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현장]“순서대로면 OK”…‘광현종 재대결’ 양팀 사령탑 생각은 같았다

KIA의 김종국 감독(왼쪽)과 SSG의 김원형 감독. KIA·SSG 제공

"순리대로 가면 또 붙을 수 있죠."

KBO리그를 대표하는 좌완 투수들인 양현종(KIA)과 김광현(SSG)은 지난 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KIA-SSG전에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맞대결을 치렀다.

둘의 선발 맞대결은 2015년 9월 26일 광주 경기 이후 약 8년만. 결과는 양현종의 판정승이었다. 양현종은 8이닝 동안 10개의 삼진을 곁들여 상대 타선을 6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 투수가 됐다. KIA는 3-0 승리. 반면 김광현은 6이닝 6안타 3실점을 남겼다. 퀄리티스타트. 4회 변우혁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할 때 실투가 아쉬웠다.

벤치에서 바라본 두 감독의 눈에는 리그 최정상급 투수들의 맞대결이 어떤 모습으로 비쳤을까. 먼저 김종국 KIA 감독은 "지난달 16일 고척 키움전에서 7이닝 무실점을 했지만, 어제 경기가 더 좋았던 것 같다. 편안하게 본 경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원형 SSG 감독은 "상대 투수가 워낙 좋은 투구를 했다. 어떻게 보면 김광현의 3실점이 크게 보이지만, 실투 하나가 아쉬웠다. 7회에도 던질 수 있었지만, 일요일 경기에 등판해야 해 뺐다. 어제 투구는 괜찮았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양현종은 어제 경기를 마친 뒤 "나도, 광현이도 선발 맞대결을 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러울 것이다. 앞으로 이런 경기는 안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면서 "라이벌이라는 표현보다는 야구를 같이 오래 해 온 동반자로서 앞으로 나도 이기고, 광현이도 이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 팀 감독은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을까. 양 팀 사령탑은 "순리대로 가면 또 맞대결이 가능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종국 감독은 "이번 매치가 일부러 그렇게 된 것은 아니다. 선발 로테이션이 계속 맞는다면 둘이 또 맞대결하게 되지 않겠나. 맞대결하면 김광현, 양현종 모두 집중력이 올라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원형 감독은 "두 선수가 올해만 하고 그만둘 선수가 아니다. 앞으로 자연스럽게 맞대결이 이뤄지면 순서대로 그대로 들어갈 것이다. 단 일부러 등판을 맞추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 = 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