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결국 자진사퇴…'정치적 해법' 기대? 김재원은 '침묵'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이 오늘(10일) 당 윤리위의 징계 결정을 앞두고, 최고위원직에서 전격 사퇴했습니다. 중징계를 피하기 위해 '정치적 해법'을 내놓은 거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반면, 함께 징계 대상에 오른 김재원 최고위원은 휴대 전화를 꺼둔 채 '버티기'에 들어갔습니다. 잠시 후, 윤리위가 열리는데 두 최고위원에 대한 윤리위의 판단, 다를 걸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관련 소식을 정치 인사이드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태영호/국민의힘 최고위원 : 저의 부족함으로 최근 여러 논란을 만들어 국민과 당원들, 당과 윤석열 정부에 큰 누를 끼쳤습니다. 오늘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저는 더 이상 당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오늘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려고 합니다. 그동안의 모든 논란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입니다.]
국민의힘 태영호 최고위원이 윤리위의 징계 결정을 앞두고, 자진사퇴했습니다. "모든 논란은 전적으로 저의 책임이다"! 앞서 '태영호 죽이기'라며 강하게 반발하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죠.
[태영호/국민의힘 최고위원 (지난 3일) : 매일 사퇴하라는 정치적 공세와 태영호 죽이기 집단린치가 각 방면으로 펼쳐지고 있습니다.]
당 안팎에선 황정근 윤리위원장의 이 발언이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황정근/국민의힘 윤리위원장 (지난 8일) : 어떤 정치적인 해법이 등장한다면 거기에 따른 징계 수위는 여러분이 예상하는 바와 같을 겁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수석대변인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많은 분들이 (정치적 해법은) 최고위원직 사퇴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을 알고 있고요.]
태 최고위원!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게 중론이었죠.
[김기윤/국민의힘 윤리위원 (TV조선 '뉴스 퍼레이드' / 어제) : (녹취록에서) 공천 관련돼서 언급하지 않았습니까? 이 부분에 대해서 너무 파급력이 크다. 그리고 저는 공직자가 자기가 주워 담지 못하는 말, 허위 발언 이런 것에 대해서는 매우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라고…]
당원권 정지 1년 이상을 받는다면, 내년 총선 출마는 물건너 가게 됩니다. 징계 수위를 최대한 낮추기 위해 '정치적 해법'인 자진사퇴를 결국 선택했다는 분석인데요. 윤리위 부위원장인 전주혜 의원은 마치 기다렸다는 듯 "윤리위의 징계 수위 결정에 반영이 될 것"이란 입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지은 잘못이 사라지는 건 아니죠. 공천을 장담할 순 없지만, 적어도 일말의 희망은 남긴 게 아닌가 싶습니다.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런 가능성은 낮겠습니다만 어떤 엄청난 선행을 한다든지 좋은 정책을 내가지고 전 국민이 '우와' 하면 지금 출마 못하게 해도 뒤집어서 하게 할 거예요.]
여기에 용산과 다른 최고위원들의 눈치도 본 듯한데요. 오늘 윤석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1주년 오찬, 최고위원들은 초대받지 못했죠. 문제가 된 최고위원들과 함께하는 그림을 보여주고 싶지 않다. 용산에서 확실한 메시지를 보낸 건데요. 앞서 국회에서 열린 취임 1주년 사진전에서도 태영호, 김재원 최고위원의 모습은 통편집을 당했었습니다. 두 사람 때문에 대통령실 오찬에 빠지게 된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죠. '신상필벌'은 확실하게 해야 한다는 겁니다.
[장예찬/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거기 당 지도부가 가는데 최고위원들을 다 뺀 거죠?} 그게 일단 형용모순이죠. 최고위원이 빠졌는데 어떻게 당 지도부가 간다고 말을 할 수 있죠?]
화살은 김기현 대표에게도 향했습니다. 최근 최고위 휴업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장예찬/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최고위가 두 번이나 휴업한 것도 저는 사실 납득이 잘 안 돼요. 윤리위 심사담당자인 두 분은 출석하지 마라, 이렇게 말하고 최고위는 최고위대로 열었어야죠.]
장 최고위원은 당 지도부의 단체대화방에도 항의의 글을 올렸다고 하는데요. 이 글을 본 태 최고위원! 조용히 방을 나갔다고 합니다.
