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확인하고도 쉬쉬…분리조치 조차 미뤄
[KBS 부산] [앵커]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 소속 사업소에서 한 여성 직원이 동료에게 성희롱을 당했다고 신고했지만, 상급자가 두 달 동안 분리조치를 하지 않았는데요,
본부는 특히 뒤늦게 조사를 하면서도 신고를 받고 뭉개고 있던 상급자와 피해자를 함께 불러 조사했습니다.
김아르내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부산시 낙동강관리본부 사업소의 여성 직원은 지난 2월, 회식 자리에서 동료에게 성희롱을 당했다며 상급자에게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두 달이 지나도록 회사에서는 아무런 조치가 없었고, 그 사이, 피해 직원은 매일 이 남성의 얼굴을 마주해야 했습니다.
[피해 직원/음성변조 : "사무실 안에 소장님 없을 때 저 혼자 있을 때 들어오는 자체가 그냥 좀 부담스럽고, 공포스럽고…."]
여기다 이 남성은 근태를 관리할 권한이 없는데도, 피해자에게 휴가를 보고하라며 단체 대화방에서 공격적인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노조가 문제를 제기하자 뒤늦게 사업소가 본부에 공식 보고를 했는데, 신고 내용은 엉뚱하게도 '직장 내 갈등'이었습니다.
그런데 일주일 가까이 지나 이뤄진 대면 조사에서는 두 달 넘게 성희롱 보고를 미루던 상급자와 함께 조사를 받아야 했습니다.
[피해 직원/음성변조 : "다 말은 못했죠. 아무래도 불편하죠. 앞에 계시니까. 관리자로서 해야 할 업무 파악을 너무 못하고 계신 부분에서 제가 많이 실망을 했던…."]
낙동강관리본부는 대면 조사 이후 사건을 성비위로 고쳤고, 사건 발생 석 달 만에야 피해 직원과 남성의 부서를 분리했습니다.
낙동강관리본부는 "상급자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건을 인지해 사고 초기 대응이 늦었다"며 "성희롱 대응 안내서에 따라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부산시는 KBS 취재가 시작되자, 성비위근절추진단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감사위원회에서 징계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김아르내입니다.
촬영기자:정운호/그래픽:김희나
김아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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