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북한 기 못꺾으면 또 당한다”... 돌아온 강골 김관진
나라의 부름을 받고 ‘돌아온 군인’은 많다. 로마 명장 가이우스 마리우스는 군 개혁, 게르만족 격퇴 공로로 ‘제3의 건국자’ 소리를 들었다. 은퇴했던 그는 동맹 도시들의 반란이 나자 장군으로 돌아와 반란을 잠재웠다. 이순신 장군도 부당하게 파직됐지만 백의종군으로 군에 돌아왔다. 결국 명량에서 대승을 거뒀다.
▶해병 사병 출신인 미국의 매티스 전 국방장관은 걸프전과 아프간·이라크전에서 눈부신 전과를 거뒀다. “상대 숨통을 끊을 준비를 하라’는 그의 강골 리더십에 부하들은 믿고 따랐다. 스스로 ‘해병대와 결혼했다’고 했다. 그가 전역 후 4년 만에 국방장관으로 돌아올 때 의회는 ‘전역 후 7년 경과’의 예외를 인정했다. 그는 트럼프에게 직언한 유일한 장관이었다.
▶김관진 전 국방장관은 평생 야전의 강골 군인으로 살았다.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 이명박 전 대통령이 전역한 그를 불렀다. “북에 대응하다 서울에 포탄이 떨어지면 어떡하느냐”는 대통령 물음에 김 전 장관은 “불안을 이겨내고 확실히 응징하면 도발 못 한다”고 했다. 국방장관이 된 그는 연평도에서 대규모 훈련을 했다. 미 국방부가 “위험하니 미루자”고 했지만 “북한 기를 꺾지 못하면 또 당한다”며 강행했다. 실제 미사일을 실은 전투기도 발진시켰다. 북한의 지뢰 도발 땐 휴전선 너머로 포탄 29발을 날려 보냈다. 북은 처음으로 도발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워싱턴에선 ‘김관진 효과’라고 했다.
▶그의 장관 지휘 서신 1호는 이순신 장군의 ‘적을 무찌른다면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다’였다. “북 도발 시 10배 보복하고 적 지휘부와 원점을 타격하라”고 했다. 집무실에 김정은과 북한군 수뇌부 사진을 걸어놓고 ‘매일 적장의 생각을 읽었다’고 한다. 적에게 쉬는 모습을 보여줄 수 없다며 주말에도 일했다. 적 얘기 할 때 눈에서 불꽃이 쏟아져 ‘레이저 김’이라 했다. 그를 두려워한 북한은 살해 위협을 하고 사진을 사격 표적으로 썼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 출범 후 사이버사령부 정치 댓글 사건으로 수사받고 구속도 됐다. 6년째 재판 중이다. 그래도 “부하들은 잘못 없다. 내가 안고 간다”고 했다. 법정은 늘 옛 전우와 부하, 친구들로 꽉 찼다. 변호사비도 1억3000만원이나 모였다. 그가 국방 개혁을 추진할 국방혁신위 부위원장에 내정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가 구속될 때 서울중앙지검장이었지만 “반드시 모셔오라”고 했다 한다. 두 사람은 11일 첫 만남을 갖는다. ‘김관진이 돌아왔다’는 사실만으로도 안심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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