[태영호/국민의힘 최고위원 : 우리 당 지도부와 윤석열 대통령이 오찬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제가 그 오찬 자리에 갈 김기현 당대표를 비롯해서 우리 당 지도부를 옆에서 바라보는 마음이 너무 괴로웠습니다.]
태 최고위원의 자진사퇴! 일부에선 용산이나 당 지도부와 교감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는데요. 일단 본인은 부인을 했습니다.
[태영호/국민의힘 최고위원 : {오늘 결정 전에 지도부나 용산과 소통 있으셨나요?} 없었습니다. 어제저녁부터 여러 번 생각했고 응원자, 지지자 이런 분들과 제 거취 문제를 많이 논의하는 시간을 가지고 오늘 아침에도 또다시 한번 그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보다가 제가 최종적으로 9시에 기자회견장을 예약하고 10시에 밝히자,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태 최고위원이 결단을 하면서, 정치권의 시선은 자연스레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향하고 있는데요. 김 최고위원은 외부 접촉을 피하며, 분위기를 살피고 있다고 합니다. 현직 의원인 태 최고위원과 달리 원외인 김 최고위원은 자진사퇴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죠.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태영호 최고위원은 현직 의원이라는 그래도 뭔가 고리가 하나 있지 않습니까? {현직 의원이죠. 그런데 김재원 최고는…} 아무것도 없잖아요.]
김 최고위원! 이대로 버틴다면 당원권 정지 1년 이상의 중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크죠.
[김기윤/국민의힘 윤리위원 (TV조선 '뉴스 퍼레이드' / 어제) : 저는 5·18 사건하고 4·3 사건에서 이 유족과 피해자들에게 상처 준 말에 대해서 매우 심각하게 또 그 말에 대해서 유족의 입장을 공감을 하면서 징계 수위를 반영할 것입니다.]
다만 최고위원직은 '사고' 상태로 계속 유지할 수 있습니다. 1년 뒤에 복귀가 가능한 겁니다. 당내에선 아예 징계 수위를 높여 '탈당권유'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홍준표 대구시장도 당에서 잘라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홍준표/대구시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설프게 징계해서 당원권 정지만 해가지고 최고위원 뽑지도 못하고 열 때마다 자리가 비어 있고 그렇게 하면 그게 당이 제대로 굴러가겠어요?]
윤리위도 이런저런 당내 목소리를 듣고 있을 듯싶은데요. "김 최고위원은 현재까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징계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은근히 압박을 가했습니다. 현재까지 상황! 김 최고위원이 끝까지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면, 징계 수위를 더 높일 수도 있다는 이야기로도 들립니다. 윤리위는 조금 뒤인 오후 6시부터 징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인데요. 어떤 결론을 내놓을지 일단은 지켜봐야할 듯합니다.
당내에선 이번 설화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죠. 지난 전당대회 때 만든 '100% 당심' 룰이 모든 문제의 화근이라는 겁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당원 100%로 해놓은 다음에 자기들이 그러면 가장 오른쪽에 있는 사람들에게 평가를 받은 다음에 '자, 이제 그러면 이제 문제 삼겠다. 민심과 반하기 때문에' 이것도 논리적 모순인 겁니다.]
김기현 대표의 미흡한 대처가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도 이어졌는데요.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제가 당대표라면 과감하게 끊지요. 과감하게 끊어서 어쨌든 이 이슈가 더 이상 부각되지 않도록 하는 게 당을 위해서도, 대통령을 위해서도 도움이 되는 거지요.]
윤리위에 모든 걸 맡겨 놓고, 손을 놨다는 겁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어제) : {어제 윤리위 결과 어떻게 보셨어요?} 그냥 보고 있죠. {내일 결론난다고…} 지금은 뭐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습니다. {두 최고위원 만나서 자진 사퇴를 설득하실 의사가 있으신가요, 대표님?} 제가 말씀드릴 수 있는 사항이 없어서…]
이번 사태로 김 대표의 리더십에 큰 상처가 난 건 사실인 듯싶은데요. 과연 자신의 자리를 지켜나갈 수 있을까요?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이준석 전 대표의 말로 마무리합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저는 김기현 대표를 끌어내릴 힘도 없고 이유도 없고 능력도 없지만 누군가는 김기현 대표한테 많은 걸 뒤집어씌울 수 있고 김기현 대표한테 책임을 지우려고 할 사람도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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