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나이에 놀고, 쉴 나이에 일하고…거꾸로 가는 한국

반도체 수출 부진, 고용에 영향
노인 취업 늘고 청년·40대 줄어

[사진=연합뉴스]

지난 4월 제조업 취업자 수가 2년 4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43만2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35만4000명 증가했다. 3월(46만9000명)과 비교하면 둔화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2.7%로 1년 전보다 0.6%포인트 올랐다. 실업자 수는 80만4000명으로 5만9000명 줄었고, 실업률도 0.2%포인트 내린 2.8%로 집계됐다.

하지만 한국의 주력 산업인 제조업 고용은 악화일로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442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9만7000명 줄어들며 4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감소 폭은 11만명이 줄어든 2020년 12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제조업 일자리 감소는 상당 부분 반도체 수출 부진으로 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반도체 등 전자부품 제조업에서 (취업자 수가)감소하고 있다”며 “수출 감소와 연관이 있어서 이 부분이 회복되지 않으면 영향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도체가 경기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한 만큼 반도체 수출이 지속적으로 악화할 경우 고용 침체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생산성을 견인하는 20~30대 청년과 40대에서 취업자가 감소한다는 사실도 고용 침체 우려를 키우는 요소로 꼽힌다. 지난달 취업자 수 자체는 늘었지만 고령층 일자리 증가분을 빼면 마이너스다. 지난달 60세 이상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4만2000명 증가했다. 60대 이상을 제외하면 취업자 수는 8만8000명 줄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15~29세 취업자는 13만7000명, 40대 취업자는 2만2000명 감소했다. 특히 15~29세 취업자는 2021년 2월 14만2000명 감소한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냈다. 40대 취업자 역시 10개월 연속 줄었다.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는 이날 일자리전담반(TF) 5차 회의를 열고 스타트업 기업의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지급 기준을 개선하는 등 청년의 체감도가 높은 일자리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