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중독자 남편과 아이 분리하고파"… 이혼 후 면접교섭 제한될까

자녀를 위해 마약에 중독된 남편과의 면접 교섭을 제한하고 싶다는 여성의 사연이 알려졌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사진=이미지투데이

마약 중독자인 남편과 이혼한 뒤 자녀를 위해 면접 교섭을 제한하고 싶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9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온화하던 남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폭력적으로 변했다는 A씨의 이야기가 소개됐다.

A씨는 "자영업자인 남편은 코로나19로 매출이 급격히 떨어지자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괴로워했다"며 "온화하던 남편이 폭력적인 성향을 보인 건 그때부터"라고 운을 뗐다. 이어 "남편은 수면제를 먹어야 잠들 수 있었다"며 "(남편의) 체중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치아가 상했으며 급기야 종일 몸을 긁어 상처·염증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당시 시청했던 드라마의 약물 중독자 캐릭터를 보고 "남편의 증상과 똑같았다"고 전했다. A씨의 남편은 필로폰인 메스암페타민에 중독됐고 이미 경찰 조사가 시작돼 변호사를 선임한 상태였다.

결국 이혼 소송을 제기한 A씨는 "남편이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 같아 면접 교섭을 제한하고 아이의 성·본을 제 성·본으로 변경하고 싶은데 가능하냐"고 질문했다.

이 같은 사연을 들은 이명인 변호사는 "민법상 '자녀를 직접 양육하지 않는 부모의 일방과 자녀는 상호 면접 교섭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고 면접 교섭권을 규정한다"며 "가정법원은 자녀 복리를 위해 필요한 때에는 당사자의 청구 또는 직권으로 면접 교섭을 제한·배제·변경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고 답했다. 면접 교섭 배제의 기준은 미성년 자녀의 복리라는 설명이다.

이 변호사는 "법원은 면접 교섭의 시기·장소·방법 등을 제한하는 등 방식으로 자녀의 성장과 복지에 가장 도움이 되고 적합한 방향으로 면접 교섭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며 "이러한 고려 없이 막연한 우려만으로 면접 교섭 자체를 배제하는 데는 신중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자녀의 성·본을 A씨의 성·본으로 변경하는 것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자녀는 부의 성·본을 따르지만 민법상 자녀의 복리를 위해 성·본을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는 모 또는 자녀의 청구로 가정법원의 허가를 받아 이를 변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서진주 기자 jinju31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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