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코리아] “바이오USA로 착각했어요”…삼바⋅우시⋅써모피셔 총출동

김명지 기자 2023. 5. 10.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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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코리아 2023′ 개막
우시 써모피셔 전시장에 첫 부스
MSD 사노피 등 다국적제약사 대거 참석
사전 미팅 건수만 1300건…”현장 즉석 미팅도”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기계설비전시회에서 바이오코리아 2023 국제컨벤션에서 관계자가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뉴스1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8회 바이오코리아 2023' 전시장에 우시바이오로직스가 부스를 마련했다./김양혁 기자

“몇 년 전과 비교해서 참가 기업 규모나 전시 규모가 굉장히 커졌어요. 글로벌 제약사들도 눈에 띄고요. 한국 바이오 산업에 대한 관심이 엄청나게 커졌다는 걸 실감합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10일부터 열리는 ‘바이오 코리아2023′에서 만난 국내 바이오벤처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날 행사장 ‘파트너링 센터’에는 국내외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들의 비즈니스 미팅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었다. 개막식을 2시간여 앞둔 오전 8시부터 전시장 입구는 등록 인파로 북적였다.

옴니아바이오의 제니퍼 위트 영업실장은 “6년 전에 비해 전시장 규모도 커졌고, 참가 기업들도 크게 늘었다”며 “코로나19팬데믹을 넘어 엔데믹(풍토병화)을 앞두고 열린 행사다보니 신경도 많이 쓰고, 더 활기가 더 넘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옴니아는 캐나다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업체다.

이날 행사에는 전 세계 28개국의 바이오헬스 분야 기업과 기관 458곳에서 총 501명이 참가했다. 바이오 코리아 행사는 업계 전문가들이 주제별로 발표하는 콘퍼런스와 전시장, 벤처캐피탈(VC) 등 투자자와 기업의 만남을 주선하는 인베스트페어, 기술거래 공동연구 등 사업 협력을 논의하는 비즈니스 파트너링 등으로 구분돼 있다.

다국적 제약사 MSD, 사노피, 베링거인겔하임은 별도의 파트너링 공간을 마련해 현장을 찾은 국내 기업들과 미팅을 진행했다. 미국·독일·캐나다·호주·중국·일본 등 글로벌 기업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 곳에서 만난 국내 바이오벤처 관계자는 “바이오USA와 세계제약산업전시회(CPHI)도 다녀왔는데, 그 행사만큼은 아니라더라도 꽤 규모가 커졌다”고 말했다.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23' 한 부스에서 세포치료제 생산 공정 기기를 시연하고 있다./연합뉴스

행사를 주최하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올해 사전 미팅 예약 건수만 약 1300건에 이른다”며 “작년 사전 미팅 건수가 800건과 비교해서 50% 넘게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장에서 즉석으로 성사되는 미팅을 감안하면 그 숫자는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파트너링 미팅에서 치열한 각개 전투가 벌어졌다면, 전시장은 국내 바이오 기업의 CDMO사업을 수주하려는 총성없는 전쟁터였다. 백신·재생의료·유전자치료제·마이크로바이옴 등 다양한 분야의 제약·바이오 기업들은 전시장에 부스를 꾸렸다.

중국의 대표적 위탁개발생산(CDMO)기업인 우시바이오로직스가 전시장 중앙에 개별 부스를 차린 것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우시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코리아에 부스를 차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시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부스를 차리진 않았지만 바이오코리아에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참석해서 한국 바이오 기업들과 교류를 해 나가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날 미국 진단의료기기 업체인 써모피셔가 CDMO 사업을 하려고 인수한 패티온도 부스를 꾸렸다. 메간 하디 써모피셔 기술프로그램개발 총괄은 CDMO파트너십과 관련한 발표도 맡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시장에 부스를 열지는 않았지만, 위탁개발(CDO) 영업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해 미팅을 이어갔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컨퍼런스에 연사로 참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 바이오기업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신약 임상을 신청하려면, 이른바 ‘임상 시약’이라는 것이 필요하다”라며 “CDMO업체들은 신약 개발에 도전하는 바이오기업의 신약 위탁 개발 및 제조를 새로운 시장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23'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우시는 올해 CDMO에 ‘연구(R·Research)’를 추가한 CRDMO라는 개념을 공개하기도 했다. 바이오 의약품 생산을 넘어 후보 물질에 대한 연구와 임상 단계까지 지원한다는 뜻이다. 이날 행사장에서 만난 우시 관계자는 “유망 기술이 있는 바이오 기업이라면 우시가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져 주겠다”라고 말했다.

EY컨설팅 관계자는 “지금은 우시가 항체의약품 CDMO를 주력으로 하고 있지만, 앞으로 항체약물접합체(ADC)나 세포유전자치료제(CGT) CDMO까지 확대하려고 하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세포유전자치료제는 환자 맞춤형 의약품이기 때문에 다품종 소량 위탁 생산 능력이 중요하다. 우시는 역량 강화를 위해 해외 공장 인수도 검토 중이다.

국내 제약 바이오 기업들의 CDMO 수주 경쟁도 치열했다. 한미약품, 프레스티지바이오로직스 등이 부스를 꾸렸다. 한미약품은 평택 바이오플랜트를 활용한 위탁생산 사업을 시작했다. 서울대병원, 국립경상대병원, 고려대병원 , 아주대병원, 동국대일산병원 등 사내 바이오벤처를 육성하는 국내 주요 대학병원들도 대거 참석했다.

호주 캐나다 독일은 전시장에 국가 전시관을 만들어서 국내 기업들을 맞이했다. 호주관은 임상수탁기관(CRO)업체들이 글로벌 임상을 준비하는 국내 바이오 기업 고객 유치를 위해 분주했다. 캐나다에서는 올해 한국 캐나다 수교 60주년을 맞아 부스에 힘을 줬다. 항암 및 유전자 치료제 소프트웨어 솔루션 분야 기업 13곳이 참석했다. 호주의 캐서린 레이퍼 대사는 이날 내빈으로 참석했다.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의 기업들도 다수 현장에 참석했다. 스위스의 페링 파마슈티컬스, 호주 아큐라바이오, 이탈리아의 싸코 시스템, 유럽 최대 미생물 CDMO 기업인 독일 바커 바이오텍이 이름을 올렸다.

개막식 행사에는 김영환 충북도지사,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 2차관, 차순도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장 등이 참석했다. 간호법 등 현안으로 조규홍 복지부 장관 참석은 불발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사에 내실은 있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차 원장은 “바이오코리아를 실질적 정보 교류와 비즈니스 논의가 이뤄지는 장으로 만들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바이오에 걸려 있다”라며 “충북도를 바이오헬스의 메카로 만들어 한국의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고, 박 차관은 “바이오 분야가 넥스트 반도체가 될 수 있도록 전주기 투자 및 금융지원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23' 한 부스에서 소아 환자를 위한 통증 조절용 치료 로봇을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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