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여론조사] '입·손·발'로 본 윤 대통령의 취임 1년
윤 대통령은 잘못된 국정의 틀을 바로잡는 시간이었다고 자평했지만, JTBC가 여론조사를 해보니, 1년 동안 국정 운영을 잘했다는 응답은 37.7%로 잘 못했다(58.2%)는 응답이 더 많았습니다. 지금부터는 대통령의 발언과 인사, 국내외 행보를 전수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윤석열 정부의 지난 1년을 점검해 보겠습니다. 먼저 대통령의 입, 발언부터 짚어봅니다.
채윤경 기자입니다.
[채윤경 기자]
경제, 자유, 협력.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입니다.
JTBC가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 주요 회의, 도어스테핑 등 윤석열 대통령 발언을 전수 분석한 결과입니다.
"영업사원 1호"를 자처한 윤 대통령은 경제 위기를 자주 언급했습니다.
첨단· 반도체· 4차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시장 주도로 경제 체질을 확실하게 바꿔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경제 지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임대혁/서울 양재동 : 아무래도 제일 중요한 게 물가가 조금 더 잡혀야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안보 관련 단어도 자주 눈에 띕니다.
북한은 도발이란 단어와 자주 쓰인 반면, 한미, 한일은 협력, 정상화, 발전 등 미래지향적인 단어와 함께 썼습니다.
그만큼 한미일 공조를 통해 안보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건데, 시민 반응은 엇갈립니다.
[정응섭/서울 대치동 : 상하원 의원들을 다 모두 모아놓고 우리가 처한 상황과 의도를 전달한 것 자체로는 굉장히 평가받아야 된다라고 생각을 하고요.]
[임채기/전남 순천시 오천동 : 중국이나 러시아가 우리한테 중요한 나라인데 말씀을 너무 함부로 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더라고요.]
공식 석상에서 원고에 없는 즉흥 발언을 하는 등 거침없는 화법도 특징입니다.
소탈하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출입기자단 오찬 간담회 (지난 2일) : 처음에는 취임하고 매일 봤잖아요. 근데 안 보니까 좀 섭섭하죠? 어우 그러니까 나는 살이 찌더라고.]
일부 발언은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아크부대 방문 (지난 1월 15일) : UAE의 적은 이란이고 우리의 적은 북한입니다.]
[도어스테핑 (지난해 10월 28일) : 그런 저급하고 유치한 가짜뉴스 선동은 국민을 무시하는 거니까.]
윤 대통령이 취임 후 1년 간 국민 앞에 한 말을 모아보니 모두 15만자에 달합니다.
하지만 소통의 상징으로 내세웠던 도어스테핑은 여섯달 째 열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여론조사 결과에서 보듯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한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도 아직은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앵커]
이번엔, 윤 대통령의 손이 향한 곳 인사와 협치, 국정의 두 축에서 보여준 리더십은 어땠는지 따져보겠습니다.
신혜원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신혜원 기자]
악수 지난 1년 간, 윤 대통령이 직접 악수를 건네며 임명장을 준 인사만 62명에 달합니다.
대통령에겐 장·차관급 140여명, 공공기관장 347명 등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인사권이 있습니다.
대원칙은 능력주의였습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자회견 (지난해 3월 13일) : 각 분야 최고의 경륜과 실력이 있는 사람으로 모셔야 되는 거지 자리를 나눠먹기식으로 해가지고 저는 그런 식으로 국민 통합은 안 된다고 봅니다.]
그런데 대통령실과 장·차관급 요직에 검찰 출신이 대거 포진하면서 '검사 정부'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서울대 법대, 고등학교와 초등학교까지 이어지는 학연도 눈에 띕니다.
사적 인연이 아닌 능력에 따른 인사라고 했지만, 국민들의 평가는 달랐습니다.
[도어스테핑 (지난해 7얼 5일) :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 다른 정권 때하고 한번 비교를 해보세요.]
어퍼컷 그런가 하면 윤 대통령의 손 끝은 주로 지지층을 향했습니다.
