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 대응 비판’ 특정인사 저격한 법무부 보도자료
한동훈 장관 화법 판박이
“정부 대응으로서 부적절”
한 국제통상 변호사가 법무부의 론스타 ‘투자자-국가 간 분쟁 해결 절차(ISDS)’ 대응을 비판하자 법무부가 이 변호사를 실명으로 저격했다.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이 변호사의 지적을 반박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정치 이력까지 거론한 것이다. 야당 의원들의 비판에 ‘너나 잘하세요’식으로 대응하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화법과 판박이라는 말이 나온다.
법무부는 지난 9일 자신들의 론스타 대응을 비판한 송기호 변호사의 주장이 잘못됐다며 보도자료를 냈다. 법무부는 “송 변호사는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신청했고 현재도 민주당 송파을 지역위원장을 맡고 계신 분”이라며 “ISDS 사건을 진행한 경험이 있는 분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송 변호사는 10일 입장을 내고 “저는 지난 10년간 론스타 소송의 진행 방식을 정권에 관계없이 일관되게 비판해왔다”며 “법무부가 실명을 언급하며 진영 논리와 개인의 정치적 이해관계를 비난한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국가기관이 보도자료를 통해 특정인을 저격하는 건 이례적이다. 법무부는 송 변호사의 전문성을 문제 삼았지만 정작 법무부도 전문성 부족으로 수백억원 세금을 들여 외부 로펌의 도움을 받는 상황이다.
법무부의 이런 대응은 한 장관 취임 이후 새로 나타난 현상이다. 한 장관은 지난 3월 국회에서 이탄희 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이 의원의 과거 이력을 거론하며 역공했다.
한 장관은 이날 참여연대가 윤석열 대통령 취임 1년을 맞아 한 장관을 교체해야 할 공직자 1위로 꼽은 데 대해 개인 입장을 냈다.
한 장관은 “왜 ‘특정 진영을 대변하는 정치단체’가 ‘중립적인 시민단체’인 척하는지 모르겠다”며 “더 이상 ‘참여연대’를 ‘중립적인 시민단체’로 생각하는 국민들은 많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든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질문할 수 있고, 정부는 책임 있는 답변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 정부의 대응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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