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日 '워싱턴 선언' 참여 가능성에 "3각 공조 강화, 타죽는 신세될 것"

"워싱턴 선언에 발 담그려는 일본의 기도는 美 배후 조종에 따른 것"
'日 참여 가능성' 언급한 尹 대통령에도 "美 속심 대변한 것"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5.7/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북한은 10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방한으로 한미일 3각 군사공조 체계가 강화될 것으로 보이자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일본이 한미 정상회담 결과로 도출된 '워싱턴 선언'에 참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간과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북한 외무성은 이날 김설화 일본연구소 연구원 명의 글에서 지난 7일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한 기시다 총리의 행보를 두고 "일본이 현실을 외면하고 미국의 3각 군사공조체제 구축에 한사코 매어 달린다면 동북아시아 지역을 불안정에 몰아넣고 종당에는 불바다로 만들어 그 속에서 스스로 타죽는 신세가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외무성은 "미국과 남조선(남한) 집권자들이 고안해낸 극악한 대조선(대북) 적대정책의 집약적 산물인 '워싱턴 선언'에 일본이 발을 잠그려는 기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라며 "미국이라면 덮어놓고 맹신하고 있는 일본의 이러한 행태가 상전의 적극적인 배후조종에 따른 것이라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며 간과할 수도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워싱턴 선언이 "조선반도(한반도)와 동북아시아 지역은 물론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엄중히 위협하는 가장 노골적인 핵 대결 각본"이라면서 "일본은 미국과 남조선의 핵 공조 책동에 합세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심사숙고하여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이 '워싱턴 선언'으로 만든 핵협의그룹(NCG)에 일본의 참여를 배제하지 않는다고 한 데 대해서도 "일본, 남조선과의 '3자 확장억제협의체'를 조작하여 동북아시아 지역에 미국 주도의 '핵 군사동맹' 체제를 수립하려는 미국의 속심을 대변한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진정으로 열도의 안전을 원한다면 대미굴종이라는 숙명에서 벗어나 이웃나라들과의 안정관계 유지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것이 현명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북한 외무성의 이번 입장은 지난 7일 한일 정상회담 이후 사흘 만에 나온 북한 당국의 공식 입장으로 볼 수 있다. 다만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직접 입장을 발표했던 한미 정상회담보다는 다소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sseo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