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與 윤리위 결정 앞서 최고위원 사퇴... '버티기' 김재원은?

손영하 2023. 5. 10. 18: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결정을 앞두고 최고위원직 자진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윤리위는 이날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4차 회의를 열고 김 최고위원과 태 의원에 대한 징계를 논의했다.

태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저는 더 이상 당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며 "저의 논란으로 당과 대통령실에 누가 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태, 징계수위 의식 "당·대통령실에 사죄"
김기현 "당을 위한 선택이라 생각한다"
민주 "대통령실 공천개입 덮으려" 비판
'자진사퇴 거부' 김재원 징계수위 주목
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직 자진사퇴 의사를 밝힌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고영권 기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당 윤리위원회의 징계 결정을 앞두고 최고위원직 자진사퇴를 전격 선언했다. '정치적 해법'을 언급하며 사실상 자진사퇴를 유도한 윤리위 방침을 따른 것으로, 징계 수위를 낮춰 재기를 도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반면 태 의원과 함께 윤리위에 회부된 김재원 최고위원은 자진사퇴 거부 입장을 고수했다.

윤리위는 이날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4차 회의를 열고 김 최고위원과 태 의원에 대한 징계를 논의했다. 지난 8일 추가 소명자료 요청 및 논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결론을 보류한 지 이틀 만이다. 김 최고위원은 '5·18 정신 헌법 수록 반대', '전광훈 목사 우파 통일' 발언 등으로, 태 의원은 '쓰레기(Junk) 돈(Money) 성(Sex) 민주당' 페이스북 글, 대통령실 공천개입 의혹 녹취록 등으로 윤리위에 회부됐다.


태영호 사퇴, 징계수위 낮춰 재기 도모 의도

태 의원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저는 더 이상 당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며 "저의 논란으로 당과 대통령실에 누가 된 점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사퇴 결정에 있어 당 지도부나 대통령실과 소통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없었다"고 답했다. 태 의원은 전날 국민의힘 지도부 단체대화방에서도 나간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까지 자진사퇴에 선을 그었던 태 의원의 급선회는 징계 수위를 낮춰 재기를 도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 관측대로 '당원권 정지 1년' 이상의 중징계를 받을 경우, 태 의원은 내년 4월 총선에서 공천을 얻는 길이 원천 차단된다. 그러나 당원권 정지 3개월 정도의 징계를 받을 경우, 내년 총선에 앞서 공천 신청 가능성은 닫히지 않기 때문이다.

황정근 윤리위원장은 지난 8일 "정치적 해법이 등장한다면 거기에 따른 징계 수위는 예상한 바와 같을 것"이라며 자진사퇴 시 징계 수위가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윤리위원인 전주혜 의원도 "정치적 책임을 지는 자세가 징계 수위 결정에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단 지도부는 태 의원의 사퇴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김기현 대표는 "당을 위해서, 또 정치적인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해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태 의원의 최고위원직 사퇴는 대통령실의 공천개입 의혹을 덮으려는 '눈 가리고 아웅'하겠다는 작태"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윤리위원회에서 소명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김재원은 버티기... 후임 최고위원 1명만 뽑을 듯

반면 김 최고위원은 이날까지 외부 접촉을 최소화한 채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지난 8일 "자진사퇴 얘기를 어느 누구에게도 들어본 적 없다"며 '자진사퇴 거부'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읽혔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고위원직을 사퇴해도 의원직이 있는 태 의원과 달리, (원외 인사인) 김 최고위원은 입장이 다르다"고 했다. 김 최고위원의 강경한 태도를 두고 중징계 결정이 나올 경우 거세게 반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만약 윤리위가 경징계를 내릴 경우엔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뿐 아니라 당과 극우 성향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간 관계에 대한 의구심이 끊이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크다.

국민의힘은 태 의원의 자진사퇴에 따라 30일 이내 전국위원회를 소집해 후임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반면 김 최고위원이 사퇴하지 않은 채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게 되면, 김 최고위원 자리는 '궐위'가 아닌 '사고'로 규정돼 후임을 뽑지 않고 공석이 유지된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