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억 달러… 1분기 경상수지 17년 만에 최대 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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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대외 거래에서 거둬들인 경제 실적을 나타내는 지표인 경상수지가 올해 1분기(1~3월) 중 44억달러가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1분기 기준으로 경상수지를 보면, 지난해 148억8천만달러 흑자에서 올해는 44억6천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1분기 기준으로 2001년 이후 한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는 서비스수지도 지난해 1분기 5억7천만달러 적자에서 올해는 72억달러 적자로 1년 새 적자폭이 12.6배나 커졌다.
올해 1분기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이면서 연간 200억달러대 흑자 달성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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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부진 배당이 메워주고 있으나
연간 200억달러대 흑자 달성 불투명
우리나라가 대외 거래에서 거둬들인 경제 실적을 나타내는 지표인 경상수지가 올해 1분기(1~3월) 중 44억달러가 넘는 적자를 기록했다. 수출액과 수입액의 차이를 보여주는 상품수지에서 사상 최대의 적자가 발생한 영향이 컸다. 2분기 이후 수출 회복 없이는 정부와 한국은행이 예상하는 올해 연간 200억달러대 경상수지 흑자 달성은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은이 10일 발표한 ‘2023년 3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3월 경상수지는 2억7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올해 1월부터 2개월째 이어간 적자 행진을 가까스로 벗어났다.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전달보다 소폭 줄어들고, 본원소득수지가 국내 기업의 국외 출자회사 배당금 유입을 중심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배 이상 많은 36억5천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해 경상수지를 방어했다.
하지만 1분기 기준으로 경상수지를 보면, 지난해 148억8천만달러 흑자에서 올해는 44억6천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1분기 기준으로는 2006년(-49억5천만달러) 이후 17년 만에 최대 적자다. 상품수지의 급격한 악화가 두드러진다. 1분기 중 수출이 대폭 감소하면서 상품수지에서만 무려 97억4천만달러 적자를 냈다. 이는 한은이 1980년 국제수지 통계 편제를 낸 이후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적자다. 1분기 기준으로 2001년 이후 한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는 서비스수지도 지난해 1분기 5억7천만달러 적자에서 올해는 72억달러 적자로 1년 새 적자폭이 12.6배나 커졌다.
임금·배당·이자소득 유출입 흐름을 반영하는 본원소득수지는 선방해, 1분기에 역대 최대인 133억1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배당소득수지가 113억3천만달러흑자로, 전체 본원소득수지 흑자의 85%를 차지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올해 1월부터 국외 현지법인에서 들어오는 배당 수익에 대해 법인세 감면 혜택을 시행하면서 큰 폭의 본원소득수지 흑자 효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경상수지를 방어하고 있는 본원소득수지는 앞으로 4월 실적이 어떻게 나오는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매년 4월에는 국내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금 지급이 집중돼 본원소득수지 적자 가능성이 커진다. 본원소득수지마저 적자로 돌아서면 4월 경상수지는 또다시 고꾸라질 수 있다. 이에 대해 한은은 최근 국외 현지법인에서 들어오는 배당 수익이 늘어나고 있는 부분이 4월 배당금 유출 증가와 상쇄돼 본원소득수지 적자폭이 다소 줄어들 가능성을 기대하는 모습이다.
올해 1분기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이면서 연간 200억달러대 흑자 달성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정부와 한은은 하반기 수출 회복에 따른 상품수지 개선을 전제로 올해 각각 210억달러, 260억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1분기까지 실적이나 4월 이후 수출입 동향과 전망 등을 고려하면 200억달러대 흑자 달성은 어려워 보인다. 만약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200억달러선 아래로 떨어지면 2011년 166억4천만달러에 이어 12년 만이다. 국내 기관들 중에는 경상수지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9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연말까지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183억달러로 예상했다. 지난해 12월에 제시한 326억달러 흑자에서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이다. 앞서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이달 초 기존 275억달러 경상수지 흑자 전망치를 160억달러로 줄인 바 있다.
송민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출이 부진한 상황에서 수입액이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경우 경상수지 악화와 거시경제의 취약성 누적을 피할 수 없다”며 “수출 촉진과 함께 원자재 등 수입 수요의 조정도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순빈 선임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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