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1주년’ 생일날, 윤석열 정부가 한 일…한상혁 방통위원장 ‘축출’ 착수
방통위로 ‘청문 시작’ 등기 발송
후임엔 김홍일 등 검찰 출신 거론
‘공영방송 장악 목적’ 비판 불가피
윤석열 정부가 출범 1주년인 10일 종합편성채널 TV조선의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점수 조작에 관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사진) 면직 절차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이 한 위원장을 기소한 지 8일 만이다.
인사혁신처는 한 위원장에 대해 관련 청문 절차가 시작됐다는 내용의 등기를 방통위로 발송했으며 해당 등기는 이날 방통위에 접수됐다. 한 위원장은 이날 경향신문 기자의 관련 질의에 “(등기를) 받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한 위원장을 상대로 소명을 듣는 청문 절차를 거쳐 면직 처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이어 인사혁신처의 제청을 대통령이 재가하면 한 위원장은 면직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에서 “중요한 기관장이 기소를 당했기 때문에 정부 관련 부처로서는 당연히 해야 될 법적 조치들을 하고 있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3년 임기가 보장된 한 위원장에게 전방위적 사퇴 압박을 해왔다. 대통령실은 국무회의 참석 대상이던 방통위원장을 회의에 부르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방통위의 신년 업무보고를 서면으로 대체했다. 감사원은 지난해 7월 착수한 방통위에 대한 정기감사를 마무리하지 않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1주년을 앞두고 사퇴 공세는 거세졌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종편 재승인 점수 조작 관련 혐의로 기소된 방송통신위원장” 등을 거론한 후 “정부 기관은 전 정권 충신들에게 영양분을 공급해 주는 숙주가 아니다”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새로운 국정기조에 맞추지 않고 애매한 스탠스를 취한다면 과감하게 인사 조치를 하라”고 했다.
검찰도 방통위를 정조준했다. 검찰은 이날 경기방송 재허가를 둘러싼 의혹과 관련해 방통위를 압수수색했다.
차기 방통위원장으로는 김홍일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 김후곤 전 서울고등검찰청 검사장, 이동관 대통령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이 거론된다. 정부가 임기가 석 달도 남지 않은 한 위원장 ‘찍어내기’에 나선 것을 두고 KBS와 MBC 등 공영방송을 장악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위원장 임기는 7월 말까지다. 더불어민주당 언론자유특별위원회는 “여당의 방통위 장악 시도는 윤석열 정권에 부메랑이 되어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강한들·김윤나영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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