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바다거북 뱃속에서 쏟아진 플라스틱…수중 청소로 마주한 바다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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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그램명 : 통합뉴스룸ET
■ 코너명 : 호모 이코노미쿠스
■ 방송시간 : 5월10일(수) 17:50~18:25 KBS2
■ 출연자 : 채호석 시셰퍼드 활동가
■ <통합뉴스룸ET>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076&ref=pMenu#20230510&1
[앵커]
경제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는 호모 이코노미쿠스입니다. 매년 5월 10일은 바다식목일입니다. 지금 보시는 형형색색 산호 숲 사이로 유영하는 물고기들, 과연 언제까지 볼 수 있을까요? 해조류와 산호가 점차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바다의 사막화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그 실태와 원인 들어보겠습니다. 채호석 시셰퍼드 활동가 나와주셨습니다. 활동가님, 어서 오십시오.
[답변]
안녕하세요?
[앵커]
시셰퍼드? 얼핏 보니까 바다의 셰퍼드, 사냥개 이런 의미인 것 같은데 어떤 활동 하고 계신 거예요?
[답변]
저희는 바다를 지키는, 바다를 지킨다고 하면 해양 동물을 지키고 해양 동물의 서식지를 보호하는 활동을 주로 한다고 보면 됩니다. 한국에서는 주로 해변 청소, 바닷속에서 수중 정화 활동하는 거, 그다음에 고래, 돌고래 등의 해양포유류를 보호하는 캠페인. 이렇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앵커]
전업으로 하십니까?
[답변]
저희는 자원봉사로 하고 있습니다.
[앵커]
자원봉사로 이런 일을 전업 외에 하고 있다는 건 그만큼 열정이 있다는 의미고, 어떻게 보면 우리 상황이 그만큼 심각하다는 얘기인데. 바닷속 상황이 얼마나 심각해요?
[답변]
단적으로 얘기할 수 있는 게요, 오늘이 바다식목일 아닙니까. 바다식목일이라는 것을 왜 만들었느냐. 2013년에 해양수산부에서 바다 생태계의 중요성과 바다 황폐화의 심각성을 국민들한테 알리기 위해서 바다식목일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만큼 바닷속이 많이 황폐화되어 있다는 거죠.
[앵커]
바다에 직접 들어가기도 하신다고 들었는데 바닷속 상황을 묘사를 좀 해주세요, 어떱니까?
[답변]
저희는 동해에 매월 수중 정화 활동을 하기 위해서 바닷속에 들어가고 있는데 물론 바닷속에 아직도 어류들이 있긴 있습니다, 많지는 않아도. 그런데 폐어구들이 정말 많이 쌓여 있습니다.
[앵커]
버려진 어구들.
[답변]
버려진 그물, 통발 이런 게 많이 쌓여있고. 여기에 어류들이 갇혀서 죽어있거나 또는 죽어가는 그런 것들도 많이 볼 수 있죠.
[앵커]
조금 전에 바다의 사막화라는 말씀하셨는데, 바다가 사막화된다는 건 어떤 겁니까? 그게 동해에서도 볼 수 있어요?
[답변]
동해에서도 충분히 볼 수 있습니다. 바다 사막화라고 하는 건 바다에도 식물과, 육지처럼, 동물이 있는데. 식물에 해당하는 숲, 나무 역할을 하는 게 해조류입니다. 해조류가 바닷속에서 조식 생물이라고 해서 성게나 고둥 같은 것들이 해조류를 갉아 먹는데. 천적이 없어지다 보니까 조식 생물이 과잉 번식을 하게 됩니다. 해조류를 다 갉아 먹어요. 그런데 바닷속이 연안 개발이 많이 되다 보면 석회질, 시멘트나 콘크리트 있지 않습니까? 그런 성분들이, 석회 가루들이 계속 바닷속으로 유입이 되가지고 석회 조류가 바위를 뒤덮게 됩니다. 그러면 해조류가 거기에 붙을 수가 없게 돼요, 더 이상. 그러면 저희가 스쿠버다이빙 같은 걸 해서 수중 정화 활동을 하러 들어가면 바위가 하얗게 변해 있고 그 안에 성게들이 쫙 깔려있습니다. 해조류는 찾아보기 어렵고요.
[앵커]
산호하고 해조류 걔네가 없어지면 문제가 됩니까? 얘네들이 하는 역할이 뭐예요, 바닷속에서?
