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태-배현진 '빈곤포르노' 설전…"무식" vs "앵벌이" 난타전(종합)

임종명 기자 2023. 5. 10.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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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배현진, 민주 의원들 '가난마케팅' 지적
장경태, '무식해…뭔지 모르나" 반박
이틀째 이어진 공방…배현진 "정치앵벌이"
장경태 재반박…김건희 빈곤 포르노 인정하나

[서울=뉴시스]'빈곤 포르노'를 놓고 이틀째 SNS설전을 벌이고 있는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사진 = 뉴시스DB) 2023.05.10.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전날부터 10일까지 이틀째 이른바 '빈곤 포르노'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두 의원은 이 과정에서 서로 '무식하다'거나 '앵벌이' 등 과격한 표현까지 동원해 난타전을 벌였다.

선공은 배 의원이었다. 배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박주민·김남국·장경태 의원이 거론된 '민주당의 가난 마케팅'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이를 '빈곤 포르노'라고 지칭했다.

배 의원은 "빈곤 포르노의 표상이 무엇인지 정치권이 몸소 보여주고 싶었던 것인지. 국민 누군가의 상실감을 후벼파는 정치판의 몹쓸 위선이다. 기사를 읽다가 쓴웃음이 나온다"며 "가난은 숨길래야 숨길 수 없는 것이라 한다. 가난의 실체에 맞닥뜨려본 사람들, 더구나 그 늪에서 헤어나올 빛이 너무나 막막하게 보이지 않는 이들에게는
살아 숨쉬는 의미를 잊게 할만큼 파괴적이고 치명적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가난은 자랑할 만한 것이 아닙니다. 말 그대로 고난"이라며 "우리 정치는 다른 이의 고난과 아픔을 흉내내 국회의원 생명연장을 기도하는 천박한 길이 아니라 그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노력과 보상이 온전한 '정당한 성취'의 길을 만들어가야만 한다"고 보탰다.

그러자 장 의원이 반격했다. 장 의원은 "무식한 배현진 의원, 빈곤 포르노가 뭔지도 모르나. 김건희 여사가 본인이 가난하다고 했나. 아동의 가난과 질병을 이용해서 지적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빈곤 포르노 잘 모르면 보좌진이 써준 것이라고 답변하려나. 당에서도 가짜보수 색출한다던데, 이준석 전 대표도 방송출연 권장하지 않았나. 배현진 의원이 토론에 나오는 모습을 기대한다"고 꼬집었다.

두 의원의 설전은 이날까지 이어졌다.

배 의원은 이날 오전 9시12분 글을 올려 "장경태 의원이 무식을 뽐내며 막말했던데 가난하지 않은 자들이 티비 등 여러 매체에 나와 가난을 거짓으로 팔면서 정치적·금전적 후원 등을 유도하면? 빈곤 포르노 맞다"고 반박했다.

이어 전공까지 언급하며 "신문방송학 전공자인 제가 더 쉽게 설명해드려야하나. 장 의원 이해 수준에 맞게 처음부터 '정치 앵벌이'라고 쓸 걸 그랬다. 반성하고 자중하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가난 마케팅' 관련 기사 링크와 '빈곤 포르노'의 사전적 정의가 담긴 사진과 사전 주소도 공유했다.

이날 대구·경남 양산 현장일정을 소화한 장 의원은 오후 1시께가 되어 반격의 글을 올렸다.

장 의원은 배 의원의 주장을 대통령실이 본인을 명예훼손으로 고발한 논리를 깨는 근거로 활용했다.

장 의원은 우선 "무식을 자랑하는 배현진 의원, 친절히 두 가지를 알려드리겠다"며 "빈곤 포르노를 단순 검색으로만 찾아보니 무식하다는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빈곤 포르노는 영어로는 'Poverty-porn' 또는 'Poverty pornography'로 불리고 사전, 논문, 언론에서 이미 널리 사용 중인 용어다. 유어딕셔너리(YourDictionary) 사전에는 '동정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가난한 사람들을 텔레비전과 사진 등 미디어에 이용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플르스와 스튜어트 논문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을 관음증적 목적으로 착취하고, 사람을 무기력하고 수동적인 대상으로 묘사하는 최악의 이미지를 설명하는 단어'라고 빈곤 포르노를 정의하고 있고, 이안 스마일리의 책은 빈곤포르노를 '굶주린 아기와 감정적인 이미지를 사용해 죄책감을 느끼는 대중에게 기부를 유도하는 행위'라고 설명했다. 이는 629회에나 학자들에 의해 인용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장 의원은 "본인이 정의하는 빈곤포르노가 여기에 부합하나. 본인이 올린 사전 링크에도 자세한 설명이 있다. 독해 능력이 떨어져서 이해가 안 되나"라고 비꼬았다.

또 장 의원은 "국민의힘은 김건희 여사에 '빈곤 포르노'라고 지적할 때 포르노에 초점을 두고 성적 단어라며 무지한 공격들을 했다. 이제 '빈곤 포르노'를 아무데나 갖다 붙이는 건 본인들 스스로 빈곤 포르노가 성적 단어가 아니며, 김건희 리스크에 물타기 했다는 걸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배현진 의원의 근거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는 빈곤포르노가 맞다는 건가. 어서 대통령실에 틀렸다고 취하하라고 알려줘라. 그리고, 제발 반성들 하라"고 보탰다.

장 의원이 '빈곤 포르노'라는 단어를 처음 쓴 것은 윤석열 대통령 부부의 캄보디아 순방 때다. 당시 김건희 여사가 비공개 일정으로 심장병 환아의 자택을 방문했었는데 당시 촬영물을 두고 '빈곤 포르노'라고 지적한 것이다.

이어 논란은 현장 조명 사용 여부로 이어졌고 양측 진영에서 갑론을박이 빚어졌다. 결국 대통령실은 지난해 11월 "장 최고위원이 (김 여사의) 캄보디아 심장병 아동 방문 사진에 대해 '최소 2∼3개의 조명 등 현장 스튜디오를 동원한 콘셉트 촬영'이라고 허위 발언을 했고 가짜뉴스를 SNS에 게시했다"며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장 의원의 SNS글 게재 이후 다시 배 의원이 나섰다.

배 의원은 '내로남불이 상수인 이유'라는 제목으로 "머리로 배운 도덕적 선민의식과 몸에 익어버린 위선적 실존 사이에서 허우적거리는 장경태 등 몇몇 민주당 의원들의
현실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이어 "자당의 건전한 논의조차 무색하게 만들어버리는 무식한 행태 뒤에 염치라도 느껴야할텐데, 바라 무엇할까. 빈곤 포르노가 무엇인지 질척이다가 무엇인지도 잘 알지도 못 하면서 어데서 주워 듣고 휘황찬란하게 써 보려다 망신을 자초한 일이 벌써 한 두번도 아니다"라며 해시태그로 '#가난마케팅', '#뭘잘했다고' 등을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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