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정신에 안 맞아” 여론에···광주비엔날레 ‘박서보 예술상’ 폐지

고귀한 기자 2023. 5. 10.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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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1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광주비엔날레 정문 앞에서 지역 예술인과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박서보 예술상 폐지를 위한 시민모임 20여명이 기자회견을 열고 ‘박서보 예술상’ 폐지를 촉구하고 있다. 고귀한 기자

광주비엔날레가 ‘박서보 예술상’을 1회 만에 폐지하기로 했다.

광주비엔날레는 “박서보 예술상을 폐지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이런 방침을 정했다.

광주비엔날레는 지난해 2월 기지재단과 협약을 맺고 ‘박서보 예술상’을 제정했다. 기지재단은 박 작가가 후진 양성을 위해 기탁한 재원으로 2019년 세워진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기지재단은 100만 달러를 후원하고 광주비엔날레는 2023년을 시작으로 2042년까지 매 대회마다 10만 달러를 상금으로 주는 ‘박서보 예술상’을 시상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번 폐지 방침에 따라 지난달 6일 열린 1회 시상이 마지막이 됐다. 광주비엔날레는 올해 수상자에 지급한 상금분을 제외하고 남은 90만 달러를 기지재단에 돌려주기로 했다.

지역 예술인들은 박서보 작가의 지난 행보가 광주비엔날레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폐지를 주장해 왔다. 예술인들은 박서보 작가가 개인의 영달을 위해 살아온 인물로 저항과 숭고한 희생을 기리는 ‘광주정신’은 물론 광주비엔날레의 설립 취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목소릴 냈다.

광주비엔날레 관계자는 “미술계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청취했고, 기지재단과도 협의해 폐지를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고귀한 기자 g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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