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잘못인가?”vs“실망스럽다”, 서울-광주 묘한 라이벌 구도 형성

허윤수 2023. 5. 1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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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광주, '저런 축구' 이어 '매너 볼 논란'
광주 이정효 감독, "잘못이라 생각하지 않아"
서울 기성용, "규칙상 문제 없지만 실망스러워"
FC서울과 광주FC가 공 소유권을 두고 신경전을 펼쳤다. 사진=쿠팡 플레이 중계화면
[상암=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FC서울과 광주FC 사이에 다시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

서울과 광주는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12라운드 맞대결을 치렀다. 나상호(서울)가 1골 1도움으로 활약한 서울이 3-1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날 서울은 경기력과 결과를 모두 잡았다. 광주의 공격력을 봉쇄하며 다득점까지 성공했다. 지난 맞대결의 찝찝함까지 털어내는 경기였다.

서울과 광주는 지난 3월 시즌 첫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광주가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지만 서울이 2-0으로 승리했다. 경기 후 광주 이정효 감독은 “저렇게 축구하는 팀에 졌다는 게 분하다”면서 “서울과 안익수 감독의 축구를 나쁘게 생각하는 게 아니니 오해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이 오해의 싹을 자르려는 의도도 드러냈지만 일부 서울 선수는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이 감독은 자신의 발언이 과했다고 사과했지만 그만큼 많은 화제를 모았다. 팬들 역시 점잖기만 한 감독 이미지를 탈피해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냈다는 흥미를 보였다.

두 번째 맞대결을 앞두고도 양 팀 사령탑의 온도 차는 분명했다. 이 감독은 “계산했던 건 아니었지만 말이 무섭다는 걸 알게 됐다”며 “내 발언이 나쁘게 비칠 수 있기에 인터뷰를 잘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반면 서울 안익수 감독은 “그건 그만 이야기하자”며 “단발성 도발에 대한 기삿거리 말고 우리가 더 발전할 수 있는 이야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이날도 조용히 넘어가지 않았다. 서울이 2-1로 앞선 후반 31분께 김진야가 한 차례 근육 경련을 호소했다. 곧장 그라운드로 복귀했지만, 달리는 과정에서 다시 한번 경련을 호소했다. 서울은 공을 사이드 라인으로 걷어냈다. 이때도 김진야는 잠깐 근육을 푼 뒤 다시 일어섰다.

광주는 경기를 그대로 재개했다. 서울 선수단은 두 팔을 들어 ‘왜 공을 돌려주지 않느냐’고 항의했다. 규정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플레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다시 공을 건네서 재개하는 경우가 많다. 이후 서울의 반칙으로 경기가 중단됐고 양 팀 선수 간의 설전이 오갔다. 광주 두현석, 안영규와 서울 기성용이 공 소유권을 두고 논쟁했다.

서울의 승리가 확실해지자 경기장 분위기는 더 달아올랐다. 서울 서포터즈는 “안익수! 안익수!”를 외치며 일명 ‘저렇게 축구’하는 감독에게 힘을 실어줬다. 또 경기 후 광주 선수단이 인사를 건넬 땐 야유를 쏟아내기도 했다. 앞서 공 소유권을 돌려주지 않은 것에 대한 항의였다.

경기 후 광주 이 감독은 해당 상황에 대해 “어떤 상황인지 정확히 모르겠다”면서도 “평소 선수들에게 이기고 있어도 팬들은 넘어져 있거나 시간 끄는 모습이 아니라 플레이하는 걸 보러온 거라 말하긴 한다”고 답했다. 이어 “상대 선수가 시간을 끈 거처럼 보였는지 모르겠지만 그 부분에서 선수들이 그렇게 한 거 같다”며 “규칙상으로나 우리 선수들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게 그렇게 큰 잘못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이에 서울 안 감독은 “항상 말하지만, 우리는 축구를 통해 사회 전반에 건강한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는 책무가 있다”라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설전을 펼쳤던 서울 기성용은 “규정상으론 문제 없이 플레이할 수 있다”면서도 “페어플레이를 지향하는 입장에서는 상당히 실망스럽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물론 광주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라며 “우리가 시간을 지연하려는 게 아니라 부상으로 공을 내보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유권을 돌려주지 않은 건 개인적으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끝으로 기성용은 “소유권을 돌려주지 않아도 상관은 없지만 난 기본적인 예의라고 생각한다”며 “본인들이 문제가 없다고 하면 사실 우리도 할 말은 없다. 하지만 보기 좋았던 모습은 아닌 거 같다”라고 말했다.

허윤수 (yunspor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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