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이 살렸지만… 상품·서비스 부진에 경상수지 전망 암울 [경상수지 석달 만에 흑자전환]
1분기 전체 44억6000만弗 적자
서비스수지 11개월째 마이너스
한은, 이달 경상수지 하향 예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상수지를 160억달러 흑자로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한 가운데 한국은행 또한 이달 경상수지 전망 하향 조정을 시사했다.
■배당으로 석달 연속 적자 면했지만 44.6억달러 적자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3월 국제수지 잠정통계에 따르면 3월 경상수지는 전년동월 대비 흑자폭이 65억달러 감소한 2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 1월 42억1000만달러, 2월에는 5억2000만달러 적자를 낸 후 석달 만의 흑자 전환이다.
석달 연속 흑자를 '턱걸이'로 면했지만 1·4분기 전체로는 44억6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11년 만에 경상수지 '분기 적자'다.
가장 큰 문제는 반도체, IT 경기 부진으로 인한 상품수지 적자 장기화다. 3월 상품수지는 수출이 감소한 영향으로 11억3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지난해 10월 이후 6개월 연속 적자다. 전년동월에는 55억7000만달러 흑자를 냈었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상품 수출이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과 IT업종 부진 등 영향으로 반도체, 화공품, 석유 등 주요품목을 중심으로 11.6% 감소했다"며 "수입은 전년동월 대비 2.5% 감소해 수출이 수입보다 더 큰 폭 감소하면서 상품수지가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수지 또한 지난해 5월 이후 11개월째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서비스수지는 전년동월 1억1000만달러 흑자에서 19억달러 적자로 전환했다. 특히 여행수지는 7억4000만달러 적자로 전년동월 대비 적자가 2억달러 이상 늘었다. 운송수지 또한 수출화물 운임 하락으로 전년동월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했다.
그럼에도 3월 경상수지가 흑자로 전환한 이유는 배당수입이 크게 늘어 본원소득수지 흑자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본원소득수지는 36억5000만달러 흑자로 전년동월(10억4000만달러), 전월(31억2000만달러) 대비 흑자폭을 키웠다. 특히 배당소득수지가 31억5000만달러로 전년동월(2억9000만달러), 전월(23억5000만달러) 대비 모두 큰 폭 증가했다.
신승철 국장은 "본원소득수지는 국내 기업의 해외 현지법인으로부터 배당수입이 크게 증가하며 전월보다 흑자폭이 확대됐다"며 "배당수입에 대한 법인세 혜택 제도가 올해 초 시행되면서 본원소득수지가 배당소득수지를 중심으로 큰 폭 흑자를 기록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은, 경상수지 전망 하향 조정 시사
3월 경상수지가 '턱걸이' 흑자를 기록했지만 향후 전망은 밝지 않다.
신승철 국장은 "오는 25일 수정 경제전망 발표에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2월 한국은행은 상반기 경상수지가 44억달러 적자를 내고, 하반기에는 304억달러 흑자를 기록해 2023년 260억달러 흑자를 예상했었다.
관건은 글로벌 수요와 IT 경기 회복이다. 한국은행은 글로벌 경기 부진 등 여전히 하방 리스크가 남아 있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며 '하반기 회복'에 대한 전망은 꺾지 않았다.
다만 4월의 경우 대규모 배당 지급으로 인한 본원수지 악화, 이에 따른 경상수지 악화 가능성도 점쳐진다. 4월에는 통상적으로 외국인에 대한 배당 지급이 많아 경상수지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신승철 국장은 "올해 4월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영성과가 다소 좋지 않아서 지난해보다 배당 지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국내 기업의 해외 현지법인에서 들어오는 배당수입이 4월에도 많을 것으로 예상돼 4월 경상수지는 균형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3월 금융계정은 순자산이 13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증권투자의 경우 내국인의 해외증권투자가 30억2000만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의 국내주식투자는 33억3000만달러 감소로 전환했다. 글로벌 금융불안에 따른 위험회피 심리가 커진 영향이다. 외국인의 국내채권투자는 해외발행채권의 대규모 만기 도래 등으로 감소 폭이 확대됐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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