료전지 촉매 연구자이던 황 박사, 맘껏 뛰어놀지 못하는 아이들이 안쓰러워 미세먼지 연구의 길로 들어섰다네요.
[황선미/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미세먼지연구단 책임연구원 : "엄마 과학자로서 우리 아이들이 좀 편안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는 그런 부분에 기여하는 과학자가 돼야 되겠다..."]
이후 2021년, 질소산화물을 획기적으로 없애는 촉매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황선미/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미세먼지연구단 책임연구원 : "촉매를 슬러리화 해 코팅을 해서 발전 설비에 넣게 되면 미세먼지의 주범인 질소산화물이 이 설비를 통과하면서 무해한 성분으로 바뀌게 됩니다."]
기존 상용 촉매의 경우, 배기가스를 300℃ 이상 재가열해야 해 연료 연소에 따른 질소산화물이 추가 배출되는 악순환이 뒤따랐지만 이를 대폭 줄인 겁니다.
[황선미/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미세먼지연구단 책임연구원 : "180℃에서 90% 이상의 질소산화물 저감 효율을 보이고 있고요. 현재는 150℃ 영역까지 온도를 낮춰서 질소산화물 저감 효율을 더 증가시키기 위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2건의 원천 특허 출원과 기술 이전에 이어 플랜트 설비에 곧 상용화 할 예정인데요.
원자력연구원에 다니는 남편과 부부 연구원으로 육아와 연구를 병행하기가 녹록지는 않다고 하네요.
[황선미/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미세먼지연구단 책임연구원 : "한참 논문도 쓰고 과제 성과 발표도 해야 되고... 남편이랑 굉장히 그런 시점들이 많이 겹치게 돼요."]
6년째 사물놀이에 푹 빠진 황 박사.
흥겨운 장단에 맞춰 땀 흘리면 스트레스가 확 풀립니다.
계절의 여왕 5월.
연구원은 신록으로 물들어갑니다.
황 박사는 요즘 새 연구를 시작했는데요.
[황선미/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미세먼지연구단 책임연구원 : "탄소 중립 이슈가 굉장히 지금 크게 떠오르고 있잖아요. CO₂를 감축하고 활용하는 부분에 있어서 적용할 수 있는 그런 연구들을 진행하고 싶습니다."]
50년을 걸어온 대덕특구.
과학의 백년대계를 묻자 황 박사는 '흔들리지 않는 기초과학'이라 답을 합니다.
[황선미/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미세먼지연구단 책임연구원 : "한국의 과학계라는 게 정부의 정책에 따라서 굉장히 좌지우지되는 그런 방향성을 갖고 있습니다. 해외 선진국 사례들처럼 중장기 프로젝트로 50년, 60년 이런 식으로 해서 투자를 하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그런 정부의 지원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박장훈 기자 (pj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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