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회전 사고'로 오늘에만 초등생 등 2명 사망·그제 초등생 1명 중상(종합)

10일 수원·안양서 1명씩 사망, 8일 김해서 1명 중상
"우회전 시 보행자 유무 살피는 습관 들여야"

10일 낮 12시 30분께 수원시 권선구에서 발생한 우회전 사고 현장./뉴스1 DB

(전국=뉴스1) 이현동 최대호 배수아 기자 = 도로교통법 개정에 따라 우회전하는 차량에 대한 ‘일시정지 의무’가 지난 1월 22일부터 시행 중인 가운데 전국에서 우회전 차량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10일 오전 11시 30분께 경기 안양시 만안구의 한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A씨가 우회전하던 화물트럭에 치여 숨졌다.

A씨는 화물트럭과 충돌 후 트럭 앞바퀴에 끼였고, B씨는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트럭을 약 1㎞ 더 주행했다. 그러다 옆 차선에 있던 다른 운전자가 앞바퀴에 A씨가 끼었다는 사실을 알려준 후에야 사고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급대원이 A씨를 급히 구조했으나 A씨는 현장에서 숨졌다.

같은 날 경기 수원시에서는 초등학생이 우회전 사고로 사망했다.

이날 낮 12시 30분께 수원 권선구 호매실동의 한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C씨가 몰던 시내버스가 우회전을 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D군(8)을 들이받았다.

사고 사실을 안 버스 승객들이 소리를 지르자 C씨는 차량을 멈췄다. D군은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숨졌다.

사고가 난 도로에는 우회전 신호등이 따로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D군이 길을 건널 당시에는 보행자 신호에 파란불이 켜져 있었고, 차량 우회전 신호등은 빨간불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C씨가 이 도로에서 신호를 지키지 않고 우회전을 하다가 사고를 낸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8일 경남 김해시에서도 우회전 차량에 초등학생이 중상을 입은 사고가 있었다.

8일 오전 8시 20분께 김해 외동의 한 아파트 정문 앞 삼거리에서 30대 여성 E씨가 몰던 SUV차량이 우회전을 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F군(9)과 충돌했다.

F군은 얼굴이 찢어지고 다량의 피를 흘리는 등 중상을 입은 채 병원으로 옮겨졌고,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씨는 전방에 있던 차량 신호가 빨간불임에도 일시 정지하지 않고 그대로 우회전했고, 마침 보행자 신호가 초록불로 바뀌어 길을 건너던 F군이 차에 치인 것으로 조사됐다.

3개월의 계도·홍보 기간을 거친 우회전하는 차량의 ‘일시정지 의무’는 지난달 22일부터 경찰이 본격적으로 단속에 나섰다. 그러나 최근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우회전 차량으로 인한 사망·사고 사례가 잇따르면서 경찰은 계도기간을 이달 21일까지로 연장했다. 아직 일시정지 의무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개정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교차로에서 우회전 해 진입하는 차량은 전방의 차량 신호등이 빨간불일 때 횡단보도 내 보행자 유무와 관계없이 무조건 일시정지 해야 한다. 우회전 신호등이 별도로 설치돼 있는 곳에서는 반드시 초록불일 때만 우회전해야 한다. 다만 신호에 따라 우회전을 하던 중이라도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진입하면 일시정지 해야 한다.

김해중부경찰서 관계자는 “차량이 우회전할 때는 보통 천천히 교차로로 진입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운전자가 우회전 사고에 대한 경각심이 없는 것 같다. 최근 사고 사례들을 보면 알 수 있듯 피해자가 어린이거나, 화물차와 같은 대형 차량의 경우 사망사고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며 “우회전 신호가 없는 도로의 경우 우회전할 때 반드시 전방의 차량 신호를 잘 확인해야 하며, 보행자가 있는지 없는지를 한 번 더 살피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lhd@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