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령 현역 배우 이순재, '리어왕'으로 기네스북 신청한다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리어왕' 공연이 끝나면 셰익스피어 연극의 기네스북에 최고령 배우 기록을 신청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연기 인생 68년의 최고령 현역 배우 이순재가 연극 '리어왕'으로 셰익스피어 공연의 기네스북 등재에 도전한다.
윤완석 관악극회 대표는 10일 서울 마포구 SNU장학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순재 배우는 한국 연극 사상 최고령 현역 배우다. 한국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드물다"며 이같이 밝혔다.
"셰익스피어 연극의 기네스 기록 중 '리어왕'은 23세의 영국 배우가 최연소로 올라와 있어요. 최고령 배우는 80세 정도죠. 이안 맥켈런이 80세였고, 앤서니 홉킨스도 비슷한 나이에요. 이순재 배우는 89세니까 셰익스피어 공연 사상 최고령이자 가장 원숙한 배우죠. 기네스북에서 받아들일 거로 여겨지는데, 획기적인 일이 될 거예요."
이에 이순재는 "나이가 많다는 것일 뿐,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제대로 하는 게 중요하다. 지금 그렇다고 하긴 어려운데,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순재의 '리어왕'이 2년 만에 돌아왔다. 오는 6월1일부터 18일까지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의 LG시그니처홀에서 공연한다.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수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이순재는 절대 권력을 가진 왕이었지만 간교한 아첨에 넘어가 미치광이 노인으로 전락하는 '리어왕'을 맡아 200여분간 열연한다.
이순재는 "2년 전에 원전 버전 그대로 '리어왕'을 올렸는데, 당시 걱정이 많았다. 그래도 관객들이 많이 찾아와주고 성원해줬다"며 "지난 공연에서 놓치거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제대로 해보자고 다시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전은 한 번하고, 두 번, 세 번할 때 다르다. 그 경험을 쌓을수록 숨어있는 문학성과 철학성을 찾아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셰익스피어 작품은 배우들의 대사를 통해 정확히 전달돼야 의미가 있어요. 그 속에 독백, 방백, 대화가 다양하게 섞여 있죠. 대사는 문학적이고 철학적이며 비유법, 상징법, 풍자 등 모든 것이 들어있어요. 보통은 내용이 방대해 이를 자르고 이야기 중심으로 전달하게 되는데, 그건 셰익스피어 작품의 문학적 진수를 제대로 전달할 수 없죠. 우리말을 적절히 살려가며 단어 하나하나를 정확하게 전하는 게 우리 몫이죠."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이 작품을 만나 달라진 점이 있을까. 이순재는 셰익스피어가 당시 사회 계급 구조에서 백성들에 대한 연민을 갖고 쓴 작품이라는 점이 이번에 더 와닿았다고 했다.
"대사 중에 '내가 그대들에게 너무 무관심했구나 부자들은 가난한 자들의 고통을 느껴봐라'는 내용이 있어요. 이 부분을 좀 더 보완해서 살려내려고 했어요. '한여름밤의 꿈'에서도 리더의 '여민동락(與民同樂·임금이 백성과 함께 즐김)'을 강조한 내용이 있죠."
이번 공연은 아흔에 다다른 이순재의 마지막 '리어왕'이 될 거라고도 말한다. 셰익스피어 작품을 많이 못해봤다고 이전에 밝혔던 그는 "주역을 제대로 맡은 건 이 작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 나이로 봤을 때 거의 마지막"이라며 "대사를 깜박 잊어버리면 막을 내려야 할 위기다. 대역이 없다"고 너스레도 떨었다.
"(방대한 양에) 대사 외우기가 쉽지 않아요. 더블 캐스트로 한다면 할 수도 있겠지만, 체력이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있어요. 그래서 이 정도로 끝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해요. 앞으로 후배 배우들이 더 멋있는 '리어왕'을 표현해낼 거예요. 크게 기대하고 있죠."
이번 공연의 연출을 새롭게 맡은 김시번 연출가는 무대와 대사 등을 보완했다고 전했다. 그는 "비극의 최고봉은 '리어왕'이라는 걸 다시 느낄 수 있었다"고 했다.
"리어가 브리튼을 다스리는 시대는 기원전 8세기로, 고대에요. 의상이나 소도구 등을 시대 배경에 맞게 고대 분위기로 구현했어요. 이번 '리어왕'의 큰 특징이죠. 또 대사가 중심이 되는 극인 만큼 쉽게 잘 들릴 수 있도록 어휘를 다듬고 손질했어요. 전투 장면도 여러 번 등장하는데 스펙터클하게 준비하고 있죠."
소유진, 이연희 등이 출연했던 지난 공연과 비교해 젊은 배우들은 상당수 바뀌었다. 당시 첫째 딸 고너릴 역을 맡았던 지주연은 셋째 딸 코딜리아 역으로 배역이 바뀌었고, 권민중이 고너릴 역으로 새롭게 나선다. 글로스터 백작 역은 최종률, 충신 켄트 백작 역은 박용수 등이 그대로 연기한다. 지난 공연 땐 코딜리아와 광대 역을 1인2역으로 이연희가 연기했지만, 이번엔 분리했고 광대 역을 길지혁이 맡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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