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앞에…태영호 결국 ‘백기’

조문희 기자 2023. 5. 10.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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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위 “책임지면 징계 수위 반영”
‘당원권 정지 1년=공천 배제’ 민감
태 “당·정부에 사죄” 최고위 사퇴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0일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이날 오후 열린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 심사를 앞두고 징계 수위를 낮추기 위한 결정으로 해석됐다. 태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저의 부족함으로 최근 여러 논란을 만들어 국민과 당원들, 당과 윤석열 정부에 큰 누를 끼쳤다”며 최고위원 사퇴를 선언했다. 지난 3월8일 전당대회에서 최고위원으로 당선된 지 두 달여 만으로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에 국정 파트너인 집권 여당 지도부에 구멍이 뚫린 꼴이 됐다.

태 최고위원은 “오늘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저는 더 이상 당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태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기간 중 ‘제주 4·3은 북한 김일성의 지시’ 주장으로 당 안팎에서 극우 평가를 받았다. 당선 후에도 ‘김구는 김일성에 이용당한 것’ 등 역사 발언을 이어갔다. 돈봉투 의혹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을 사이비 종교단체 JMS에 빗댄 것도 논란이 됐다.

결정타는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공천 문제를 거론했다는 내용의 음성 녹취로 평가된다.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에 피해를 끼치는 양상이 되자 당내 여론이 돌아섰다.

또 다른 징계 대상인 김재원 최고위원은 버텼다. 김 최고위원은 ‘5·18 헌법 전문 수록 반대’ ‘전광훈 목사 우파 진영 천하 통일’ ‘4·3은 격 낮은 기념일’ 발언 등으로 논란이 됐다.

윤리위 부위원장인 전주혜 의원은 회의 전 “정치적 책임을 지려는 자세가 징계 수위 결정에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당원권 정지 1년 이상 중징계 시 내년 총선 공천이 막힌다. 당 중앙윤리위는 이날 오후 6시 회의를 열고 징계 심사를 밤늦게까지 이어갔다. 회의장 안팎에선 윤리위가 두 사람에 대해 다른 판단을 내릴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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