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통 보행자 신호기 방치’…길 건너던 관광객 사고
[KBS 전주] [앵커]
간혹 길을 건널 때 버튼을 눌러야 신호등이 켜지는 '보행자 작동신호기' 보신 적 있을 텐데요.
주로 오가는 사람이 적고 차가 많이 다니는 도로에 설치됩니다.
그런데 신호기 고장으로 빨간불에 길을 건너던 관광객이 차에 치이는 사고가 나 책임 소재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김규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주 시내의 왕복 5차선 도로.
건널목에 사고 위치를 표시한 흔적이 선명합니다.
지난달 30일 아침, 영화제를 즐기러 전주를 찾았던 30대 남성이 빨간 불에 길을 건너다 1톤 화물차에 치여 크게 다쳤습니다.
사고 지점은 차량 통행이 잦고 오가는 사람이 적어 '보행자 작동 신호기'가 설치된 곳.
그런데 한쪽에 신호기 두 개가 세워져 있습니다.
안내 표지판이 있는 곳에는 정작 신호기가 고장 나 있고, 여기서 여섯 발짝 떨어진 곳에는 정상 작동되는 신호기가 있지만 안내 표지판이 없습니다.
사고 피해자 측은 고장 난지 모르고 표지판이 있는 신호기를 누르고 아무리 기다려도 신호가 바뀌지 않자 길을 건너다 사고가 났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신호기를 설치하고 관리하는 전주시에 고장 난 신호기를 방치한 책임도 묻고 있습니다.
[이은영/사고 피해자 가족 : "버튼이 완전히 망가져 있던데요? 버튼을 누르는 곳조차 없었습니다.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냥 벽을 누르는 것 같았습니다. 안이 뻥 뚫려 비어있었습니다."]
문제가 불거지고 나서야 부랴부랴 고장 난 신호기를 치운 전주시.
사고 발생에 유감을 나타내면서도, 정기 점검에서 고장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책임을 피했습니다.
[이영섭/전주시 대중교통과장 : "마음으로는 안타깝기는 합니다. 그런데 저희가 책임 이런 부분은 저희는 정상적으로 (점검)했고..."]
전주시가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해 보행자 작동 신호기 전수조사에 나서겠다고 밝힌 가운데, 사고 피해자 측은 전주시를 상대로 관리 소홀 책임을 묻는 행정소송을 제기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규희입니다.
촬영기자:정성수
김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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