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 30번 누른 어린이‥"보는 눈 없어도"
[뉴스데스크]
◀ 앵커 ▶
최근 한 무인점포의 주인이 물건을 훔치는 초등학생들의 신상을 공개해서 논란이 되고 있죠.
"너무 과한 거 아니냐?" "오죽했으면 공개했겠냐?" 이렇게 의견이 분분한 상황인데요.
CCTV나 보안 장치가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물건을 훔쳐 가는 도난 사건이 잇따르고 있지만, 반대로 점주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양심적인 손님들도 있습니다.
이지현 기자의 보도, 함께 보시겠습니다.
◀ 리포트 ▶
한 무인점포 계산대 앞에 어린이가 서 있습니다.
계산하려는 것은 유명 캐릭터 카드 60개 2상자, 5만 원 어치입니다.
신용카드를 꼽고 누른 회색 버튼.
결제가 아닌 취소 버튼이었습니다.
그리곤 카드 상자를 옷에다 감추고 태연히 가게를 떠납니다.
결제하는 척만 하고 훔쳐 간건데 점주는 어린아이라 신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이번엔 다른 어린이 두 명이 매대에서 캐릭터 카드 상자 1개를 꺼내 듭니다.
어제 도난당했던 같은 제품입니다.
보통 낱개로 팔기 때문에 상자에는 가격표가 붙어 있지 않아 결제할 수 없습니다.
[이우림/무인점포 사장] "미등록은 아예 저 키오스크에 등록 자체가 되지 않기 때문에 바코드가 나오지 않아요. 그래서 결제를 할 수가 없어요."
그런데 아이의 행동은 달랐습니다.
어제처럼 그냥 훔쳐 가는 게 아니었습니다.
아이는 개봉된 상자에 카드가 전부 몇 개 있는지 세보더니, 그중 한 개를 들고 계산대로 가 무인계산대 화면을 계속 눌렀습니다.
정확히 30번….
계산을 마친 뒤 계산에 썼던 낱개 제품도 제자리에 돌려놓습니다.
당시 이곳 점포를 함께 찾은 또 다른 친구 외에는 아무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3년 남짓 무인점포를 운영해 오면서 절도사건만 수십 건.
[이우림/무인점포 사장] "키오스크 열쇠를 아예 부러뜨리고 가져간 남녀 커플도 있었고, 마스크 눈만 내놓고 아주 그냥 장갑까지 끼고 훔쳐 가는 사람도 있었고…"
그러다 보니 CCTV를 보다 우연히 본 아이의 행동이 어쩌면 당연했지만, 너무 기특했습니다.
[이우림/무인점포 사장] "(저런 걸 보고) 어르신들도 좀 약간 부끄러움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인성이 그런 애는 앞으로 뭘 해도 잘할 것 같아요. 오면 선물 하나 주고 싶어요."
MBC뉴스 이지현입니다.
영상취재: 천교화/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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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천교화/충북
이지현 기자(jhnews1012@gmail.com)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82395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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