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푸틴 “‘진짜 전쟁’ 시작”…젤렌스키 “나치처럼 패배할 것”

홍석우 2023. 5. 10.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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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어느덧 15개월을 넘겼습니다.

이번엔 푸틴 대통령이 '진짜 전쟁'을 선언하면서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데요.

<글로벌 ET> 오늘은 우크라이나로 가봅니다.

홍석우 기자, 먼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진짜 전쟁' 발언부터 짚어볼까요?

[기자]

네. 현지 시각으로 9일에 열린 전승절 기념 행사에서 한 발언입니다.

전승절은 구 소련이 나치 독일을 상대로 항복을 받아낸 날로 러시아 최대 국경일인데요.

푸틴 대통령은 10분가량 이어진 짧은 연설에서 '전쟁'이란 표현을 썼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푸틴/러시아 대통령/지난 9일 : "우리 조국을 상대로 한 '진짜 전쟁'이 다시 발발했습니다."]

[앵커]

'진짜 전쟁'이 다시 시작됐다, 무슨 의미인가요?

[기자]

그동안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이 아닌 '특별 군사작전'으로 불러왔습니다.

그러니까 전문 군인들만의 작전이라는 걸 강조하려던 건데요.

외신들은 '전쟁'을 공식화하면 계엄령을 선포할 수 있고, 국가 총동원령 등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이 전쟁이 서방과 러시아의 대결 구도임을 좀 더 강조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평화로운 미래를 원한다며 이번 전쟁을 서방의 탓으로 돌렸습니다.

[푸틴/러시아 대통령/지난 9일 : "서구 엘리트들은 사회를 분열시키고 피비린내 나는 갈등을 일으키며 러시아 혐오를 퍼뜨리고 있습니다."]

[앵커]

이런 모습을 보면, 전황이 러시아에 유리하게 돌아가고 있지 않나 봅니다?

[기자]

네. 이번 전승절 기념 행사만 봐도 짐작할 수 있는데요.

푸틴 대통령은 전승절을 러시아와 친한 주변 국가들을 대거 초청해 세 과시를 하는 행사로 활용해왔거든요.

그런데 올해는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만 열렸을 뿐, 크림반도 등 다른 지역에선 줄줄이 취소됐습니다.

시민들이 참전 용사들의 사진을 들고 행진하는 '불멸의 연대' 행사도 열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열병식이 열린 붉은광장에선 '보안상의 이유'로 삼엄한 경비 속 일반인들의 출입이 철저히 통제됐는데요.

뉴욕타임스는 푸틴 대통령의 상징과도 같은 전승절 행사가 대폭 축소된 건 전례 없는 일이라며, "전쟁 중에 많은 사람이 모이면 사회 불안과 소요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러시아 내부의 두려움이 행사 취소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와중에도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습을 퍼부었다고요?

[기자]

네, 전승절 당일에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순항 미사일 15발이 발사됐고요.

전날엔 역대 최대 규모의 자폭 드론, 무인기 공격이 있었습니다.

실제 로이터통신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키이우 상공에 수십 대 드론이 연쇄적으로 폭발하는 모습이 담겼는데요.

이란제 자폭 드론 '샤헤드' 60여 대가 동원됐고, 이 중 절반이 키이우에 집중됐습니다.

흑해 연안 도시 오데사 등 다른 도시에도 장거리 폭격기에서 순항 미사일까지 발사됐는데요.

러시아 전승절 전날인 8일 하루 동안 110여 건의 공격으로 전역에서 최소 3명의 민간인이 사망하고 28명이 다쳤다고, 우크라이나군이 밝혔습니다.

[앵커]

우크라이나도 가만히 있을 것 같진 않은데요.

[기자]

네, 외신 보도를 종합해 보면,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자포리자 총공세로 시작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자포리자는 유럽 최대 원전이 있는 곳으로 현재 러시아군이 점령 중인데, 이미 주민 대피령이 내려졌다고 합니다.

우크라이나가 이미 반격을 시작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최근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크림반도의 석유저장시설이 폭격에 불탔는데, 우크라이나가 자신들이 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이달 초 푸틴 대통령의 집무실과 관저가 있는 크렘린궁도 드론 공격을 받지 않았나요?

[기자]

네, 현지시각으로 지난 3일 밤에 있었던 일인데요.

당시 영상을 보면 크렘린궁 상공에 정체불명의 물체가 날아오더니 지붕 위에서 폭발했습니다.

러시아는 이 무인기 공격 배후로 우크라이나와 미국을 지목했는데, 양국 모두 부인했죠.

오히려 러시아의 '자작 테러'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현재 최대 격전지인 동부 바흐무트 지역에선 양측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앵커]

전쟁이 어느덧 15개월째로 접어들고 있는데,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것 같아요?

[기자]

네. 유엔 사무총장은 최근 스페인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양국 간 평화협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양측이 모두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란 건데요.

실제로 푸틴 대통령은 전승절 연설에서 '전쟁 승리'를 다짐했고, 젤린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역시 마찬가집니다.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지난 8일 : "현대 러시아가 되살리고 있는 모든 낡은 악은 과거 나치가 그랬듯이 패배할 것입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전쟁을 끝내기 위해 중국의 역할을 살피고 있다고 보도했는데요.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연말쯤 중국이 중재하는 평화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습니다.

[앵커]

하루빨리 전쟁이 끝났으면 좋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홍석우 기자 (museho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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