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복의 백세시대 음식보감] 장수식품 토마토의 재발견
근래 특정 품종 토마토에서 구토와 복통을 유발하는 성분이 검출돼 소비가 크게 줄었다. 쓴맛을 내는 리코페로사이드 C라는 성분 함량이 다른 토마토보다 50배 가까이 많은 게 원인이었다. 논란이 되자 모두 폐기됐지만 토마토 수요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가격도 급락했다고 한다. 장수식품인 토마토가 찬 밥 신세가 됐다.
가짓과에 속하는 일년생 반덩굴성 식물열매인 토마토는 남미 페루가 원산지다. 16세기 초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한 즈음 유럽으로 건너가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재배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토마토를 처음에는 관상용으로 심었으나 차츰 영양가가 밝혀지면서 밭에 재배하여 대중화되었다. 요즘은 비닐하우스 재배에도 성공하여 일년 내내 먹을 수 있다.
정열적인 색깔인 붉은색 때문에 최음 효과가 있다고 생각됐는지 영국이나 프랑스에서는 토마토를 '사랑의 사과'라고 부를 정도다. 미국에서는 정력을 상징하는 동물로 비유해서 '늑대의 사과'라고 불리우고 있다고 한다. 독일에서는 '에덴의 사과는 사실 토마토였다'라는 설까지 있다고 한다.
토마토가 과일이냐 채소냐 하는 시비가 한때 미국의 연방 최고재판소에서 정부와 업자 사이에 있었다. 대법원은 토마토를 채소라고 판결을 내렸다. 어찌됐든 토마토는 과일과 채소의 두 가지 특성을 갖추고 있다. 비타민과 무기질 공급원으로 아주 우수한 식품이다.
한방에서는 토마토를 '번가(蕃茄)'라고 부르며, 달면서도 약간 신맛이 있고 찬 성질이 있어 갈증을 멎게 하거나 소화를 돕는다고 설명한다. 토마토의 붉은색은 혈액과 심장을 연상시키는데, 한의학에서도 붉은색은 심장을 의미한다.
최근 하버드대학 하워드 세소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토마토를 자주 먹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심혈관 질환이 30%나 낮게 나타났다. 심혈관질환과 비만 등의 성인병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야채라고 하겠다.
근래 토마토는 뛰어난 약리작용으로 수많은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비타민 A, C, K 등이 풍부하여 여드름 억제 등 피부에 좋다. 특히 토마토의 붉은 색깔에 들어 있는 '라이코펜(lycopene)' 성분은 강한 항산화작용을 해 세포 노화나 피로에 상당한 효과가 있음이 입증된 바 있다.
아울러 강력한 항암효과를 가져 토마토를 많이 먹는 그룹의 사람들이 소화기 계통의 암(구강암 식도암 위암 대장암)에 걸릴 확률이 정상인에 비해서 6%나 낮음이 확인됐다. 미국 국립 암연구소의 연구에서도 토마토가 남성의 전립선암이나 여성의 유방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증명됐다.
토마토는 저칼로리 식품이라 포만감을 얻을 수 있다. 반면 많이 먹어도 칼로리가 높지 않아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과채로 유명하다. 생으로 먹기도 하고 구워서 먹기도 한다. 토마토를 몇 조각으로 썰어서 그릴에 구워 먹으면 토마토의 풋내가 없어지고 단맛이 진해져 먹기가 좋을뿐더러 토마토의 찬 성질이 감소하므로 위장장애도 줄어들어 많이 먹을 수 있다. 또 섬유질이 풍부해 변비에도 효과적이다.
삶아서 먹어도 마찬가지 효과가 있다. 꼭지를 떼어낸 토마토를 썰어서 약간의 소금을 넣고 약한 불에 저어가며 부피의 약 70%가 될 때까지 졸여서 먹는다. 다행히 토마토는 굽거나 삶더라도 유효성분의 파괴가 적다. 기름에 섞어서 조리하면 토마토에 다량 함유돼 있는 베타카로틴 같은 지용성 성분의 흡수를 도와준다.
잘 익은 토마토를 껍질을 벗기고 으깨면서 체에 받쳐 졸인 것을 '토마토 퓨레'라고 한다. 토마토 퓨레에 소금과 향신료, 설탕, 식초를 가한 것이 '토마토 소스'이다. 소스를 보다 더 농축시켜 단맛을 낸 것이 '토마토 케첩'이다.
토마토는 다이어트와 미용에 좋아 여성들에게 사랑받는다. 하지만 라이코펜 성분이 전립선 기능과 숙취 해소에 도움을 주므로 남성들에게도 좋은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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