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교사 출신 슈퍼개미, '폭락 사태' 주식 풀매수…왜?
"회사 건전한 발전 원해…주주로서 할 일 하겠다"
고등학교 물리교사 출신 자수성가 사업가
IMF사태서 사표 내고 부동산 사업 뛰어들어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로 하한가를 기록한 다올투자증권 주식을 장내에서 집중 매수해 지분 11.5%를 획득하며 2대주주로 등극한 김기수씨(사진)는 10일 본지에 "폭락사태 전부터 저평가 가치주를 눈여겨 보던 중 좋은 기회를 본 것"이라며 투자 배경을 밝혔다.
그는 "이번 SG증권발 폭락 사태가 벌어졌을 때 좋은 회사를 저가에 대규모 투자할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겨 주식을 사들였다"며 "다올투자증권의 주주로서 회사의 건전한 발전을 원한다"라고 말했다.
앞서 다올투자증권 등 8개 종목은 지난달 24일부터 나흘간 SG증권을 통해 나온 매물로 인해 일제히 연속 하한가를 기록했다. 김씨는 첫 하한가가 발생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8일까지 급락한 다올투자증권의 주식을 장내에서 사들였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씨는 아내 최순자씨, 부동산임대업 법인 순수에셋 등과 함께 공시 전날 기준 (5월 8일 장마감) 다올투자증권 주식 697만949주(지분율 11.5%)를 보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김씨 등은 다올투자증권에서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지분율 24.82%) 다음으로 보유 주식이 많은 2대주주 자리에 등극했다.
다음은 김씨와의 일문일답.
▷폭락한 다올투자증권 주식을 매입하게 된 계기는
이번 폭락사태 발생 한참 전인 작년 말부터 저평가 가치주에 대한 투자기회가 오기를 기다렸다. 통상 장내 매수를 통해 많은 물량을 단기간에 취득하는 일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이렇게 짧은 시간에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진 않았다.
그러나 이번 SG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로 인해 대규모 반대매매가 발생했고, 저평가 가치주를 대량으로 매력적인 가격에 취득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들어 매수에 나섰다.
▷짧은 시간동안 상당히 많은 물량을 장내에서 매수했는데
증권사 주식이 하한가를 친다는 건 극히 예외적인 케이스가 발생한 것으로, 다소 과감하더라도 이번 기회에 집중적으로 주식을 매집해 보자는 결정을 내렸고 실행에 옮겼다.
▷상당한 금액이 들었을 것 같은데 평소 여유자금이 탄탄하게 준비되어 있었나
IMF 사태 이후부터 현재까지 부동산 사업을 하면서 자산을 모았다. 최근 5년여간은 금융투자업자로 지내면서 투자에 대한 경험을 쌓아왔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거품이 절정에 달했던 2021년 말 부터는 자금 운용을 보수적으로, 현금 위주로 하면서 투자 기회를 엿봤다. 그러던 중 갑자기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가 오면서 과감한 투자에 나설 수 있었다.
▷그동안 언론 등 외부에서 따로 자신을 드러낸 적이 없었다. 공시에는 '사업가'라고 적혀있는데 이력이 어떻게 되나.
대학 졸업 후 고등학교 물리 교사로 사회 생활을 시작해 20년 가까이 교직 생활을 했다. 물려받은 자산이 없어 월셋방에서 가정을 꾸렸다. 부모님을 모시고, 아이들을 키우며 6명이서 가락동의 작은 아파트에서 살았다. 집 한칸 마련 못하는 현실에 좌절하면서도 언젠가 기회가 주어진다면 사업을 해보고 싶다는 꿈을 키웠던 게 사업가 이력의 시작이었던 것 같다.
▷슈퍼개미가 교직 생활을 20년간 했었다는 건 의외다
사업을 하고싶다는 꿈을 키우다보니 부동산이 계속 눈에 들어왔다. 그러다보니 30대에는 퇴근하고 오면 짬을 내어 부동산 공부를 했고,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어져서 부동산 컨설팅 과정을 야간으로 다니게 됐다. 그렇게 30대를 부동산 공부를 하며 보냈다. 그러다 40대에 들어 IMF가 터지면서 국내 부동산 값이 폭락하자 기회가 왔다고 여겨 사직서를 내고 본격 부동산 사업에 뛰어들었다.
▷IMF 사태 때 안정적인 교직생활을 버리고 사업을 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아내 설득에만 1년이 걸렸다. 동료 교사들도 모두 말렸다. 그런데 돈이 없는 내가 부동산을 사서 사업을 하려면 지금이 아니고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결국 사표를 냈다. 처음엔 시행 사업을 했고, 이후 안정적인 임대업으로 전환해 임대 사업을 꾸준히 해왔다.
▷임대업 외에 투자자문사도 운영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부동산 사업을 통해 자산이 불어나면서 금융 자산을 운용하는 쪽에 관심을 돌리게 됐다. 투자자문사 등록 전 수년간 시장을 지켜보면서 투자 대상을 가려내는 안목을 키웠다. 3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정식 등록 과정을 거쳐 투자자문사를 설립했고 현재까지 운영을 하고 있다.
▷2022년부터 시장 상황이 계속 좋지 않았는데 타격은 없었나
안정적이고 보수적인 투자를 선호하는 편이다. 2021년 말부터 현금 비중을 높게 가져가며 방어적으로 자금 운용을 했다. 결과적으로 거시경제 타격에도 크게 휘둘리지 않을 수 있었다.
▷다올투자증권의 2대 주주가 됐는데 주주로서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앞으로의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회사가 건전하게 발전하길 바란다. 또 회사 구성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으로 주주로서의 권한을 행사하고 싶다.
양한나 블루밍비트 기자 sheep@bloomingbit.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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