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등굣길 참사' 업체 대표 구속영장 청구

영도서,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
트레일러 운전자 등 불구속 입건

부산 영도구 등굣길에서 굴러 내려온 대형 화물에 초등학생이 숨지거나 다친 사고를 조사하는 경찰이 관련업체 대표의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직원을 추가 입건했다.

부산 영도경찰서는 10일 업무상과실치사상·건설기계관리법 위반 혐의로 어망 제조회사 대표 A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A 씨의 업체에서 근무한 직원 3명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트레일러 차량 운전자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각각 불구속입건했다.

초등학교 어린이 사망사고가 발생한 영도구 청동초 인근 통학로에 불법 주정차한 차량이 많다. 국제신문DB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달 28일 오전 8시22분 청동초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면허 없이 자신의 지게차를 조작해 화물을 내리는 작업을 하다 사고를 낸 혐의를 받는다. 당시 A씨가 옮기던 1.7ｔ짜리 그물 원료 ‘원사롤’이 학교 위 비탈길에서 100여ｍ를 굴러 등굣길 학생들을 덮치면서 10살짜리 초등학생 1명이 숨지고, 다른 초등생 2명과 학부모 1명이 다쳤다.

업체 직원 3명은 사고 당시 A 씨와 함께 화물을 내리는 작업을 하고 있었다. 차량 운전사는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불법 주정차를 한 혐의다. 이들은 사고 20분 전쯤부터 대형 차량에 실린 원사롤을 지게차로 내리는 작업을 했다. 이 업체는 어린이보호구역에 위치하고 있어 불법주정차가 허용되지 않지만 이들은 이날 작업을 강행했다.

경찰 관계자는 “비탈길에서 화물을 내리는 작업을 할 때는 버팀목이나 고임목 등의 안전 조처를 해야 하지만, A 씨 등은 별도의 안전장치 없이 작업을 강행했다”며 “추가로 안전조치 위반 혐의가 있는지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사고 이후 관할 구청은 청동초 등굣길 안전이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제대로 조처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고,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 역시 뒤늦은 사고 방지 대책을 발표해 빈축을 샀다. 조성우 기자