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다이어트약' 정신과 의원 성행…"비만 아니어도 약 찾아"
처방병원 "개인 체질에 맞춰 처방"vs정신과전문의 "정신·신체적 부작용 우려"

최근 유명 유튜버나 인플루언서의 SNS 바디프로필 게시물 열풍으로 '뼈말라'나 '프로아나(찬성 'pro'와 거식증 'anorexia'의 합성어)' 등 극단적인 체중감량이 성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처방되는 약이 실제 다이어트용이 아닌 점 등을 고려, 정신적·신체적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대전 서구의 한 정신과의원. 이 의원은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수많은 환자가 찾고 있다. 병원 복도에는 순서표를 작성하는 공간이 마련, 당일 대기 가능한 인원 안내와 함께 초진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었다. 해당 병원의 진료 시작 시각은 9시지만, 병원 오픈 전부터 대기하는 일명 '오픈런' 환자들이 많아 순서표를 부착했다. 환자들이 이 의원을 찾는 건 다이어트약 처방을 받기 위해서다.
그러나 문제는 해당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모두 체질량지수(BMI·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 30 이상의 비만 환자는 아니라는 점이다.
정상체중인 박모(30대) 씨는 "마른 게 예뻐서 더 빼려고 한다"며 "약을 먹으면 속이 매스껍고 기분이 가라앉는다. 병원을 추천해 준 지인도 처음엔 약에 적응하느라 이럴 수 있다고 했다. 먹으면서 요요 없이 살 뺄 수 있는데, 이 정도는 감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구의 또 다른 다이어트약 처방 병원으로 유명한 정신과 의원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진료 시작 시각 전부터 환자들이 대기하는 것은 기본, 간단한 검사와 상담, 짧은 진료면 다이어트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

지역의 '살 잘 빼주기'로 유명한 정신과 의원은 개인 체질에 맞춰 약을 처방해 부작용이 적거나 없다고 알리고 있다. 또 각종 약을 조합, 처방하는 것이 노하우라고 말한다.
전문가들은 해당 약들이 각종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진숙 대전시약사회 이사는 "처방받은 12가지 약이 모두 다이어트약은 아니다. 지금 다이어트용으로 나와 있는 대부분의 약은 어떻게 작용할지 명확하지 않다"며 "주된 목적은 따로 있지만 살이 빠진 경우가 있어 다이어트약으로 쓰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용량을 조절하긴 했지만, 의료용 마약류에 포함되는 향정신의약품이 들어있다. 의존성, 심장 문제, 복통 등이 생길 수 있다"며 "이런 문제들을 없애기 위해 다른 약들도 병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다이어트 성지로 불리는 병원 행태를 지적, 사후관리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김현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의사가 정식으로 상담하고 평가해 처방하는 것이 아닌 환자의 필요(심리·미용)에 의해서만 약을 처방하는 건 위험하다"며 "다이어트약은 정신자극제로, 환각이나 망상 등 심한 부작용을 호소할 수 있다. 약을 중단하고도 조현병 같은 정신 질환에 시달릴 수 있어 지속적인 상담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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