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대전’ 택시비 28만원, 두 여성이 먹튀한 수법

이혜진 기자 2023. 5. 1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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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에서 대전까지 이동한 후 택시비를 지불하지 않은 여성들.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여성 승객을 태우고 경북 포항에서 대전까지 3시간을 이동한 택시 기사가 요금 28만원을 받지 못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 승객들은 카드 잔액이 부족하다며 택시비를 송금해주겠다고 해놓고 택시 기사의 연락을 받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 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올라온 ‘택시비 28만원 먹튀’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이런 사연이 전해졌다.

택시기사 A씨 자녀라 밝힌 글쓴이에 따르면, A씨는 지난 8일 오후 2시 30분쯤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근처에서 여자 승객 2명을 태우고 3시간 10여 분 동안 운전해 목적지인 대전 유성구에 도착했다. 승객은 교통카드로 택시요금 28만원 결제를 시도했으나 잔액 부족으로 결제가 이뤄지지 않았고, A씨에게 “집에 가서 송금해드리겠다”며 핸드폰 번호를 알려주고 택시에서 내렸다. 그러나 이 승객들은 입금하지 않았고, 전화를 해도 받지 않았다.

A씨는 낯선 지역에서 이 승객들을 찾아보려 어두워질 때까지 돌아다니다가 늦은 밤이 돼서야 집에 돌아왔다고 한다. A씨는 결국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글쓴이는 “(승객들이) 티머니 교통카드 후불결제 된다면서 대전 유성구까지 가자고 해서 태웠는데, 카드 잔액 부족으로 오류가 떴다고 하더라”며 “승객들이 작정하고 ‘먹튀’를 한 것 같고, 잘 모르는 아버지께서 당하신 것 같다. 너무 속상하다”고 했다. 글쓴이는 블랙박스에 찍힌 승객들의 모습도 일부 모자이크를 해 공개했다.

택시 무임승차는 경범죄 처벌법상 1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다만 고의성이 입증된 무임승차의 경우 사기죄가 성립되어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대전 유성경찰서는 A씨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범인 특정은 되지 않았으며 검거하는 대로 수사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적은 금액에서 큰돈까지…수법도 가지가지

택시에서 내린 손님(노란 원)이 운전석으로 다가와 택시비를 묻고 있다./유튜브 한문철TV

무임승차로 피해를 본 택시 기사가 승객의 인상 착의를 공개하며 승객을 찾아나서는 사례가 이전에도 종종 있었다. 집에 가서 돈을 가져온다고 하고선 사라지거나, 적은 금액을 입금하는 등 수법도 갖가지였다.

지난해 5월에는 택시기사 B씨가 부산에서 창원까지 장거리 택시를 탄 뒤 돈을 가져온단 이유로 택시에서 내려 그대로 도주한 승객을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 제보했다.

당시 B씨는 부산 연산동에서 손님을 태워 1시간쯤 달려 창원의 한 지역에 도착했다. 요금은 5만7700원이 나왔다. 이 손님은 집에서 돈을 가져오겠다며 택시에서 내렸으나 돌아오지 않았다. B씨는 1시간가량 기다렸으나 손님은 돌아오지 않았다. 결국 인근 지구대에 신고한 뒤 부산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얼굴 사진까지 찍고는 그대로 달아난 사례도 있었다. 지난해 1월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서는 광명역 부근에서 강남역 5번 출구까지 20여분 이동해 택시비 2만6000원이 나왔는데, 승객이 얼굴 사진까지 찍어놓고 그래도 도망쳤다는 택시기사의 사연도 전해졌다.

지난 4월에는 택시비를 1원만 내고 서울 전역과 경기 일대를 수차례 무임승차해 온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남성은 지난해 2월부터 올해 3월까지 강남구·송파구·용산구 등 서울 전역과 의정부시·구리시·남양주시 등 경기 일대를 30회에 걸쳐 택시 무임승차 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요금을 택시기사의 계좌로 송금하는 과정에서 택시기사가 입금 알람만 듣고 송금액은 확인하지 않는 점을 노려 적은 금액을 송금하는 수법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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