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쓰레기 버리고 노상방뇨"…日 '슬램덩크' 명소 주민들 뿔났다

인기 만화 '슬램덩크' 배경지로 알려진 가마쿠라고교 앞 기차 건널목이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스1

일본 국민이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난 관광객들 공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9일 일본 주간지 인터넷판 데일리신초는 일본 각지에서 관광객이 늘며 관광업계는 기쁨의 비명이 터져 나오는 반면 시민들은 크고 작은 불편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가장 먼저 언급된 사례는 만화 '슬램덩크'의 명소로 알려진 가나가와현 가마쿠라 고교 앞 역 부근 건널목이다. 해변을 따라 열차가 달리는 이곳은 관광객들로 매일매일 북새통을 이룬다.

매체에 따르면 열차가 건널목을 통과할 때를 놓치지 않고 사진을 찍으려는 관광객 중에는 차도를 가로지르는 위험한 행동을 한다.

또 건널목 앞에 정차한 차를 둘러싸고 사진에 방해되니까 빨리 비키라는 듯 창문을 두드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해당 건널목 근처 맨션에 사는 한 여성은 인터뷰에서 "한국인이나 중국인이 많은 것 같은데 매너가 너무 없다"며 "쓰레기를 그냥 버리는 것뿐 아니라 아파트 화단에 소변까지 본다. 관리인이 처음에는 주의를 줬지만 요즘에는 아예 포기한 상태"라고 토로했다.

가마쿠라시로부터 업무 위탁받아 건널목에서 관광객 관리를 하는 경비원은 "하루에 1000명 정도는 온다. '뛰어나오지 마세요', '화단에 올라가지 마세요'라고 해도 아무도 안 듣는다"고 했다.

이곳 외에도 몸살을 앓는 곳으로는 도쿄의 유명 사찰 '센소지'가 있는 아사쿠사가 꼽혔다.

아사쿠사의 한 찻집 주인은 "외국인은 늘었지만 돈을 잘 안 쓴다. 가게에서 주문할 때도 인원수만큼 주문하지 않는다"며 "촬영 금지 규칙을 어기고 무작정 사진을 찍거나 음료를 시키고 주전부리는 외부에서 가져온 것을 먹는다"고 매체에 말했다.

해당 지역 한 호텔 지배인은 "관광객이 비품을 가져간다. 구둣주걱이나 샴푸, 바디워시 병 등을 가져가지만 체크아웃 후에 뒤쫓아갈 수도 없고 그냥 '어쩔 수 없지' 하고 넘긴다"며 푸념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