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STAR] '쏟아지는 야유' 지옥 같았던 빅버드, 백승호는 멀티골로 답했다

[인터풋볼=하근수 기자(수원)] 백승호는 쏟아지는 야유에 멀티골로 답했다.

전북 현대는 10일 오후 7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12라운드에서 수원 삼성에 3-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전북은 7위로 도약했다.

'멸망전'이 되어버린 '공성전'이다. 두 팀은 개막 이후 추락을 거듭한 끝에 감독 경질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수원은 김병수 감독 체제, 전북은 김두현 감독 대행 체제에 돌입한 상황. 오늘 경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드시 결과를 챙겨야 했다.

두 팀 맞대결은 '백승호 더비'로도 불린다. 백승호가 K리그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마찰이 발생한 수원과 전북이기 때문. 수원 팬들은 백승호가 볼을 잡을 때마다 야유를 퍼부었다. 전북 팬들은 백승호가 날카로운 장면을 만들 때마다 환호로 대응했다.

백승호에게 마치 지옥과 같았을 빅버드. 쏟아지는 야유에 대한 답변은 득점이었다. 전반 40분 문선민이 불투이스를 따돌리고 측면을 파고들었다. 하파 실바 헤더 이후 세컨볼을 잡은 백승호가 강력한 발리 슈팅으로 마무리하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빅버드가 순식간에 얼어붙은 순간이었다. 전북 동료들은 백승호에게 달려가 축하를 건넸다. 하지만 백승호 표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 시즌 첫 골이자 K리그 통산 7호골이었지만 미소는 없었다. 반드시 결과를 가져오겠다는 결의도 느껴졌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후반 20분 전북이 측면 위험 지역에서 프리킥 찬스를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백승호가 숨을 고른 다음 과감하게 직접 슈팅했다. 레이저같이 날아간 볼이 박대원과 양형모를 통과해 그대로 득점이 됐다. 

첫 골과 다른 분위기였다. 백승호는 전북 원정팬 앞에서 멀티골을 터뜨리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양손을 귀에 갖다 댄 다음 팔을 벌려 호응을 유도했다. 전북 서포터스 '매드 그린 보이스'는 신명나는 '오오렐레'로 기쁨을 만끽했다.

전북은 백승호 멀티골에 힘입어 승리를 따냈다. 가라앉았던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반등의 발판이자, 개막 이후 추락한 자존심을 회복하는 승리였다. 백승호는 쏟아지는 야유에 멀티골로 화답하며 스스로를 증명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