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11 현장] 김병수 감독 '호된 빅버드 신고식' → '위기의 명문' 전북, '꼴찌' 수원 3-0 완파하며 간만에 닥공 플레이… 백승호 멀티골 작렬
(베스트 일레븐=수원)
위기의 명문이 완승을 거뒀다. 반면 감독을 바꾼 명가는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부터 완패를 당했다.
10일 오후 7시 30분,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12라운드 수원 삼성(이하 수원)-전북 현대(이하 전북)전이 벌어졌다. 경기 결과는 3-0, 원정팀 전북의 완승이었다. 전북은 전반 1분 문선민, 전반 41분·후반 21분 백승호의 연속골로 수원을 손쉽게 낚았다.
경기 시작부터 전북이 기선을 제압했다. 김두현 전북 감독대행의 전략 중 하나였던 '왼쪽 풀백' 맹성웅이 왼쪽에서 중앙으로 쇄도하던 문선민에게 롱패스를 눌러줬고, 문선민은 수원의 디펜더 장호익과 몸싸움을 이기고 골문 구석을 겨냥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전북이 첫 골을 넣기까지 걸린 시간은 단 21초였다. 전북은 지난 라운드 FC 서울(이하 서울)전과 마찬가지로 경기 시작 1분도 전에 골을 넣어 유리하게 게임을 풀어갈 발판을 마련한 셈이었다.
김병수 감독을 선임한 수원은 뜻대로 게임을 꾸려가지 못했다. 우측 윙백 김태환이 높은 지역까지 전진해 전북의 빈틈을 노리려했으나, 전북이 서울전과 달리 점유율을 놓지 않고 맞서 쉽게 배후 공간으로 파고들지 못했다. 그 사이 전북은 계속해서 수원의 빈틈을 노렸다.
전반 중반엔 전북 서포터석에서 "허병길 나가"라는 구호가 다시금 들려왔다. 허병길 전북 대표이사의 퇴진을 요구하는 전북 지지자들의 목소리였다. 전북은 서울전에서도 동일한 구호를 반복했던 바 있다. 전반 40분엔 전북의 미드필더 백승호가 데니스 베르캄프를 복사한 듯한 멋진 턴으로 일대일 기회를 잡았다. 양형모 수원 골키퍼가 멋진 선방으로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전반 41분, 결국 전북이 추가골을 터뜨렸다. 전반 내내 공격을 이행한 보상과 같은 장면이었다. 선제골의 주인공 문선민이 기점이 됐다. 문선민은 좌 측면에서 상대 수비수를 뿌리치고 크로스를 올렸고, 페널티박스 안에 위치한 전북의 외인 하파 실바가 머리로 침착하게 볼을 다져 놨다. 쇄도한 백승호는 이전의 상황과 달리 침착하게 슛을 성공시켰다.
0-2로 밀린 수원은 후반전 시작과 함께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선발로 나선 뮬리치와 김태환을 빼고, 류승우와 안병준을 투입했다. 뮬리치와 김태환 쪽에서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기에 택할 수 있는 전술이었다. 하지만 경기는 여전히 전북 쪽으로 유리하게 흘러갔다. 이날만큼은 기량에 있어서 전북이 확실하게 수원을 압도하는 모습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수원의 외인 바사니가 부상으로 피치를 빠져나갔다. 수원은 이상민 대신 바사니를 넣었으나, 바사니를 재교체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그렇게 후반 7분 손호준이 피치를 밟았다. 여유가 생긴 전북은 서서히 선수들을 교체하며 체력을 보존했다. 후반 11분엔 맹성웅과 김건웅 대신 최철순과 류재문이 들어갔고, 후반 18분엔 안드레 루이스 대신 이동준이 경기장에 입성했다.
그리고 후반 20분, 수원에 다시금 악재가 발생했다. 센터백 불투이스가 하파 실바를 막는 과정에서 태클을 했고, 이 과정에서 옐로카드를 받았다. 기존에 경고 한 장이 있던 불투이스는 레드카드를 받고 말았다. 이 장면은 사실상 승부를 끝내는 순간이었다. 후반 21분, 해당 장면으로 프리킥을 얻었던 전북은 백승호의 프리킥골로 3-0 리드를 잡았다.
전북은 후반 31분엔 이수빈과 하파 실바 대신 한교원과 오재혁을 넣으며 다음 라운드를 대비해 체력을 안배했다. 수적 우위에 3-0 리드까지 잡았으니 원하는 대로 경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수원은 김보경 대신 고명석을 넣으며 맞섰으나 게임을 크게 뒤바꾸진 못했다.
후반 추가 시간 전북은 여유롭게 게임을 운영했다. 볼을 자유자재로 돌리며 수적 열세로 지친 수원을 더욱 괴롭게 했다. 막바지엔 이날 활약이 좋았던 문선민이 한 번 더 골망을 가르기는 했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결국 전북이 3-0으로 승리했다. 전북은 서울전 무승부에 이어 수원을 잡으며 1승 1무로 분위기를 다소 회복했다. 반면 수원은 직전 라운드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잡았으나, 김병수 감독의 데뷔전에서는 완패를 당하며 흐름이 다시금 가라앉게 됐다. 김병수 감독의 호된 빅버드 신고식이었다.
글=조남기 기자(jonamu@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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