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 대신 포옹' 대인배 워커, 사포 쓴 비니시우스와 웃으며 하이파이브

조용운 기자 2023. 5. 10.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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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료 휘슬이 울리고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수 카일 워커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에게 다가갔다.

비니시우스가 워커를 앞에 두고 소위 '사포'라 불리는 레인보 플릭(뒷발로 볼을 차올려 상대 머리 위로 넘기는 기술)을 시도했다.

비니시우스 역시 워커의 넓은 미소에 포옹으로 존중의 뜻을 건넸다.

브라질 매체 '글로부'는 "워커와 비니시우스가 그라운드에서 결투 후 포옹으로 존중과 애정을 표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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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니시우스의 발재간, 워커를 앞에 두고 레인보 플릭을 시도했다 ⓒ UEFA 공식

[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종료 휘슬이 울리고 맨체스터 시티의 수비수 카일 워커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레알 마드리드)에게 다가갔다. 충돌이 예상되던 상황. 그런데 워커는 두팔 벌려 비니시우스와 하이파이브를 했다.

워커와 비니시우스가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10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서 열린 2022-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측면 수비수인 워커와 윙포워드 비니시우스는 시종일관 맞부딪히는 자리였다.

서로의 장점이 충돌했다. 워커는 빠른 스피드와 힘을 앞세워 발재간이 좋은 비니시우스를 따라다녔다. 비니시우스는 신사적으로 수비하는 워커를 맞아 특유의 개인기를 앞세워 공략했다. 굳이 둘의 승패를 가리자면 비니시우스의 판정승을 들 수 있다.

비니시우스는 레알 마드리드가 웅크리고 있던 전반 35분 상대 진영 중앙 먼 거리에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해 귀중한 선제골을 터뜨렸다. 순간적으로 마크맨을 떨쳐내자 골대 구석에 정확하게 꽂는 슈팅 정확도를 과시했다.

워커도 크게 밀리지 않았다. 비니시우스와 일대일 상황에서는 사이드에서 공간을 내주는 일이 극히 적었다. 비니시우스가 기술로 제치더라도 어느새 워커가 속도로 막는 그림이 자주 나왔다.

둘의 매치업이 관심을 끈 장면은 또 있다. 비니시우스가 워커를 앞에 두고 소위 '사포'라 불리는 레인보 플릭(뒷발로 볼을 차올려 상대 머리 위로 넘기는 기술)을 시도했다. 네이마르(파리 생제르맹)를 비롯한 브라질 선수들이 자주 활용하는 돌파 방법이다.

▲ 경기가 끝나고 웃으며 존중을 표하는 비니시우스(중앙)와 워커(오른쪽) ⓒ 글로부 캡쳐

대신 보복을 각오해야 한다. 기술이 화려하다보니 상대 입장에서는 농락당한다고 판단한다. 네이마르도 사포를 쓸 때마다 심한 파울을 당하기도 했다. 과도한 신경전과 부상을 불러온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워커는 달랐다. 감정이 상할 만도 한데 경기가 끝나고 환한 얼굴로 비니시우스를 두팔 벌려 반겼다. 사포 기술에 화를 내기보다 호적수를 만났다는 기쁨이 더 커보였다. 비니시우스 역시 워커의 넓은 미소에 포옹으로 존중의 뜻을 건넸다.

UEFA는 챔피언스리그 계정으로 비니시우스가 레인보 플릭을 사용하는 사진을 게재하며 흥미롭게 바라봤다. 브라질 매체 '글로부'는 "워커와 비니시우스가 그라운드에서 결투 후 포옹으로 존중과 애정을 표했다"고 해석했다. 팬들 역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포옹 사진을 공유하며 "이게 축구"라고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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