[답변]
일단 식물이기 때문에 육지와 똑같이 산소를 만들어 냅니다. 바다에서 만들어 내는 산소가 사실 육지의 숲이 만들어 내는 산소보다 훨씬 많거든요. 산소 만들어지는 역할이 없어지니까 점점 인간과 동물들이 호흡할 수 있는 산소가 부족해지는 거고 동시에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데 이산화탄소 흡수 능력이 점점 떨어지는 거죠. 그래서 점점 지금 바다 기온이 올라가는 이유가 그것 때문입니다.
[앵커]
바다가 더 이상 우리에게 모든 것을 퍼주는 어머니 같은 존재가 아니라 이제는 너무 퍼주다가 병들어 버린 그런 안타까운 모친이 된 그런 상황이라는 말씀이신 거 같네요.
[답변]
네, 맞습니다.
[앵커]
그렇게 힘들어하는 게 해조류뿐일까요? 다른 해양 동물들 상황은 어때요?
[답변]
다른 해양 동물도 심각한 건 똑같습니다. 예를 들면 고래라든지 여기 나오네요. 해양 쓰레기가 해양 동물들을 괴롭히는 직접적인 큰 원인이 되고 있는데 왼쪽의 사진은 해변으로 떠내려온 향유고래의 시체입니다. 그런데 이 향유고래의 위장 속을 해부해 봤더니 이렇게 많은
[앵커]
비닐 같네요.
[답변]
30kg이 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포함돼 있는 건데요. 여기는 비닐도 있고요. 그물도 있고요. 이런 부분들입니다. 이뿐 아니라 바다거북 같은 경우, 새끼 바다거북이 죽었는데 여기를 부검을 해봤더니 저렇게 30개가 넘는 플라스틱 쓰레기들 저런 것도 비닐과 같은 생활 쓰레기도 있지만 그물 조각이나 밧줄 조각 이런 어업 쓰레기들도 상당히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물, 밧줄 이런 거는 어업을 하고 나서 버리고 간 그런 것들인 건가 보네요.
[답변]
일부러 버리기도 하지만 사실은 풍랑이 일어 가지고 그물이 유실되거나 또는 암초에 걸려서 밧줄이 끊어지거나.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어부들도 어쩔 수 없이 그렇게 잃어버린 폐그물들도 굉장히 많습니다.
[앵커]
그런 그물, 밧줄을 저렇게 먹어서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그 자체에 걸려서 문제가 되는 그런 경우도 많을 거 같은데.
[답변]
그게 사실은 해양 동물들한테 더 심각한 피해를 줍니다. 예를 들면 지금 그물이나 밧줄, 통발 이런 것들이 매년 바다에 전 세계적으로 약 100만 톤, 100톤 정도가
[앵커]
지금 보시는 저게 통발이죠?
[답변]
네. 저게 통발에 갇힌 우럭을 저희가 수중 정화하러 들어갔을 때 본 건데 100만 톤이나 유실이 되고 있고요. 그다음에 전체 어획량의 약 10%에 해당하는 해양 동물이 폐어구에 걸리거나 갇혀서 죽고 있다고 합니다. 이거는 우럭이나 문어 이런 작은 어류들뿐만 아니라 해외에 나가면 고래, 엄청 큰 고래도 그물에 걸려가지고 죽거나 괴로움을 당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앵커]
그래서 한때 화제가 됐던 영상이 하나 있었잖아요. 그물에 걸린 고래가 인간한테 와서 그물을 제거해달라는 듯한 그런 몸짓을 보이고 그걸 풀어주니까 또 거기에 맞게 독특한 몸짓을 보인. 모르겠어요. 풀어주는 그런 장면인 거 같은데 고래를. 저런 경우가 실제로 정말 많이 벌어집니까?
[답변]
인스타그램이나 이런 데 보면 해외에서 다이버들이 고래뿐만 아니라 돌고래, 바다거북 또는 가오리, 대왕 가오리 이런 데 걸린 그물을 나이프로 직접 잘라주는 경우도 있고요.
[앵커]
저렇게 풀어주면 꼬리 흔드는 게 고맙다는 그런 인사일까요?
[답변]
그거는 알 수 없죠. 인간의 해석인데 그런데 고래는 명확한 거는 굉장히 인간한테 친화적인 존재입니다. 인간을 거부하지 않고 보호해 주기도 하고 심지어 상어로부터 인간을 보호해 주는 역할도 한다고 했으니까요.
[앵커]
우리나라도 가끔 울산 앞바다 같은 데 보면 고래들 출몰하고 하는데 우리나라 고래들 상황은 어떻습니까?
[답변]
우리나라 고래는 저렇게 폐어구에 걸려서 죽는 것보다는 혼획으로 죽는 경우가 굉장히 많습니다.