대선 승리를 상징하는 어퍼컷 세리머니.
지난 3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선 윤심 '단일대오'를 강조하는 손짓으로도 쓰였습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지난 3월 8일) : 당의 위기를 정치적 기회로 악용하면 절대 안 됩니다.]
당무 개입은 없다고 했지만, 친윤 지도부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도어스테핑 (지난해 7월 5일) : 대통령으로서 무슨 당무에 대해서 이래라 저래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저는 보고 있고요.]
야당과의 관계는 말 그대로 '빈손'입니다.
취임 1년 동안 정치 현안을 두고 야당 대표와 마주 앉은 적이 없고, 야당은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의 국회 시정연설을 보이콧 했습니다.
야당과도 손을 잡고 협치에 나서란 게 국민 다수의 목소리입니다.
[2023년도 예산안 시정연설 (지난해 10월 25일) : 경제와 안보의 엄중한 상황을 극복해 나가기 위해서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습니다. 국회의 협력이 절실합니다.]
[앵커]
끝으로 지난 1년 동안 윤 대통령의 발자취를 되짚어 보겠습니다. 공개된 일정만 6백여건으로 그 중엔, 외교, 안보 행보가 가장 많았는데, 국민들의 평가는 엇갈렸습니다.
강희연 기자입니다.
[강희연 기자]
윤 대통령은 지난 1년간 공개 일정만 600여 건 소화했습니다.
외교안보 행보가 가장 많았고 대부분이 국정정책, 민생경제 위주였습니다.
지역 일정은 모두 86번이었습니다.
이중 영남 33번, 호남은 7번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통합과 지역균형을 강조해 왔지만, 발걸음은 보수 지지층이 두터운 영남권에 집중됐고 이곳 대구 서문시장도 두 번 찾았습니다.
윤 대통령을 만나본 상인의 이야기도 들어봤습니다.
[백대광/대구 서문시장 상인 : 여러모로 대통령께서 신경을 많이 써주셨는데, 좀 더 경제에 신경을 써주셨으면 좋겠고…]
호남의 경우 민생 현장보단 주로 공식 행사였습니다.
취임 직후 광주 5.18 기념식에 참석했고, 순천 박람회도 찾았습니다.
[최재성/전남 순천시 조례동 : 대구 서문시장은 몇 번 간 것 같은데 전라도는 통 안 온 것 같아요. 그런 것도 서운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1년에 10만Km, 윤 대통령의 발은 해외로도 뻗어나갔습니다.
스페인을 시작으로 모두 9개 국가를 찾아 '세일즈 외교'를 펼쳤습니다.
1년 동안 3차례 열린 한미 정상회담.
"철통같은 동맹을 위하여" "앞으로 170년 더 함께 합시다."
한미 동맹 강화에 진전된 확장억제 방안이 담긴 '워싱턴 선언'도 발표했습니다.
12년 만에 국빈자격으로 이곳 미국 워싱턴을 찾았지만 국민들은 평가는 높지 않았습니다.
IRA 등 현안 해결을 위한 시간은 부족했고, 중국, 러시아와의 관계는 숙제로 남았습니다.
한일 외교의 경우 12년만에 셔틀 정상외교가 재개되고 한일 관계 개선의 물꼬를 텄지만.
"한일 양국은 더 끈끈한 연대로" "대화와 협력을 강화하기로 일치했습니다"
과거사 문제는 여전히 갈길이 멉니다.
'외교'는 1년간 윤 대통령이 가장 잘한 것과 잘못한 것, 양쪽 모두 상위권에 올랐습니다.
한편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보폭도 더 넓어졌습니다.
취임 초 약속했던 한가지 역할.
[김건희/여사 (2021년 12월) :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사회, 문화, 정치, 외교로 점차 그 역할은 늘었습니다.
김 여사의 활발해진 활동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는 엇갈렸습니다.
(PD : 김홍준 / 영상취재 : 이동현·김미란·신동환·박재환 / 영상디자인 : 조영익·최수진·최석헌 / 영상그래픽 : 김지혜·장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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