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폴란드行' FA-50 조립 막바지… 'K방산 선봉' KAI 가보니

허고운 기자 2023. 5. 10.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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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12대 납품 계획… 차세대 전투기 KF-21 개발도 '착착'
9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한국형 전투기 'KF-21'을 점검하고 있다. 2023.5.10/사진공동취재단

(사천=뉴스1) 허고운 기자 = 9일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047810) 고정익동 생산라인에선 폴란드로 수출할 예정인 FA-50 경공격기들을 만들고 있었다. 일부는 동체·날개 등 대부분이 조립된 상태로, 일부는 아직 뼈대 정도만 완성된 상태로 작업자들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날 고정익동엔 엄동환 방위사업청장과 강구영 KAI 사장이 방문해 작업 상황을 살펴보고 근무자들을 격려했다.

현장에서 만난 KAI 관계자는 "약 30년 동안 고정익동에서 항공기를 만들었다"며 "축구장 3개보다 조금 큰 면적(2만1600㎡·약 6500평)인 이곳엔 건물 중간에 기둥이 없다. 어떤 항공기든 만든다는 KAI의 철학이 담겼다"고 소개했다.

고정익동 내 대부분 공간은 FA-50, 그리고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생산라인이 차지하고 있었다. KAI 관계자는 "내년 6월쯤엔 생산라인이 2배로 늘어난다"며 "KF-21의 경우 한 달에 4대까지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조립 중인 FA-50은 작년 9월 폴란드와 48대 수출 계약을 맺은 물량 중 'GF'형 12대다. FA-50GF은 우리 공군의 TA-50 전술입문훈련기 블록2를 수출 사양에 맞춰 변경한 것이다. 내달 7일엔 우리나라와 폴란드 양국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1호기' 출고식이 열릴 예정이다.

엄동환 방위사업청장과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이 9일 경남 사천 KAI에서 협력업체 생산 제품을 확인하고 있다. 2023.5.10/사진공동취재단

고정익동 내 전투기들은 각각 다른 조립 진행 단계에 있었다. 특히 30만개 이상이 부품이 결합되는 과정은 상당한 수준으로 자동화돼 있었다.

FA-50의 경우 동체를 먼저 만든 뒤 날개를 붙이는 방식으로, 그리고 KF-21은 동체와 날개를 붙여 함께 만든 후 각종 장비를 탑재하는 순서로 작업이 진행됐다.

동체 등 조립엔 KAI가 개발한 동체자동결합체계(FASS)가 쓰인다. 이 장비를 사용하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작업을 진행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산 소요시간도 크게 단축된다.

수작업이 필요한 부분은 작업자들이 리프트에 올라 위 아래로 이동하며 진행했다. 전투기의 경우 자동차처럼 한 번에 여러 대를 만든 만큼 경제성을 고려할 때 '100% 자동화' 생산은 어렵다는 게 KAI 관계자의 설명이다.

각 공정을 마친 전투기는 자동화 시스템에 따라 다음 공정으로 옮겨진다. 현재 고정익동 내부엔 전자레일이 깔려 있다. 추후엔 5세대(5G) 무선인터넷 기술을 적용해 효율을 더 높일 계획이다.

9일 오후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 격납고에서 직원들이 한국형 전투기 KF-21 시제기에 중거리 공대공미사일 '미티어 '를 장착하고 있다. 2023.5.10/사진공동취재단

전투기 생산라인의 모든 작업 이력은 데이터베이스(DB)화된다. 이를 통해 누가 언제 어떤 작업을 했는지 알 수 있어 문제가 발생할 경우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고 한다.

FA-50 생산라인 옆에선 KF-21 시제 6호기 점검이 한창이었다. 시제 6호기의 일부분은 도색 작업이 끝나지 않아 노란색이었고, 기체 덮개는 모두 열려 있어 내부 부품과 배선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시제 6호기의 배선 중엔 주황색으로 된 부분이 눈에 띄었다. 이 배선은 데이터 전송 용도라고 한다. KAI 관계자는 "시제기의 모든 움직임을 조종사뿐만 아니라 40여명이 항상 지켜보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고정익동을 둘러본 엄 청장은 만족한 듯 미소를 지었고 강 사장은 "수고가 많다"며 직원들을 연신 격려했다. KAI는 수출 등 생산 물량 증가에 대비해 향후 2~3년 내 현 부지 내 증설을 마치고 추후 새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엄 청장과 강 사장은 고정익동 방문 뒤엔 KF-21 격납고로 이동, 공대공미사일 '미티어'와 AIM-2000 장착을 참관했다. 전투기의 무장 장착 땐 통상 기계 장비을 이뤄지지만, 이날은 특별히 '수작업'으로 진행하며 이동장치로 작업을 보조했다.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오른쪽)과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이 9일 오후 경남 사천 KAI 본사 활주로에서 한국형 전투기 KF-21 '시제 4호기'를 보며 대화하고 있다. 2023.5.10/사진공동취재단

격납고 앞 지상에선 FA-50 1대가 움직이고 있었다. 공중급유 기능 시험 중인 '시제 3호기'였다. KAI는 향후 FA-50을 수출할 땐 공중급유 기능을 추가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KAI 고정익동은 앞으로도 분주하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까지 FA-50GF 12대의 폴란드 인도가 끝나면 2025년 11월부터 2028년 9월까지 FA-50PL 36대를 납품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 사장은 "FA-50GF는 1~2호기를 7월 말 선적해 8월엔 폴란드에서 조립한 뒤 비행할 수 있어야 한다"며 "12호기까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사장은 "FA-50PL 36대는 부품 수급에 다소 문제가 있긴 하지만 아직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남은 기간 동안 잘 관리해가면서 전체 48대를 기한 내에 납기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게 강 사장은 FA-50이 500여대 규모의 미군 훈련기 사업에도 도전하고 있다며 "정부와 '원팀'을 구성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FA-50 이후 미래 먹거리를 위해 KF-21 개발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최고 작품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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