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1주년, 이재명 ‘영남행’…문재인·홍준표 ‘대화’ 강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인 오늘(10일) 영남 지역을 찾았습니다.
이 대표는 오전에는 민주당 대구시당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오후에는 홍준표 대구시장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잇달아 만났습니다.
■“1년 내내 야당 탓만”…민주당, ‘윤 정부’ 인적 쇄신 촉구
민주당의 현장 최고위는 지난달 7일 광주 이후 한 달여 만에 열렸습니다.
오늘 오전 10시에 열린 현장 최고위에는 이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를 비롯한 최고위원, 조정식 사무총장, 권칠승 수석대변인 등 지도부가 참석했습니다.
이 대표는 최고위에서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며 국정 운영 기조의 변화와 인적 쇄신을 요청했습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민생 고통은 아랑곳없이 초부자 감세하고, 주변국을 자극해서 경제 위기, 안보 위기를 자초했다”며 “그런데 대통령은 1년 내내 전임 정부와 야당 탓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앞으로 4년의 국정 역시 지난 1년의 실패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매우 많다”며 “국정 파탄을 막기 위해 정치를, 대화를 복원해야 한다. 총리와 내각의 쇄신도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출범 1년인 지금이야말로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 대통령실과 내각 쇄신으로 국정 동력을 되살려야 한다”며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기조에 과감한 변화를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고민정 최고위원 역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대통령실을 전면 쇄신하라. 일단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부터 해임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윤석열 정부의 1년은 10년 같았다. 국민 불행시대이자 국민 불안시대, 국민 불통시대였다”며 “경제는 폭망, 외교는 참사, 남북 관계는 완전 단절이었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재명 “대구시와 예산정책협의회”…홍준표 “대화·타협으로 국정 풀어나가 달라”
최고위를 마친 이 대표는 오후 1시쯤 국민의힘 소속인 홍준표 대구시장을 약 30분간 접견했습니다.
홍 시장은 대구시청으로 찾아온 이 대표를 만나 “거대 야당인 민주당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국정을 풀어나가면 좋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홍 시장은 “간호법 같은 경우, 민주당이 어느 진영을 위해 전력으로 힘을 쏟는 것은 민주당스럽지 않다”며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나 어느 진영을 위해 봉사하는 정당이라기보다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이 대표는 “간호법은 여당도 대통령도 공약했던 것 아니냐. 대선 때 윤석열 캠프의 정책본부장이 공개적으로 말하기도 했다”면서 “이해 조정 과정에서 국민의 대체적 동의가 있었고, 여야가 합의했고 (처리를) 약속한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한편, 홍 시장은 대구 군 공항 이전 특별법이 국회에서 합의 처리된 것과 관련해선 “민주당에서 특별법 통과를 도와줘 정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섬유산업이 몰락하고 난 뒤부터 대체산업을 못 찾아서 대구 GRDP(지역 내 총생산)가 전국 꼴찌인데 달빛철도도 이 대표가 금년 내 국회를 통과하도록 좀 도와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이 대표도 “달빛고속철도는 우리 당으로서도 주력했던 사업이기 때문에 저희가 반대하거나 그럴 일은 전혀 없다”며 “최대한 신속하게 착공될 수 있도록 애쓰겠다”고 답변했습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문제로 보기 때문에 대구시와 민주당이 정기국회 전에 예산정책협의회를 한번 하자”며 “그러면 내년 총선에 민주당 표가 대구에서도 많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재명, ‘평산책방’서 문재인 전 대통령 만나…문재인 “대화는 정치인의 의무”
홍 시장을 만난 이후 이 대표는 오후 3시쯤 경남 양산 평산마을 ‘평산책방’으로 이동해 문 전 대통령을 만났습니다. 이 대표가 평산마을을 방문한 건 새해 인사 이후 4개월 만입니다.
민주당 지도부는 서점을 둘러봤고,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에게 바코드 활용법 등을 알려주면서 직접 책을 추천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은 “책을 추천해달라”는 이 대표 요청에는 ‘기술의 충돌’, ‘같이 가면 길이 된다’, ‘아버지의 해방일지’, ‘한국과학문명사’ 등 책을 소개했고 이 대표는 4권을 샀습니다.
‘책방을 잘 차리셨다’는 서영교 민주당 최고위원 말에 문 전 대통령은 “잘 되고 있다. 첫 주에 1만 명 정도 (방문했고), 5천500건 정도 책이 팔렸다”고 설명하기도 했습니다.
평산책방 방문 후 민주당 지도부는 문 전 대통령 자택으로 이동해 40분가량 비공개로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문 전 대통령께서 대통령 직무 시에 야당 사무실을 방문했던 일을 회고하시면서 당시 여야정 상설협의체 구성을 합의했던 이야기를 하셨다”며 “대화란 정치인에게 일종의 의무와도 같은 것이란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이) 국내·외 어려운 사정이 놓여 있는 만큼 민주당이 단합하고 더 통합하는 모습으로 현재의 국가적 어려움을 타개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권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와 박 원내대표는 당내에서도 그런 차원에서 하나가 되자는 게 의원들, 당원들 다수 의견”이라고 답하며 손잡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고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최근 대통령실이 제의한 여야 원내대표 회동 관련 언급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권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이 당시 야당들과 여러 채널로 대화도 하고, 실제로 당시 청와대에서 야당 대표들과도 만남을 진행하셨으니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하신 말씀“이라고 답했습니다.
한편, 민주당 지도부의 평산책방 방문에는 강경화·김영주·노영민·도종환·이인영·임종석·전해철·한정애·황희 등 문재인 정부 당시 인사들도 함께 자리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이승재 기자 (sj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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