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히고 싶다" 했지만… 책방 열며 보폭 넓히는 문재인 전 대통령,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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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함께 자연인으로 돌아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전임' 딱지를 단 지도 10일로 1년이 됐다.
문 전 대통령은 평소 "잊힌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밝혀 왔고 실제로도 정치 사안에 침묵하고 있지만, 최근의 행보를 보면 마음이 바뀐 것 아닌가 하는 의문도 종종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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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1주년 맞아 일제히 평산마을 방문
다큐 개봉하고 5·18 묘지 참배 등 공개활동
“대통령 업무에 전력을 다하고, 끝나면 그냥 잊힌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다.”
2020년 1월 14일 신년 기자회견
윤석열 대통령 취임과 함께 자연인으로 돌아간 문재인 전 대통령이 ‘전임’ 딱지를 단 지도 10일로 1년이 됐다. 문 전 대통령은 평소 “잊힌 사람으로 남고 싶다”고 밝혀 왔고 실제로도 정치 사안에 침묵하고 있지만, 최근의 행보를 보면 마음이 바뀐 것 아닌가 하는 의문도 종종 제기된다. 그는 최근 책방을 열고 본인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에도 출연하는가 하면, 퇴임 1년을 맞아서는 친문재인계가 총집결하는 모양새도 굳이 마다하지 않았다.
1년 맞춰 문 연 책방… 다큐도 개봉
이날 경남 양산 평산마을 책방은 문 전 대통령 지지자들과 야권 정치인들로 북적였다.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단체로 방문했고, 노영민·임종석 전 비서실장, 유은혜 전 부총리, 강경화 전 외교부 장관 등 전 정부 장관, 비서실장, 수석 25명가량이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책방 안에는 당초 11일 개봉 예정이었다가 이날로 개봉 날짜를 하루 앞당긴 영화 ‘문재인입니다’ 포스터가 걸려 있고, 매대에는 문 전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소개했던 책 등이 놓여 있었다. 지지자 50여 명은 책방 앞에서 퇴임 1주년 행사를 진행했다. 이진석 전 국정상황실장은 "단체로 오자고 해서 온 건 아니고, 퇴임 1년인데 그냥 지나가기 아쉬워 왔다"고 말했다. 정치적 세 과시는 아니라는 취지다.
당 고비 때마다 소환… SNS 정치도
이런 해명에도 불구하고 40%대 지지율로 퇴임한 문 전 대통령은 정치권에서 주목의 대상이다. 민주당의 정치적 고비 때마다 소환될 정도로 정치적 상징성과 당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 대표만 해도 벌써 세 차례 문 전 대통령을 찾아 내부 결집을 꾀했다. 연초 검찰 출석을 앞두고 방문했을 때는 “이 대표를 중심으로 혼연일체로 하나가 돼야 한다”는 문 전 대통령 덕담을 무기 삼아 위기를 넘겼다.
다만 이때까지만 해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정치권 논쟁에 소환되는 모습에 가까웠다. SNS 서평 등을 통해 메시지를 내는 것이 최대치였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 이후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박용진 의원이 양산을 찾은 뒤 세상에 전한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되자, 문 전 대통령은 “당분간 정치인을 만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가 지난달 26일 책방을 열고, 퇴임 1년을 맞아 대거 정치인들을 책방에 맞아들였다. 여권에서는 문 전 대통령이 총선을 앞두고 사전 몸풀기를 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문 전 대통령이 17일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는 것도 예사롭지 않다. 정치적 의사 표명도 점점 과감해지고 있다. 앞서 공개된 영화 인터뷰 영상에서는 “5년간 이룬 성취가 무너지는 모습을 보며 허망한 생각이 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총선 역할론?… "전 대통령도 역할해야"
활동폭을 넓히는 문 전 대통령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친문계 수도권 의원은 “과거에는 현직 대통령이 전임자를 초청해 의논을 하기도 했다”며 “책방을 계기로 전직 대통령도 사회활동에 나설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카터 전 대통령이 퇴임 후 더 사랑받는 대통령이 됐듯이 전직 대통령의 사회활동이나 정치활동을 당연히 열어 둬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문 전 대통령이) 먼저 나서지는 않겠지만, (역할론) 흐름이 생긴다면 올라탈 수도 있다"면서도 "민주당에서 필요한 것은 혁신, 쇄신인데, 거꾸로 과거가 된 전직 대통령이 소환되는 게 선거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양산 =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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