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검증] "소개할 땐 내 편, 일 터지면 남의 편"‥오리발 공인중개사들
[뉴스데스크]
◀ 기자 ▶
뉴스의 현장에서 사실을 확인하는 '현장검증'입니다.
경찰의 이번 전세 사기 특별단속에서 사기 혐의로 입건된 피의자 가운데 4백여 명이 공인중개사와 중개보조원이었습니다.
공인중개사는 "임차인에게 성실하고 정확한 설명을 해야 한다"고 법에 규정돼 있지만, 적절한 설명도 없이 위험한 주택을 중개하고 사고가 나면 나 몰라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요.
최근 벌어진 대규모 전월세 사고에서 중개인들이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그 현장을 확인해 봤습니다.
◀ 리포트 ▶
16세대가 한꺼번에 경매로 넘어간 경기도 화성의 한 빌라를 찾아갔습니다.
2, 30대인 세입자들은 계약 당시 공인중개사가 선순위 보증금을 실제보다 낮게 안내했다고 입을 모읍니다.
[방재혁/세입자] "지금에 와서 이제 확인해 보니까 전세금 총 합은 12억이 아니라 16억이 이미 넘는 상황이었어요 그 당시에."
전세보증보험에 가입돼 있는 세입자는 한 명도 없는 상황.
보증보험은 집주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가입할 수 있는데도, 집주인이 반대해 계약할 수 없다고 중개인이 안내했다는 겁니다.
[피해자 B씨] "제가 (중개사에게) 보증보험 관련해서 물어봤을 때 '집주인이 싫어한다'고.."
이 빌라의 피해자 7명을 중개한 공인중개사를 찾아갔습니다.
중개인은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합니다.
[공인중개사 A씨] "(피해자들이) 날이면 날마다 쫓아오고, 전화오고. 영업 방해돼. 내가 오히려 손해배상 청구해야 할 형국이야."
세입자들에게 보증보험 가입이 안된다고 설명한 사실은 인정한 중개사.
[공인중개사 A씨] <'전세보증보험은 집주인은 싫어한다. 할 필요 없다'라고 말씀하신 적은 없는 거예요?> "했겠지. 주인이 안 된다고 했겠지."
그럼에도 책임은 다 세입자들에게 있다고 말합니다.
[공인중개사 A씨] "자기가 계약을 안 했어야지. 이 집 계약 안하면 부동산이 너 감금한다고 했냐? 죽인다고 했냐?"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수십 채가 한꺼번에 경매와 공매로 넘어간 경기도 오산의 한 아파트.
일부 세대는 계약 전 이미 소유권이 사실상 신탁회사로 넘어가 있었지만, 공인중개사로부터 아무런 안내를 받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전세보증보험은 의미가 없다고 안내받은 세입자도 있었습니다.
[공인중개사 B씨(계약 당시 녹취)] "이거는 임대인 보증보험 가입할 거냐 말 거냐 이런 거고. 의미 없어요."
하지만 문제의 공인중개사는 보증금 사고가 난 뒤 영업을 그만둔 상황.
추적 끝에 다시 개업한 충남 천안의 사무실로 찾아갔습니다.
[공인중개사 B씨] <경매 넘어간 것 때문에 취재하고 있는데> "그것 때문에 왜‥ 여기까지‥ 저한테."
보증보험 얘기를 꺼내자 아무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중개사.
[공인중개사 B씨] <보증보험 가입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씀하신 적이 없다는 거예요?> "전혀 기억이 안 나죠."
일부 세입자에게 주택의 신탁 사실을 알리지 않은 사실은 인정합니다.
[공인중개사 B씨] <이미 계약하기 전에 신탁이 걸려있더라고요.> "월세 계약도 두 개인가는 저희가 모르고 했고. 계약하고 났는데 이제 그걸 안 거예요."
하지만 역시 책임은 모두 세입자에게 돌립니다.
[공인중개사 B씨] "당사자들한테 책임이 있는 거예요. 그렇게 대출이 많고 불안하면 하지 말았어야죠."
인천 부평구에서 보증금 사고를 일으킨 한 중개업소는 자취를 감춘 채 사무실은 정육점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 혹시 부동산 있던 거 맞나요?>"네, 네."
하지만 중개인의 과실을 입증할 책임은 전적으로 피해자에게 있는 게 현실입니다.
공인중개사협회도 이런 부적절한 중개행위를 직접 단속할 권한이 없습니다.
중개사들에 대한 관리 감독 체계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세입자들의 피해는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화성 전세 피해자] "도대체 나는 왜 중개수수료를 내서 부동산을 통해서 계약을 했나..."
현장검증, 남효정입니다.
영상취재: 박주영 김준형 / 자료조사: 이연수 / 영상편집: 류다예
[반론보도] 〈[현장검증] "소개할 땐 내편, 일 터지면 남의 편"‥오리발 공인중개사들'〉 관련 본 방송은 지난 5월 10일 MBC 뉴스데스크 프로그램에서 [현장검증] <"소개할 땐 내편, 일 터지면 남의 편".. 오리발 공인중개사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기사에 언급된 공인중개사 A씨는 "보도 당시 본인은 전세사기 혐의로 입건된 피의자가 아니었고, 전세계약 체결 과정에서 어떠한 하자 없이 중개인의 의무를 다했으며,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도 임차인들의 입장에서 최선을 다했다."라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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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박주영 김준형 / 영상편집: 류다예
남효정 기자(hjhj@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82390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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