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룬 카드값 7.2조… 고금리 `리볼빙` 부실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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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사의 리볼빙(일부결제금액 이월약정) 서비스가 높은 이자율 탓에 이월잔액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의 리볼빙 서비스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7조2150억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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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 늘땐 건전성 악화 불가피
당국, 이자율 낮추려 공시 강화
신용카드사의 리볼빙(일부결제금액 이월약정) 서비스가 높은 이자율 탓에 이월잔액이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리볼빙 잔액은 잠재적으로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카드사의 건전성 악화도 우려된다. 금융당국은 리볼빙 이자율을 낮추기 위해 공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8개 전업 카드사(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와 여신금융협회 등이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카드론·현금서비스·리볼빙 등의 이자율 공시 제도에 대한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금감원이 카드사 단기대출 상품의 공시 제도를 들여다보는 것은 금융사들이 자발적으로 이자율을 낮추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라는 관측이다. 지난해 10월 말 자금시장 경색으로 치솟았던 카드론 이자율이 올해 들어 안정세에 접어든 가운데 리볼빙 서비스 이자율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동안 해왔던 수수료율 공시 시스템의 성과를 점검하고 추가 공시할 부분이 있을지 함께 살펴보자는 취지"라며 "이제 처음 회의가 진행된 단계이고 각자 좋은 방안을 마련해 다시 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리볼빙은 카드사용 대금 중 일부만 결제하고 나머지 금액을 이월시키는 대신 수수료(이자)를 지불한다. 리볼빙 서비스를 지속해서 이용하면 매월 상환해야 하는 청구금액이 증가해 약정결제금액, 이월잔액도 함께 증가하게 된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의 리볼빙 서비스 잔액은 올해 1분기 말 기준으로 7조2150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말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6조2419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적지 않은 규모다. 카드사들의 리볼빙 잔액은 2020년 말 5조3913억원에서 2021년 말 6조823억원, 지난해 말 7조3574억원 규모로 늘었다.
금융당국도 리볼빙 잔액 증가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지난해부터 서비스 설명의무 강화, 수수료율 안내·공시 강화 등을 통해 이용자 감소를 유도하고 있다. 하지만 리볼빙 서비스의 높은 이자율 탓에 상환해야 할 이월잔액을 줄이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3월 말 기준 기준 8개 카드사의 리볼빙 평균 수수료율을 살펴보면 우리카드가 18.45%로 가장 높았다. 이어 롯데카드(17.79%), KB국민카드(17.75%), 현대카드(17.42%), 신한카드(16.57%), 하나카드(16.14%), 삼성카드(15.62%), 비씨카드(12.85%) 순이었다. 리볼빙 수수료율은 신용평점에 따라 달라지는데 300점 이하의 경우 법정최고금리(20%)에 육박하는 19.70%를 부과하는 곳도 있었다.
리볼빙 서비스를 오래 이용하면 이용자의 신용평점도 하락하면서 더욱 높은 이자를 부담하게 될 수 있다. 이처럼 높은 이자율 탓에 불어난 리볼빙 잔액이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0.86~1.21% 수준이던 카드사들 연체율은 지난 1분기 1.10~1.37%로 상승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리볼빙 잔액은 1년 전과 비교하면 늘었지만 최근에는 좀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면서 "지속적으로 카드사별로 특이 사항은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강길홍기자 sliz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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