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료 뛰었는데 라이더 몫 9년째 동결… 플랫폼 수수료 논란

조희연 2023. 5. 10.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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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전모(28)씨는 최근 배달 주문 플랫폼인 배달의민족(배민)의 라이더들이 받는 기본배달료가 3000원이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

배민 라이더들이 지난 9년 동안 동결돼 있던 '기본배달료' 인상을 요구하는 가운데 현행 배달요금 체계가 논란이 되고 있다.

배민 측은 기본배달료 3000원이 '기본요금'일 뿐이며 기상 할증이나 거리 할증 방식으로 라이더에게 추가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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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더유니온 “기본 요금 3000원
최저시급 안 돼 장시간 노동 노출”
배달 노동자 오토바이 시위 행진
시민들 “라이더 배달료 이해 안 가”
소비자·자영업 요금 인상 우려도
배민 “기상할증 등 수당 더 지급
배달료 중 서비스 관리에도 사용”

직장인 전모(28)씨는 최근 배달 주문 플랫폼인 배달의민족(배민)의 라이더들이 받는 기본배달료가 3000원이라는 말에 깜짝 놀랐다. 전씨는 “배달 소요시간이 건당 30분이라고 가정하면 시간당 6000원을 받는 건데, 최저시급도 안 되지 않냐”며 “최저시급 수준으로 배달요금이 올라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배민 라이더들이 지난 9년 동안 동결돼 있던 ‘기본배달료’ 인상을 요구하는 가운데 현행 배달요금 체계가 논란이 되고 있다. 시민들은 그동안 배달요금이 치솟았지만 라이더의 배달료는 오르지 않았다는 데 의아하다면서도 라이더의 배달료 인상이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될까 우려하고 있다.
10일 여의도 산업은행 인근에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 관계자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 소속 배달노동자 200명은 생활임금 보장 등을 촉구하며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용산 대통령실 앞까지 오토바이 행진을 진행했다. 배민 조합원은 이날 하루 파업하며 행진에 동참했다. 라이더유니온은 “라이더의 기본배달료는 사실상 10년 넘게 3000원으로 동결돼 있다”며 “라이더는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입을 벌충하기 위해 장시간 노동을 하거나 속도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규탄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배달 종사자 1200명을 조사한 결과 배달종사자는 월평균 약 25.3일을 일하며 약 381만원을 벌어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보험료와 렌탈료 등으로 지출하는 95만원을 제외하면 순수입은 약 286만원에 그친다.

시민들은 최저임금 인상률이나 소비자와 자영업자가 부담한 배달요금이 인상된 점을 고려할 때 9년간 기본배달료가 오르지 않은 점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직장인 오모(29)씨는 “배달의민족 플랫폼이 생긴 초반에는 배달비가 1000원 정도였던 것 같은데 지금은 3000원씩 내고 있다”며 “요즘은 배달료가 너무 올라서 그냥 배달을 잘 안 시키게 되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달비는 계속 올랐는데 라이더가 받는 돈은 왜 그대로인지 이해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라이더 요구대로 배달요금이 인상될 경우 소비자와 자영업자가 부담하는 요금도 따라 오를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적잖다. 18년째 분식집을 운영하는 조희숙(63)씨는 “배달기사 요금을 올리긴 해야겠지만, 자영업자 수수료까지 올라간다면 가격이 부담돼 배달 플랫폼을 사용하지 않을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서울 시내 배민 배달요금은 통상 3000∼4000원으로 책정됐다. 단건배달을 하는 배민1은 4000∼5310원 수준이며, 배민과 배민1 모두 거리구간에 따라 최고 8000원대까지 올랐다. 자영업자가 부담하는 배달요금까지 더해지면 배민이 배달요금으로 받는 금액은 더 늘어난다.
10일 서울 국회 인근에서 배달노동자들이 배달라이더 자격제 시행, 생활임금 보장 등을 촉구하며 오토바이 행진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민 측은 기본배달료 3000원이 ‘기본요금’일 뿐이며 기상 할증이나 거리 할증 방식으로 라이더에게 추가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배민 라이더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우아한청년들 관계자는 “각종 프로모션으로 라이더 수고를 반영하고 있다”며 “우천시에는 1500원을 추가로 지급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배민은 소비자와 자영업자가 지불한 배달요금 중 라이더에게 지급되지 않은 요금 또한 플랫폼의 수익보다는 배달서비스 관리에 사용된다고 강조한다.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달비는 배달 수요와 라이더 공급에 따라 변동성이 심하다”면서 “(라이더 지급 비용 외 요금은) 안정적인 배달 시장을 만들고 라이더 관제센터 등 전반적인 배달서비스 운영을 위한 경비로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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