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박원순 다큐’ 논란, 더 이상의 2차 가해는 없어야 한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가 '2차 가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첫 변론> 이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박 전 시장의 측근과 지지자들이 만든 것으로, 7월 개봉 예정이라고 한다. 첫>
더욱이 영화의 원작이 피해자 쪽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의 책이니, 박 전 시장의 명예회복이 목적이라고 하지만 결국 피해자를 겨냥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번 영화를 통해 또다시 박 전 시장의 결백을 주장하는 것은 명백한 '2차 가해' 의도를 가진 것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삶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가 ‘2차 가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첫 변론>이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박 전 시장의 측근과 지지자들이 만든 것으로, 7월 개봉 예정이라고 한다.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인물의 영화를 만드는 것 자체가 피해자에겐 잊고 싶은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일이다. 더욱이 영화의 원작이 피해자 쪽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의 책이니, 박 전 시장의 명예회복이 목적이라고 하지만 결국 피해자를 겨냥하는 것이다.
최근 공개된 영화 예고편에는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사실을 부인하는 측근의 인터뷰가 나온다. 박 전 시장 비서실장을 지낸 인사는 “전혀 그런 일(성추행) 없었고, (피해자는) 오히려 비서실에서 일하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 주장은 국가인권위원회의 조사 결과와 법원 판결을 모두 부정하는 것이다. 2020년 7월 박 전 시장이 숨진 뒤 직권으로 조사에 착수한 인권위는 ‘박 전 시장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반발해 박 전 시장 부인이 인권위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냈지만, 지난해 11월 1심 재판에서 패소했다. 법원도 인권위 결정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재판부는 “피해자가 박 전 시장에게 ‘존경한다’, ‘사랑한다’는 말을 한 것은 대답하기 곤란한 성적 언동을 피하고자 하는 수단적 표현일 뿐, 이런 점이 성희롱 피해 판단의 장애 사유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짚었다. 피해자의 몇몇 언행을 구실로 삼아 박 전 시장을 ‘희생양’으로 미화하려는 측근들의 행태에 제동을 건 것이다. 그런데도 이번 영화를 통해 또다시 박 전 시장의 결백을 주장하는 것은 명백한 ‘2차 가해’ 의도를 가진 것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박 전 시장 쪽은 앞서 묘지 이장 문제로 과거 그를 지지했던 시민들을 실망시켰다. 지난 4월 박 전 시장의 묘지는 100여개 여성·시민단체들의 공개적인 반대에도 민주열사들이 잠들어 있는 모란공원으로 이장됐다. 성폭력 피해자에게는 아무런 사과도 없이 오로지 고인의 위신만 생각한 행동이었다. 박 전 시장의 명예를 회복한답시고 ‘2차 가해’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거꾸로 박 전 시장의 명예를 더 훼손하는 행위가 될 수 있다. 한때 인권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로 살았던 고인도 원치 않으리라 본다. 박 전 시장 쪽은 분란을 자초하는 행위를 중단하길 바란다.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경질론에 한동훈 혼자 ‘발끈’…시민단체 향해 “정치단체” 공격
- 양회동씨 처벌불원서 낸 현장소장 “노사 다리 역할 한 사람”
- ‘박근혜 천막당사’까지 소환한 민주당…“윤리 없이 승리 없다”
- ‘일일 책방지기’ 이재명에 문 전 대통령 “대화는 정치인 의무”
- 카톡 ‘조용히 나가기’ 드디어 된다…휴, 단톡방 정리해야지
- ‘25t 크레인’ 지지대 뚝 꺾여…50대 노동자 사망
- 2023 용산 수능 언어영역 ① 일(일본) ② 무릎 ③ 이거는
- 아이유, 표절 혐의로 고발 당해…저작권자 아닌 일반인이 접수
- ‘5·18 사죄’ 전우원에 이순자 “할아버지 얼굴 먹칠”
- 홍준표 “대통령실 정치 잘 몰라, 민주당이 도와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