[앵커]
혼획이라고 하면 그냥 우연히 걸려드는 그거 말씀하시는 건가요?
[답변]
네. 예를 들면 우리가 고등어를 잡으려고 그물을 쳤는데 거기에 고래가 걸려서 죽는 경우죠. 그런데 이게 우연히 잡힌다는 말을 쓰기가 무색할 정도로 우리나라는 혼획량이 많습니다.
[앵커]
우리 원래 포경 금지 국가잖아요, 우리나라. 못 잡게 하는 거 아니에요? 혼획은 가능해요?
[답변]
그렇죠. 못 잡게 하는데 우연히 걸렸다라고 하면 인정을 해 주는 거죠. 그런데 그 기준이 굉장히 애매한 게 사실은 그물을 그냥 던져놓고, 고래가 다니는 길목에 던져놓고 기다릴 수도 있거든요. 왜냐면 고래는 포경으로는 못 잡게 하는데 해경이 와서 작살 자국이 없어. 그러면 팔게 해 줍니다. 팔게 해 주면 수천만 원에서 1억 원까지의 이득을 얻을 수가 있어요.
[앵커]
그런 다양한 어떤 해조류와 해양 동물의 건강을 위해서 바다에 들어가서 열심히 일을 하고 계신 건데 바다에는 한 달에 몇 번 정도 들어가십니까?
[답변]
저희는 매월 수중 정화 바닷속에 들어가는 활동을 매월 1번 하고요. 해변 청소하는 것들을 매월 또 합니다.
[앵커]
한번 들어가면 몇 시간 정도.
[답변]
저희가 보통 한 40분 정도 1번 들어가는 거를 2번에서 3번 정도 하루에 잡아서 진행합니다.
[앵커]
수중에서 폐어구 수거 활동 난이도가 상당히 높을 거 같은데 수심 한 몇 미터까지 들어가시는 건가요?
[답변]
저희가 30m, 주로 들어가는 포인트는 30m에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앵커]
한 달에 1번 들어갈 만큼 그렇게 한 번에 많은 양의 쓰레기가 나옵니까?
[답변]
다 건지지 못하고 그냥 나올 때도 많고요. 그다음에 폐어구의 특징은 파도에 떠다니기 때문에 한 번 청소하고 다음번에 들어가면 또 어디선가 떠내려와서 어초에 걸려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앵커]
사실 육지와 비교하면 당장 눈앞에 보이는 건 아니기 때문에, 바닷속 상황은. 우리가 그 심각성을 몰랐던 거 같은데 이렇게 되면 해조류, 해양 동물뿐만 아니라 결국 인간의 식탁까지 위협하지 않을까요? 어떻게 보고 계세요?
[답변]
그게 이제 첫 번째는 우리가 지금 바다가 굉장히 비어가고 있어요, 해양생물이 점점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저희가 당장의 식탁에는 해산물이 있을지 모르지만 우리 자녀들의 식탁에는 해산물이 더 이상 없을 수도 있습니다. 이게 첫 번째 하나의 문제고요. 두 번째는 폐어구가 부서지고 부서진 플라스틱을 해양 동물이 먹으면 그게 먹이사슬을 타서 결국에 인간들한테 영향을 미치게 될 겁니다.
[앵커]
우리 식탁에 최소한 김 한 조각, 생선 반 토막은 늘 항상 올라오는데 이게 힘들어질 수도 있다. 그러면 앞으로 이런 지속 가능한 업을 위해서 우리가 해야 될 거는 뭐가 있습니까?
[답변]
이렇게 폐어구가 문제가 되고 남획이 문제가 된 이유는 어업의 규모가 너무 크기 때문에 그래요. 왜냐면 효율적으로 많은 양의 어류를 한 번에 잡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거를 문제를 해결하려면 뭐냐면 어업의 규모를 줄여야 됩니다. 줄여야 되는데 이걸 너무 한꺼번에 확 줄이면 어민들의 생계도 문제가 되기 때문에 조금씩, 조금씩 줄여가는 것이 방법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이제 곧 휴가철이라 해변 가시는 분들 많을 텐데 당부하고 싶은 말씀 있으세요?
[답변]
저희가 이제 해수욕장에 가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쓰레기가 최근에는 폭죽 탄피 쓰레기입니다. 폭죽을 터뜨리면 그냥 불꽃만 날아가는 게 아니라 플라스틱 조그만 탄피가 발생합니다. 그게 결국에는 미세 플라스틱이 되는 거죠.
[앵커]
알겠습니다. 휴가철에 참고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호모 이코노미쿠스 채호석 시셰퍼드 활동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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