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21 분담금 연체' 인니, 내달 납부계획 알려오기로

허고운 기자 2023. 5. 1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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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청장 "개발에 지장 없도록"… 폴란드 참여 가능성도 거론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오른쪽)과 강구영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표이사 사장. 2023.5.10/사진공동취재단

(사천=뉴스1) 허고운 기자 = 초음속 전투기 KF-21 '보라매' 공동개발 분담금 지급을 미루고 있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내달 말까지 잔액 납부계획을 우리나라에 알려올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K방산의 큰손' 폴란드가 인도네시아를 대신해 KF-21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도 거론돼 귀추가 주목된다.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은 9일 KF-21을 만드는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047810)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도네시아에서 지난 2월 말 417억원 정도의 분담금을 납부했다"며 "내달 말까지 (분담금) 잔액 납부계획을 대한민국에 통보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엄 청장은 "6월 말에 납부계획(제시)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조만간 우리 측 관계자가 현지를 방문해 인도네시아 국방부와 고위급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우리에게 통보할 납부계획에 대한 세부협의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2016년 1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계약을 맺고, KF-21(인도네시아명 IF-X) 전체 개발비 8조8000억원의 20%인 약 1조7000억원을 오는 2026년까지 부담하기로 했다. 계약에 따르면 인도네시아는 KF-21 개발이 완료되면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 자료를 이전받고 전투기 48대를 현지 생산하는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측은 KF-21 사업 시작 이후 2272억원의 분담금만 낸 뒤 자국 경제사정 등을 이유로 3년10개월 동안 약 8000억원을 연체한 상태다. 이에 인도네시아 측은 전체 분담금의 30% 수준인 약 5000억원을 현물로 납부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서 사업 참여 지속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엄 청장은 "인도네시아 측이 2026년까지 납부해야 하는 금액에 비해 남은 기간이 길지 않아 상당한 재정적 부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인도네시아 측의) 반응은 긍정적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KF-21 개발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폴란드 측이 KF-21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단 소식이 들려오면서 일각에선 '폴란드가 인도네시아 측이 연체한 분담금을 대납하고 사업에 참여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폴란드 국영방산업체 PGZ 회장은 지난달 방한 당시 우리 업체 고위 관계자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KF-21 사업에 공동 개발국 자격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 공대공 무장분리 시험. (방위사업청 제공) 2023.3.28/뉴스1

강구영 KAI 사장은 기자들에게 "공식 제안을 받은 건 아니지만 지난주에도 비공식적 협의를 했다"며 "폴란드와 협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지만, 어느 수준까지 강화할지는 정책적 측면도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 사장은 "폴란드의 경우 국가정책적으로 유럽(무기시장)의 '허브 기지화'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며 "수리 부속이나 군수시설, 지상 장비, 창정비, 공동 조종사 양성 등에서 (우리 측과) 협력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폴란드 측이 KF-21 개발에 참여할 경우 그 시기는 2단계 공대지 무장 개발을 시작하는 오는 2026년부터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우리 군은 공대공 무장 버전인 KF-21 블록1을 2026년부터 40여대 전력화한 뒤 2028년부턴 공대지 전투능력을 보유한 블록2 80여대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폴란드 측이 KF-21 개발에 참여하려 할 경우 한·폴란드 양국 정부 차원의 합의와 더불어 현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와의 협의 절차도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현재 개발 중인 KF-21은 이르면 이달 중 잠정 전투용적합 평가를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초 11월로 예정했던 일정을 6개월 정도 당긴 것이다.

엄 청장은 "(KF-21을) 2026년에 전력화하려면 내년엔 양산에 착수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예산을 반영해야 하는데, 예산 심의를 받으려면 사업타당성 조사를 해야 하고, 사업타당성 조사를 하려면 잠정 전투용적합 판정을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잠정 전투용적합 판정을 하루, 1시간이라도 빨리 받아 사업타당성 조사가 진행되길 바라고 있다"며 "많이 지연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KF-21은 작년 7월 '시제 1호기'의 최초 비행 이후 지금까지 약 200회의 비행시험을 수행하며 초음속 비행 능력과 능동전자주사식위상배열(AESA) 레이더 등 첨단 항공전자 성능 검증, 공대공 무장분리시험 등을 마쳤다.

방사청은 올 하반기 중 KF-21의 공중급유 시험에 착수하고, 내년 전반기 중엔 최초 양산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오는 2025년엔 공대공 미사일 유도발사 시험을 진행하고, 2026년엔 체계개발 사업을 종료할 계획이다. 공군은 2032년까지 KF-21 전투기 120여대를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hg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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